동서양의 조우, 몽골 제의 시작
다 읽은 후에 이렇게 읽기 어려울 수 없다고 생각한 책이 "몽골 비사"입니다.
몽골의 조상 신화와 건국 과정을 담은 책으로 몽골에 관련된 가장 오래된 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문이 몽골어인 만큼, 번역도 어려웠겠지만 워낙 고어이다 보니 번역을 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다음에 읽었던 몽골에 관련된 역사서가 라시드 앗 딘이 집필한 "최초의 세계사"라고 불리는 집사입니다.
투르크 종족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칭기즈칸 선조의 활약, 칭기즈칸의 정복기, 이후 원 제국 형성 후 세계 정복 활동, 마지막에는 이슬람의 제왕이라고 불렸던 가잔 칸의 역사까지 방대한 몽골 제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만큼 내용이 쉽지 않습니다.
몽골 비사보다는 조금 낫지만, 라시드 앗 딘의 집사 또한 낯선 몽골 역사서이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몽골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라시드 앗 딘의 집사를 번역한 김호동 교수의 저서인 "몽골 제국과 세계사의 탄생"이나 티모시 메이의 "칭기스의 교환", 사랑하는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인 "몽골 제국", 만화로 보는 좌충우돌 몽골제국사"도 좋은 입문서였습니다.
이렇게 괜찮은 책이 있음에도 예전에 읽었던 라시드 앗 딘의 "집사"를 읽었으나 이해하지 못한 채, 책장만 장식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책감이 있었습니다. 조금 더 몽골 제국사를 이해했을 때, 한 번 더 시도해 보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죠.
그런 와중에 김호동 교수께서 라시드 앗딘의 "집사"를 편역하고 압축한 책인 "몽골 제국 연대기"를 출간했다고 하여, 두 번 고민하지 않고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확실히 이 책을 읽고 나면 라시드 앗 딘의 "집사"를 읽을 때 이전보다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몽골 제국사에 관심을 갖는 건, 몽골 제국사는 단지 투르크 족의 일족인 몽골이란 유목 민족의 정복의 역사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는 서양을 두렵게 할 정도의 위협이었고, 몽골의 정복 활동을 통해서 동서양이 조우하여 여러 분야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우린 몽골이라고 하면 중국 영토를 정복한 대원 제국과 고려의 시련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중국의 역사에서 원나라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몽골 제국이 갖는 무게감은 작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인 "하버드 중국사 원명"를 읽으면 다른 역사 책에서 알기 어려운 제국의 현실적인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몽골 제국 연대기", 몽골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