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무서워하는 당신에게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특별하게 생각하나요?
신년 목표를 책 몇 권 읽는다고 세울 정도로 갖고 싶은 습관이자, 읽어야지 하고 쌓아둔 책이 늘어갈 정도로 의무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요?
책을 읽는다는 건,
여유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는 수단이자,
낯설음에 대한 대응을 위한 간접 경험의 수단이자,
좀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하는 자기 계발의 수단이 되겠죠.
그런데, 이런 복잡한 것 생각하지 말고, 우린 자연스럽게 읽는 행위를 합니다.
영화를 볼 때 자막을 읽고,
식당에서 가서는 메뉴를 읽고,
블로그를 찾아다니며 재미있는 글을 읽고,
화장실에서 아무렇게 쓰여져 있는 낙서를 읽습니다.
책은 그렇게 읽는 대상들이 묶인 것일 뿐,
우리가 거부감을 느끼는 건 읽는다는 행위가 아니라, 책이 가진 무게감이
아닐까요?
여기서 딱히 독서를 권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독서라는 행위가 특별한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싶어서 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외계인이 아니듯이,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책을 쥐고, 그 책에 집중하고, 책 페이지를 넘기고, 끝까지 읽는 데 거부감이 있을 뿐…
누구나 책 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할까요?
저는 책을 읽을 때마다 엑셀에 리스트를 정리합니다. 비기술서적과 기술서적으로 나눠서 정리하죠.
작성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6년부터 입니다. 올해 읽은 비기술서적은 574권, 업무와 관련된 기술서적은 72권입니다.
지금은 습관화가 되었다고 해서 연간 목표를 세우지 않고 총 10000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만,
예전에는 비기술서적 100권, 기술서적 50권을 연간 목표로 세워서 관리를 했습니다.
시작연도 2006년을 제외하고 총 16년 동안 5년을 제외하고는 연간 목표는 모두 달성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이렇게 책을 읽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면 이전에는 책을 너무 안읽어서 무지하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었죠.
그것에 대한 증거가 2006년도 기록에 담겨져 있습니다.
집계를 시작한 2006년에 비기술서적 422권, 기술서적 177권으로 엄청나게 많이 읽은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제가 대학 입학한 해부터 10년 간 읽었던 책을 2006년에 한꺼번에 정리한 수치입니다. 대략 비기술서적 40여권, 기술서적 10권 정도 읽은 셈인데, 그것도 사실 2002, 2003, 2004, 05, 06년에 몰아서 읽은 것이고, 그 전에는 읽은 책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어떤 계기가 있어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인데, 그 이후에 계기는 잊고 습관만 남은 거죠.
어쨌든, 독서에 의미를 두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책을 사고, 책 표지를 넘기고, 그냥 읽으세요.
단순한 반복이 습관이 됩니다.
시간이 없다고요?
TV 리모콘으로 손이 갈때, 잠에 좀더 빠져있을 때,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한 몇 분씩만 아끼면 됩니다.
돈이 없다고요?
맥주 한 캔 덜 사고, 간식 좀 덜 먹고, 아니면 발품 팔아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만원 안되는 돈으로 밀리의서재, 리디셀렉트, Yes24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면 충분합니다.
뭐 부터 읽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요?
당신이 가장 관심 있고, 가장 재미있어하는 그 분야의 책부터 읽으면 됩니다.
당신은 읽는 게 싫은 게 아닙니다. 그냥 책이 싫은 겁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공부는 했잖아요? 교과서와 참고서를 읽으면서…
그냥 안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