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다고 세상이 바뀌냐고요?
환경을 지키기 위한 나의 소소한 노력
■ 분리배출 올바르게 하기
비닐도 차곡차곡 모아서 비닐류에 버리는데 스티커가 붙어있는 비닐은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스티커가 붙은 부분을 제거해서 분리하곤 한다. 오물이 묻은 비닐도 재활용이 안 되는데, 닦아내기 힘든 오물은 따로 모아서 고양이 배변봉투로 사용한다.
모래 속에 있는 고양이 배변덩어리를 버리려면 비닐봉지 안에 담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어차피 비닐봉지는 써야 하는데 이왕이면 새 비닐봉지보다는 재활용이 어려운 비닐을 사용하는 것이 새 비닐을 하나라도 더 아끼는 방법이 된다.
직장에서 이면지를 활용하는 것처럼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백이 있는 종이는 함부로 버리지 않고 끝까지 쓴다. 예를 들어 택배상자 안에 제품설명서 같은 A4용지가 있으면 메모를 하든 아니면 연습장으로 쓰든 뭘 써서 쓴다.
위 사진 속 A4용지는 내가 얼마 전 국가자격증 공부를 할 때 연습장으로 사용한 종이이다. 이렇게 활용이 가능한 종이는 어떻게든 사용한 후 버린다.
한때는 집으로 물을 배송시켜 마셨으나 재활용품 분류함에 너무 많은 양의 생수병이 쌓이는 걸 보고나서부터는 생수병을 하나라도 아끼자는 생각으로 물 배달을 일절 금하고 있다. 대신 약수터에 가서 물을 떠다마신다. 정수기를 설치할까도 생각했지만 약수터에 물을 떠오면 됐기에 굳이 돈 들여서 정수기를 설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약수터에 물을 받으러 가면 오며가며 운동도 되니 좋다.
얼마 전 어머니에게 마스크를 바로 안 버리고 바닥이라도 한 번 닦고 버린다고 말했더니 어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게 하는 말,
"와 진짜 그건 너무 심하다.ㅋㅋ"
이쯤되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며 유별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 다음은 더 가관이다.
최근에는 변기에 소변을 누는 대신 바닥에 있는 하수구에 오줌을 누고 있다. 변기에 오줌을 눌 때마다 한 번 볼일 보고 바로 물을 내리는 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똥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오줌 누고 바로 물을 버리기엔 왠지 아깝다. 그래서 두세 번 소변을 본 후 물을 내리곤 했는데 이제는 바닥 하수구에 소변을 보고 물 한 컵 붓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 것이다. 이쯤되면 경악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나 조차도 이건 좀 피곤하다. 심하게 자괴감이 들 때가 종종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실천할지는 모르겠다.
변기 사용 횟수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게 된 건 사실 책 "오늘부터 나는 세계시민입니다"에서 읽은 내용 때문이었다.
2004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 '당신의 오줌이 세계 11억 명이 날마다 마시는 물보다 깨끗하다'라는 내용의 포스터가 등장했다. 실제로 물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국민 한 사람이 하루 종일 씻고 마시고 청소하고 요리하는 데 드는 물의 양은, 선진국 사람들이 변기를 사용하고 한번 내리는 물의 양과 비슷한 13L이다.
내가 볼일을 본 후 내리는 변기물의 양이 제3세계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국민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생각을 하니 차마 변기에 물을 함부로 내릴 수가 없었다. 하수구 주변으로 소변이 튀어 얼룩이 지거나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서 청소도 자주 해줘야하지만 그런 번거로움보다는 오늘도 물을 아꼈다는 뿌듯함이 더 크다.
이외에도 물티슈를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응가를 한 후 휴지는 3칸만 쓴다거나, 500ml 생수병 사용 후 버리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등 환경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노력한다고 오염된 환경이 깨끗하게 바뀌겠냐고. 물론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바꾸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노력하고 실천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유럽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많은 나라 중 하나였던 덴마크가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적은 나라로 불리게 된 건 러시아에서 덴마크로 이민을 온 '리나 율'이라는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시민들이 식량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던 그녀는 덴마크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 식료품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그 결과 많은 마트들이 대량으로 묶어 싸게 팔던 기존 전략을 낱개로 팔기 시작했다. 그것이 곧 음식물 쓰레기 감소로 이어졌다.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개인의 작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소한 실천이 나중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크게 와 닿은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바로 박카스 광고에서 본 김용규, 문수정 부부의 이야기다. 바닷 속에 들어가 쓰레기를 줍는 두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이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부부의 답이 정말 명언이다.
그렇다. 단번에 세상이 바뀌진 않아도 그들 말처럼 적어도 자신이 걸어온 길은 바뀐다.
실제로도 그런 작은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바로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 내가 비닐,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사용한 것은 제대로 분리배출 해야 재활용이 된다고 몇 번이고 얘기를 했더니 언젠가부터 어머니도 비닐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병을 깨끗이 씻어서 버리는 등 습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결혼 후 분가해서 살고 있는 친누나도 나의 말을 듣고난 이후부터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분리배출에도 신경쓰게 되었다.
물로만 헹궈서는 제대로 씻기지 않는 쌈장통도 내가 깨끗이 설거지를 해서 버리게 된 것 역시 지인 집들이에서 지인이 쌈장통을 주방세제로 깨끗이 설거지를 해서 버리는 걸 목격하고나서부터였다. 결국 지인 한 사람으로 인해 나, 엄마, 누나 이렇게 세 사람이 바뀐 것이다. 이럴진대 어떻게 한 사람의 노력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환경이 이렇게까지 오염된 건 첫째는 환경오염에 대한 무지요, 둘째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하고 쓰레기를 버린 것이 지금과 같이 환경을 오염시켰다면 반대로 '나 하나라도.'라는 마음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오늘도 '나 하나라도 잘하자.'라는 마음으로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올바른 분리배출에 심혈을 귀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