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 만의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 읽었을 때 왜인지 모르게 낯익은 느낌을 두 번째 읽을 때 답을 알았습니다.
이 책은 "심야식당" 같다. "심야식당"은 우울한 배경 음악이 깔리면서 시작되는 심야식당 주인장의 독백이 인상적인 일본 드라마입니다. 늦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운영하는 심야식당에서 가게가 가지고 있는 재료에 맞춰서 음식을 파는 데, 맛도 꽤 괜찮다고 한다.
심야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각자 자기만의 사연과 상처를 가지고 심야식당에서 술과 음식을 먹으며 마음을 달래는데, 각자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서 심야식당을 나서게 된다.
물론, 차이는 많습니다. 심야식당의 마스터는 철저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 관찰자의 역할에 머문다면, 블랙 쇼맨 시리즈에서 "트랩 핸드" 바를 운영하는 전직 프로 마술사 다케시는 심야식당의 마스터와 달리 손님들의 문제에 깊숙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또한 심야식당에서는 손님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을 음식이 담당한다면, 트랩 핸드의 술은 사건을 방지하거나, 현상을 나타내는 어쨌든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심야식당이 떠오르는 건, "트랩 핸드"를 찾는 손님들이 각자 자기 만의 사연을 가지고 자기 만의 해답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겠죠.
다케시는 손님들에게는 해결사의 역할을 하지만, 결국 해답을 찾는 것은 자기 스스로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 블랙 쇼맨의 첫 번째 책의 강렬한 인상 때문에 조금 시시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두 번째 읽으니 "살아가고 있다"라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