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나의 소소한 노력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냐고요?

by 기타치는 권작가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아마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예전엔 나도 물부족 국가라는 말을 들어도, 바다에 쓰레기섬이 떠다닌다는 말을 들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환경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의 환경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자세히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자연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개발만을 부추기는 사태를 보면서 이대로 가다간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날 것 같았다. 영화 속 이야기가 더 이상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것만 같았다. 나부터가 바뀌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지구를 위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기로 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나의 소소한 노력


■ 분리배출 올바르게 하기

환경을 지키기 위한다면 기본 중에 기본은 역시 분리배출이라 생각한다. 평소 종이, 비닐, 플라스틱과 같은 생활쓰레기가 재활용이 잘 될 수 있도록 올바른 분리배출에 힘쓰고 있다. 플라스틱병이나 유리병은 항상 오물을 깨끗히 헹궈서 버리고 겉에 붙어있는 라벨도 반드시 제거한다. 쌈장통, 요거트통과 같이 물로는 잘 씻기지 않는 것들은 주방세제를 이용해 깨끗이 설거지를 하고 난 후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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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생각해서 평소에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일은 거의 없는데 부득이하게 시켜먹을 경우엔 이렇게 플라스틱 통도 일일이 다 주방세제로 씻은 후에 버린다. 오물이 묻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자!!


■ 박스에 붙은 테이프 제거하기

택배상자나 스티로폼 박스를 버릴 때도 겉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제거한 후 배출한다. 그래야만 분리수거하는 분들의 수고를 덜 수 있고 재활용이 될 확률도 높아진다.


비닐도 차곡차곡 모아서 비닐류에 버리는데 스티커가 붙어있는 비닐은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스티커가 붙은 부분을 제거해서 분리하곤 한다. 오물이 묻은 비닐도 재활용이 안 되는데, 닦아내기 힘든 오물은 따로 모아서 고양이 배변봉투로 사용한다.

모래 속에 있는 고양이 배변덩어리를 버리려면 비닐봉지 안에 담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어차피 비닐봉지는 써야 하는데 이왕이면 새 비닐봉지보다는 재활용이 어려운 비닐을 사용하는 것이 새 비닐을 하나라도 더 아끼는 방법이 된다.


주위를 보면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쉽게 목격하곤 한다. 일반쓰레기를 재활용품으로 잘못 알고 버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앞전에 발행했던 "환경이 걱정입니다, 쓰레기 때문에"편에서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과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 구분에 대해 세세히 적어놨으니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taehyun0629/223


■ 텀블러 사용하기

카페 마니아다. 정확하게 말하면 스타벅스 마니아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매일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갈 때마다 텀블러는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 일회용 종이컵 또는 플라스틱컵을 하나라도 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거의 매일 카페를 가니 텀블러 하나로 1년에 약 365개의 플라스틱컵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이 얼마나 쉽고도 간편한가. 스타벅스에서 텀블러 사용 시 300원 할인 또는 별 적립 혜택 역시 생각보다 쏠쏠한 재미가 있다.


■ 샤워 시 시간은 짧게, 물은 약하게

매일 저녁마다 샤워를 하는데 샤워를 할 때마다 의도적으로 물을 살살 튼다. 사람들을 보면 습관적으로 물을 제일 강하게 트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낭비되는 물의 양이 상당하다. 살살 틀어도 충분히 샤워가 된다. 머리를 마사지하거나 이를 닦을 때는 샤워기를 잠가둔다. 샤워시간은 보통 5분 내로 끝낸다. 물을 아끼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원래부터 좀 빨리 씻는다. 겨울철에 뜨거운 물로 오래 샤워를 하게 되면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5분 내로 샤워를 끝냄으로써 물도 아끼고 피부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 시장갈 때 장바구니와 비닐봉지 챙겨가기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해 마트보다는 매주 전통시장에 가서 식재료를 구매하는데 갈 때마다 장바구니와 비닐봉지를 챙겨간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나면 항상 비닐봉지가 산더미로 쌓였고 넘쳐나는 비닐봉지를 보며 있는 거 쓰자는 생각으로 챙겨가게 되었다. 한번은 시장에 가서 내가 에코백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물건을 담고 다시 에코백에 담았더니 물건을 파시는 분이 '별 희한한 사람 다 보겠네.'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껄껄 웃었다. 아마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그것도 주부가 아닌 젊은 남자가 봉지를 들고 오니 웃음이 날 것도 같았다.


장을 볼 때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그래도 한 명은 있을 줄 알았는데 나말고는 본 적이 없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저 에코백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벤트할 때 그냥 한번 구매해서 2년 가까이 써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 이면지 사용하기

직장에서 인쇄물을 프린트 할 때 되도록이면 이면지를 사용한다. 상사에게 보고할 문서나 개인적으로 오래 두고 봐야하는 문서가 아닌, 잠깐 보고 버릴 내용의 문서는 무조건 이면지를 활용한다. 그래서 평소에 사람들이 버리려고 모아둔 이면지통을 뒤져 깨끗한 종이는 가지고 와 서랍에 넣어둔다.


직장에서 이면지를 활용하는 것처럼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백이 있는 종이는 함부로 버리지 않고 끝까지 쓴다. 예를 들어 택배상자 안에 제품설명서 같은 A4용지가 있으면 메모를 하든 아니면 연습장으로 쓰든 뭘 써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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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 A4용지는 내가 얼마 전 국가자격증 공부를 할 때 연습장으로 사용한 종이이다. 이렇게 활용이 가능한 종이는 어떻게든 사용한 후 버린다.


■ 물 배송 대신 약수터에서 떠마시기

한때는 집으로 물을 배송시켜 마셨으나 재활용품 분류함에 너무 많은 양의 생수병이 쌓이는 걸 보고나서부터는 생수병을 하나라도 아끼자는 생각으로 물 배달을 일절 금하고 있다. 대신 약수터에 가서 물을 떠다마신다. 정수기를 설치할까도 생각했지만 약수터에 물을 떠오면 됐기에 굳이 돈 들여서 정수기를 설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약수터에 물을 받으러 가면 오며가며 운동도 되니 좋다.


■ 다 쓴 마스크 활용하기

코로나19 이후로 마스크 사용량이 급격이 늘어났는데, 나는 사용한 마스크도 바로 버리지 않는다. 항상 허드레로 뭐라도 한 번 닦고 버린다. 휴지를 사용하기엔 좀 모호한, 그러니까 문 틀 사이에 쌓인 먼지나 신발장에 쌓인 이물질 따위를 대충이라도 훔쳐닦고나서야 그때 마스크를 쓰레기통에다 버린다.


얼마 전 어머니에게 마스크를 바로 안 버리고 바닥이라도 한 번 닦고 버린다고 말했더니 어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게 하는 말,

"와 진짜 그건 너무 심하다.ㅋㅋ"


진짜 내가 생각해도 이건 너무 심하다 싶을 때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뭐라도 한 번 닦고 버리는 게 마스크를 끝까지 사용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무엇보다 물티슈 사용 횟수가 줄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쯤되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며 유별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다음은 더 가관이다.


■ 변기 사용 횟수 줄이기

최근에는 변기에 소변을 누는 대신 바닥에 있는 하수구에 오줌을 누고 있다. 변기에 오줌을 눌 때마다 한 번 볼일 보고 바로 물을 내리는 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똥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오줌 누고 바로 물을 버리기엔 왠지 아깝다. 그래서 두세 번 소변을 본 후 물을 내리곤 했는데 이제는 바닥 하수구에 소변을 보고 물 한 컵 붓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 것이다. 이쯤되면 경악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나 조차도 이건 좀 피곤하다. 심하게 자괴감이 들 때가 종종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실천할지는 모르겠다.


변기 사용 횟수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게 된 건 사실 책 "오늘부터 나는 세계시민입니다"에서 읽은 내용 때문이었다.

2004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 '당신의 오줌이 세계 11억 명이 날마다 마시는 물보다 깨끗하다'라는 내용의 포스터가 등장했다. 실제로 물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국민 한 사람이 하루 종일 씻고 마시고 청소하고 요리하는 데 드는 물의 양은, 선진국 사람들이 변기를 사용하고 한번 내리는 물의 양과 비슷한 13L이다.

내가 볼일을 본 후 내리는 변기물의 양이 제3세계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국민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생각을 하니 차마 변기에 물을 함부로 내릴 수가 없었다. 하수구 주변으로 소변이 튀어 얼룩이 지거나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서 청소도 자주 해줘야하지만 그런 번거로움보다는 오늘도 물을 아꼈다는 뿌듯함이 더 크다.


이외에도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응가를 한 후 휴지는 3칸만 쓴다거나, 500ml 생수병 사용 후 버리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등 환경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냐고요?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노력한다고 오염된 환경이 깨끗하게 바뀌겠냐고. 물론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바꾸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노력하고 실천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유럽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많은 나라 중 하나였던 덴마크가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적은 나라로 불리게 된 건 러시아에서 덴마크로 이민을 온 '리나 율'이라는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시민들이 식량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던 그녀는 덴마크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 식료품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그 결과 많은 마트들이 대량으로 묶어 싸게 팔던 기존 전략을 낱개로 팔기 시작했다. 그것이 곧 음식물 쓰레기 감소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아무도 찾지 않던 밀라노 구석에 있는 한 극장을 많은 사람들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바꿔 놓은 것 역시 세계적인 요리사 '마시모 보투라'라는 한 사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개인의 작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소한 실천이 나중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크게 와 닿은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바로 박카스 광고에서 본 김용규, 문수정 부부의 이야기다. 바닷 속에 들어가 쓰레기를 줍는 두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이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부부의 답이 정말 명언이다.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그렇다. 단번에 세상이 바뀌진 않아도 그들 말처럼 적어도 자신이 걸어온 길은 바뀐다.


실제로도 그런 작은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바로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 내가 비닐,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사용한 것은 제대로 분리배출 해야 재활용이 된다고 몇 번이고 얘기를 했더니 언젠가부터 어머니도 비닐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병을 깨끗이 씻어서 버리는 등 습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결혼 후 분가해서 살고 있는 친누나도 나의 말을 듣고난 이후부터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분리배출에도 신경쓰게 되었다.


물로만 헹궈서는 제대로 씻기지 않는 쌈장통도 내가 깨끗이 설거지를 해서 버리게 된 것 역시 지인 집들이에서 지인이 쌈장통을 주방세제로 깨끗이 설거지를 해서 버리는 걸 목격하고나서부터였다. 결국 지인 한 사람으로 인해 나, 엄마, 누나 이렇게 세 사람이 바뀐 것이다. 이럴진대 어떻게 한 사람의 노력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환경이 이렇게까지 오염된 건 첫째는 환경오염에 대한 무지요, 둘째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하고 쓰레기를 버린 것이 지금과 같이 환경을 오염시켰다면 반대로 '나 하나라도.'라는 마음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오늘도 '나 하나라도 잘하자.'라는 마음으로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올바른 분리배출에 심혈을 귀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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