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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기계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대체한다

AI 시대, 컨설턴트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by 심야서점

컨설턴트의 본질은 AI로 대체될 수 있는가?


컨설턴트로 일하며 가장 듣기 두려운 말이 있습니다.

고객에게 산출물을 모두 설명한 뒤, 듣게 되는 싸늘한 한마디.


“장표의 회사 로고만 떼면 어디에도 가져다 쓸 수 있겠네요.”


이 말은 컨설턴트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회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이자, 과거의 결과물을 그저 ‘복사-붙여넣기’ 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완벽히 새로운 컨설팅이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과거에 내가, 혹은 동료가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참고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참고’와 ‘복붙’은 완전히 다른 길로 이어집니다.


컨설팅의 진짜 가치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산출물에는 그 치열한 과정이 생략된 채 결과만 담겨있기 마련이죠. 과거의 결과물만 따라 하는 것은, 항해술 없이 지도만 들고 바다에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의 ‘복붙’과 오늘날의 AI


최근 이 문제가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등장했습니다. 바로 생성형 AI의 시대입니다.

자료 검색, 정리, 요약, 분석까지. 이제는 생성형 AI 없이는 일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현황 파악과 분석이라는 핵심 과정을 생략한 채, AI에게 결과물만 요청하는 것은 과거의 ‘복사-붙여넣기’와 무엇이 다를까요?


도구가 과거의 파워포인트 파일에서 챗GPT와 제미나이로 바뀌었을 뿐,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본질은 같습니다.


기계적으로 일하는 컨설턴트는 대체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컨설턴트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AI 컨설팅 에이전트가 차지할 것이다.”


일견 타당한 말입니다. 만약 고객사에 대한 고민 없이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산출물을 만드는 컨설턴트라면, AI는 그들을 순식간에 대체할 겁니다. 말 그대로 ‘기계적으로 일하는 컨설턴트’는 기계가 대체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기계가 대체하지 못하는 컨설턴트도 분명히 있습니다. 고객사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공감하고, 해결을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 고객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컨설턴트의 ‘본질’은 한동안 대체하기 어려울 겁니다.


결국, 업의 본질을 묻다


기술 발전에 적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가진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기술은 언제나 변하지만, 업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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