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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화율이 공통 지표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

이름처럼 산출이 직관적이지 않은 지표

by 심야서점

개선 또는 운영 활동의 결과가 본연의 목적에 부합했는지를 과정 상에서 또는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도입합니다.


그렇다면 표준화와 공용화 활동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지표가 공용화율이 될 것 같지만, 공식적인 지표로 활용하기는 부적합합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죠.


예전에 재사용률과 공용화율을 비교한 적이 있었는데, 공용화율이라는 지표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고, 전사적으로 관리할 공식 지표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본 글에서 말하는 공용화율은 주로 부품 공용화율입니다. 공용화율 산출 방식이 다양한 것은 별 외로 하겠습니다. 다양한 산출 방식 때문에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되겠지만, 그건 그렇게 아래 이유 대비해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 적합하지 않는가?


1. 부품 간의 동일한 비중을 갖지 않는다.


부품 중에서도 비용도 크고, 규모도 커서 공용화했을 때 효과가 큰 부품이 있는 반면에, 비용도 작고, 규모도 작아서 공용화했을 때 효과가 미미한 부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부품 간의 비중을 무시한 채 하나의 부품끼리만 비교하게 됩니다.


2. 체결류, 부자재, 외장재 비중이 클 경우 지표 자체가 허수가 된다.


제품 특성에 따라서 볼트, 너트와 같은 체결류 비중이 크거나 부자재 비중이 클 경우에는 공용화율 자체가 허수가 됩니다. 설계 상 큰 변화가 있었으나, 체결류 같은 부품이 거의 바뀌지 않아서 지표가 높게 나올 수도 있고, 그와 반대가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비교 대상인 제품 간의 BOM 구조 차이가 있는 경우 비교하기가 어렵다.


거의 동일 시점에 동일한 사양으로 만든 제품인데, BOM 구조 차이가 있는 경우는 공용화율 산출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BOM 구조가 표준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가장 적합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품명 자체도 표준화가 안되어 있는 경우는 수작업으로 비교 대상을 일일이 지정해줘야 합니다.


4. 비교 대상이 여러 제품인 경우는 산출 방식에 따라서 값이 여러 가지가 발생한다.


이건 수식으로 설명하는 게 편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공용화는 두 개 이상의 제품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활동인데, 두 개일 경우는 지표 자체가 간단하지만, 두 개 이상인 경우는 산출 방식이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 공용으로 많이 쓰는 걸 최대한 반영하느냐, 종수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값이 달라집니다. 즉,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산출 결과가 다양해집니다. 이 때문에 지표 자체가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표는 활동의 지향성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떤 활동을 통해서 수치의 변화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5. 설계 활동을 모두 감안하지 않는다.


부품 공용화율은 말 그대로 제작 또는 구매한 부품을 같이 쓴 비율이겠죠? 그런데, 설계는 부품들의 집합 어셈블리를 만드는 활동의 비중이 큽니다. 부품 공용화율이 높더라도 그 부품들을 이용한 어셈블리를 새롭게 만든다면, 설계에 대한 개선 효과는 거의 없겠죠?


자 지금까지 공용화율, 부품 공용화율이 공통 지표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렇다고 부품 공용화율이 쓸모없다는 건 아닙니다. 참고 지표, 제품 단위의 참고 지표는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품 공용화율 대신 모듈을 정의했다면 모듈 공용화율을 활용하면 보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1, 2, 3, 5번 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결책은 될 수 있겠죠.


아니면, 부품 공용화율을 보겠다면, 핵심 부품을 선정해서 핵심 부품에 대한 공용화율을 따지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핵심 부품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공용화율이란 지표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표로 쓸 거라면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써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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