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을 따를 것인가, 현실을 존중할 것인가

컨설턴트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두 가지 함정에 대하여

by 심야서점

글로벌 표준에 맞출 것인가,

아니면 자사의 현황에 맞출 것인가는

컨설팅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의사결정 중 하나입니다.


아직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방향성만큼은 글로벌 표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에게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을 수는 없다며

현 상황에서의 최적해를 찾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이 질문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습니다.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고,

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컨설턴트가 해야 할 역할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표준을 이해하고 지향하되,

현재 고객사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

아마도 이것이 실력 있는 컨설턴트가 보여줘야 할 모습일 겁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두 극단 중 한쪽에 머물러 있는 컨설턴트를 종종 보게 됩니다.


한 부류의 컨설턴트는

고객의 현실은 충분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글로벌 표준과 이론적 정답에만 집착합니다.

지금의 방식이 잘못되었으니

모든 것을 스탠다드에 맞추라고 말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글로벌 표준을 배운다는 점에서 얻는 것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방식과 노력을 모두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마치

“지금은 안 맞아도, 운동하면 언젠가 슈트 핏이 나올 테니

일단 옷에 몸을 맞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방향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당장 그럴 만한 역량이나 자원이 준비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기업 내부 사정상 지금의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컨설턴트가 자주 듣는 평가는 비슷합니다.

“완고하다”, “고객 지향적이지 않다.”


반대로, 또 다른 부류의 컨설턴트도 있습니다.

고객의 현황과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고,

시키는 대로 맞춰주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컨설턴트는

단순히 현황을 정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현황을 모두 정답으로 인정해버리면

문제 또한 그대로 인정해버리는 셈이 됩니다.


더 큰 문제는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을 함께 그려줘야 하는데,

현업의 현재 모습만 그대로 옮겨 적는다면

컨설턴트라는 역할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 됩니다.


이 경우 자주 듣게 되는 평가는 이렇습니다.

“자기 주관이 없다”, “컨설턴트답지 않다.”

컨설턴트는

어느 한쪽 극단에도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눈은 미래를 바라보되,

손과 발은 고객의 현재를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나는 전문가니까, 고객은 따라오면 된다”는 태도로

고객의 현실을 가볍게 여기면

그 태도는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결국 신뢰를 잃게 됩니다.


반대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며

모든 판단을 고객에게 맡겨버리면,

컨설턴트가 가져야 할 외부의 시각과

전문가로서의 가치는 스스로 훼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두 극단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공부해야 합니다.

무엇이 글로벌 표준인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한지 알아야

적절한 수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

지식의 문제입니다.

이론, 방법론, 사례 등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학습해야 합니다.


둘째, 고객을 이해해야 합니다.

산업을 이해하고,

조직을 이해하고,

업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료를 보고, 인터뷰를 하고,

가능하다면 현업 고객만큼은 이해하고 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지식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고객에 대한 이해 수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고객 지향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이 진짜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첫 번째가 부족하면

고객은 그 컨설턴트를 전문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가 부족하면

“말이 안 통한다”, “노력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이 부족하면

아무리 말이 그럴듯해도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진심은 생각보다 쉽게 드러납니다.

이 사람이 정말 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정해진 일을 기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는

태도에서 느껴집니다.


컨설턴트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지식과 이론으로 무장하고,

고객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고객을 위해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

아마 그런 사람을

우리는 프로라고 부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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