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킷리스트를 쓰지 않는 이유

by 기타치는 권작가

누구나 자신만의 꿈과 목표가 있다. 특정 시기와 관계 없이 수시로 자신의 꿈과 목표를 기록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해가 됐을 때 자신의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다이어리나 SNS에 목표를 기록하기도 한다. 꿈과 목표를 적은 리스트의 제목이 평소에는 '할 일', '나의 꿈', '목표리스트'과 같이 달리지만 의욕이 가장 충만한 새해에는 제목이 달라진다. 바로 '버.킷.리.스.트'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유독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지나고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세상은 얼어있고 강추위로 인해 몸은 더욱 움츠러 들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새해 다짐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역시나 그 다짐 리스트의 제목은 버킷리스트일 확률이 높다.


나는 버킷리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버킷리스트가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으로 미루게 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오늘 할 일을 적으면 대부분 오늘 안으로, 늦어도 다음 날이나 아니면 며칠 내로 실행에 옮기지만 버킷리스트라고 적는 경우엔 기약없이 계속 미루게 될 확률이 높다. 마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처럼 버킷리스트 역시 죽기 전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한정 연기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킷리스트가 뭔가 있어보이긴 해도 결국은 실천은 하지 않고 계속 꿈만 꾸게 되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게 될 수도 있다.



2019년에 나의 첫 책을 출간한 후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때 몇몇 지인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쓰는 거야."


그렇게 말한 지인 중 지금 글을 쓴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여전히 버킷리스트로 남겨두기만 할 뿐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2021년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 내년, 내후년까지도.


나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지 않는다. 수시로 꿈과 목표를 적기는 하나 버킷리스트라는 제목을 붙이지는 않는다. 꿈과 목표 리스트는 올해 목표, 이번 달 할 일, 오늘 할 일 등으로 이름을 붙여 작성한다. 목표 달성기한을 2021년 올해까지로 한정한 뒤 월별, 일별로 쪼개서 적은 후 하나씩 실천해나간다. 죽기 전에 이뤄야 할 목표로 남겨두지 않고 지금 당장 꿈꾸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새해가 된 기념으로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흐뭇해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버킷리스트가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적어본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꿈과 목표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분명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획을 하나씩 적어보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할 것이 아니라면 그 버킷리스트는 적나마나이다. 공상에 불과하다.


다음 달부터 운동해야지 하는 사람치고 운동하는 사람 못 봤다. 내년부터 담배 끊어야지 하는 사람치고 금연하는 사람 못 봤다. 실제로 내 주위에서 금연에 성공한 사람이 보인 행동은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쓰레기통에 갖다버리는 것이었다. 다음부터가 아닌 바로 지금부터 행동한 사람이 자신의 바람을 이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언젠가 하겠다는 버킷리스트가 아닌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목표와 실천목록을 하나씩 적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나갈 때 자신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고 나는 믿는다. 삶을 변화시키는 비결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생각하고 움직이면 오늘이 바뀌고 내일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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