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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권작가 Sep 11. 2020

행복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줬던 한 티브이 광고

굉장히 인상 깊었던 티브이 광고가 있었다. 2012년에 만들어진 피로해소음료(박카*) 광고에서 본 이야기이다.


포장마차에서 직장인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소주를 마시고 있는 장면으로 광고가 시작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직장생활이 힘이 드는지 사표를 쓰겠다며 푸념을 한다.


"내가 사표를... 내자, 내자. 사표 내자!"


직장인의 모습은 티브이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고, 그들의 대화장면을 보며 방구석에 퍼질러있던 한 백수는 이렇게 말한다.


“부럽다. 취직을 해야 사표를 쓰지. 에휴.”


사표를 쓰겠다는 직장인을 마냥 부러워하며 누워있는 백수. 그런 백수의 모습을 군대 생활관에서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앉아있던 한 이등병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부럽다. 누워서 티브이도 보고.'


그런 이등병의 모습을 본, 처음에 사표를 쓰겠다고 말했던 그 직장인이 다시 나와 이렇게 말한다.


“야 부럽다. 저땐 그래도 제대하면 끝이었는데.”


사람들은 행복이 저 멀리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며 매일 보물찾기하듯 행복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행복은 숨어있지 않다. 이미 내 안에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다. 타인의 행복만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피로해소음료 광고에 나오는 직장인, 백수, 이등병처럼 말이다.

 

직장인과 사업가는 서로를 부러워한다. 직장인은 사업가를 보며 돈을 많이 벌어서 좋겠다고 말한다. 잔소리하는 상사가 없어서 부럽다고 말한다. 반대로 사업가는 직장인을 보며 요즘 같이 어려운 경기에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와서 부럽다고 말한다.


미혼자와 기혼자도 마찬가지다. 결혼 안 한 사람은 결혼 한 사람을 보며 가족이 있어 외롭지 않아 좋겠다고 말한다. 결혼 한 사람은 결혼 안 한 사람을 보며 자유로워서 좋겠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다른 사람이 가진 것만 보며 부러워하는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외로울 때 내가 하는 생각

지금의 나는 혼자인 시간을 마음껏 즐기며 살고 있지만 가끔은 혼자 있는 게 외로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결혼한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괜스레 울적해진다. 그럴 때일수록 내가 가진 것을 보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는 혼자라서 자유로워 좋구나.’

'구속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지금이 참 좋구나.’


이렇게 말하고 나면 혼자인 내가 감사해진다. 지금의 내 삶이 조금 더 만족스러워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학만 가면 행복할 텐데."

"승진만 하면 행복할 텐데."

"로또에 당첨만 되면 행복할 텐데."


이렇게 지금 자신에게 없는, 새로운 뭔가만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행복이 보장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면서 먼 미래만을 보며 달린다. 꿈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은 좋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보다는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이 반드시 행복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그 행복도 잠깐일 뿐 결국 또 다른 고민의 늪에 빠지게 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 때는 대학만 가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안다. 그러나 막상 대학을 가면 이제는 취직이 걱정이다. 취직만 하면 행복할 것 같지만 취직하는 그날부터 직장생활이 힘들어 죽겠다며 아우성을 친다. 겨우 버텨내어 직장에서 자리를 잡는다 하더라도 이제는 결혼이 문제다. 결혼하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 다음에는 돈이 문제다. 집도 사야 되고 차도 사야 되고 아이도 낳아 키워야 한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나면 이제는 노후가 걱정이다. 사는 게 힘들다고 느낄 때면 지난 시간을 추억한다. 그러곤 이렇게 말한다.


‘아, 그때가 좋았지.’


이처럼 원하는 대로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행복이 따라오는 건 아니다.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는 방법도 연습해야 한다.


원래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남의 밥 속에 든 콩이 더 굵어 보이는 법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심리이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떡은 보지 않고 오로지 남의 떡만 쳐다보고 있는 사람은 평생 내 안에 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없다. 남의 콩이 아무리 굵어보여도 내 밥그릇에 담긴 콩도 종종 볼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면서 동시에 해야 할 일은 바로 지금이 좋은 줄 아는 것이다. 지금에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내 안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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