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높이는 3가지 습관
자존감 향상도 연습이 필요하다
어릴 때 저는 예민하고 화가 많은 아이였어요. 학교친구들은 그런 저를 은근히 피했고 집에서는 온가족이 저 때문에 피곤해할 정도였죠. 커가면서 짜증을 내는 횟수는 조금씩 줄었지만 예민한 성격만큼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어요.
남들보다 과하게 예민했던 저는 갈수록 날카로워졌어요. 사람들이 장난으로 하는 말에도 크게 반응했고 웃자고 하는 말에도 저를 무시한다고 느꼈죠. 그렇다보니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어요.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말도 수없이 들었어요. 연애를 할 때도 오래가지 못했어요. 작은 일에도 쉽게 좌절했죠. 삐지기도 정말 잘 삐졌어요. 우울할 때가 많았고 나는 왜 이모양 이꼴이냐며 자책하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죠.
무엇이 문제인지 답답했어요. 저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했지만 가장 힘든 건 저였어요. 가끔은 저조차도 스스로가 감당이 안 될 때가 많았거든요. 더 이상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려면 고쳐야했어요.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꾸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방법을 몰랐어요. 속에서 올라오는 부정적인 마음을 억제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어요. 사방으로 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녔어요. 심리나 관계에 대한 책을 찾아 읽었고 강연장을 찾아다니며 삶에 도움이 되는 말들을 새겨들었죠. 배운 것을 실천하며 끊임없이 나를 변화시키려 했어요. 나를 바꾸는 것이 단순한 변화가 아닌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과정은 눈물겨웠어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이를 악물고 끝까지 나 자신과 싸웠고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동시에 저의 부정적인 성격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되었죠. 문제는 자존감에 있었어요.
자존감의 정의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요. 자신을 평가하는 정도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가 달라져요. 삶을 바라보는 시선까지도 말이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상처받지 않아요. 힘든 일이 있어도 금방 털어내죠. 자기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높고 타인과의 관계 또한 원만해요.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아요.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냥 하는 말도 확대해석하며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많죠. 조금만 힘든 일이 생겨도 쉽게 좌절해요.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 새로운 도전은 엄두도 내지 못하구요. 친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성과의 연애도 쉽지 않아요. 자신이 과연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자꾸 의심하기 때문이에요.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모든 원인을 자존감에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저의 경우에는 자존감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나를 사랑하라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흔히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해요.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도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죠. 물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중요해요. 하지만 싫은 나 자신을 무턱대고 사랑하라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를 갑자기 좋아하라고 말하면 바로 그렇게 되던가요? 아니잖아요.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예요.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좋아하려 노력한다고 해서 그 음식이 맛있어지진 않잖아요.
무턱대고 나를 사랑할 것이 아니라 우선은 나 자신이 싫지 않아야 해요. 내가 싫지 않아야 나름 괜찮은 사람이라 느낄 수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야 그런 나를 사랑할 수 있는 거니까요.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해요. 특별한 방법은 아니에요. 누구나 다 알지만 무심코 넘겨버린 방법들이에요.
1. 비교하지 않기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에요. 비교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에요. 나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며 나는 이만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지금의 나에게 만족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해요. 하지만 문제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보다 나아보이는 사람들하고만 비교를 한다는 거에요. 타인의 장점과 나의 단점을 비교하기 때문에 비교를 하면 할수록 자신을 불행한 사람이라 여기게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식으로 남과 비교하는 사람은 절대로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어요. 제 아무리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억대의 돈을 얻게 된다고 해도 말이죠.
사람은 비교를 통해 크고 작음, 많고 적음, 예쁨과 안예쁨을 구별하지만 사람 그 자체만 보면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어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일 뿐이다. 상대방이 나보다 돈이 많다면 그냥 돈이 많을 뿐이에요. 내가 그 사람보다 돈이 적다고 해서 불행한 게 아니에요. 누군가 결혼을 했다고 하면 그건 그 사람이 결혼했을 뿐이에요. 결혼을 못한 내가 그 사람보다 열등한 존재는 아니에요. 시험에 합격한 친구가 부럽긴 하겠지만 내가 시험에 떨어졌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은 아니에요. 인생 후반전에서 일이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몰라요.
비교를 아예 안 할 수는 없겠지만 비교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남이 아닌 나 자신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해요. 타인의 성공만 바라보며 좌절하고 있을 때 내 삶은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요.
2.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지 않기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면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을까요? 그럴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일반적으로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가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존감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낮아지는 경우가 의외로 더 많아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스스로를 잘났다고 생각해요.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죠. 자신을 평가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면 다행이지만 기대만큼 해내지 못할 때면 크게 실망해서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어요. 과대평가하는 상상속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자존감 저하에는 과소평가도 안 좋지만 과대평가하는 습관도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3. 마음에도 밥을 주기
직장에 있는 전문상담사에게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얘기를 나눌 누군가가 필요해서였죠.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상담사는 저에게 필요한 처방을 내려줬어요. 바로 마음에도 밥을 주라는 것이었어요. 매일 밥을 먹는 것처럼 마음에도 밥을 주라고 했어요. 그 말인 즉슨 자기 자신을 칭찬하라는 뜻이었어요. 칭찬이라는 밥을 줌으로써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였어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칭찬하라고 말하면 아마 이런 반응일 거에요.
"칭찬할 게 없는데 어떻게 칭찬하라는 거지?"
"어떻게 칭찬하라는 거야?"
특별히 대단한 것을 칭찬하라는 것이 아니에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것 아무거나 칭찬하면 되요. 거창한 일을 가지고 칭찬하려고 하면 칭찬할 수 없어요. 작고 사소한 행동으로 나 자신을 칭찬해야 꾸준히 칭찬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볼게요.
“오늘도 제 시간에 맞춰 출근을 했네. 정말 잘했어.”
“양치질을 깨끗하게 잘했구나. 정말 대단해.”
“나는 운전을 참 잘하는구나. 정말 최고야.”
이런 식으로 아무 것도 아닌 일에도 충분히 칭찬을 곁들일 수 있어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말을 걸듯이 소리 내어 말해야 해요. 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며 칭찬을 온몸으로 느껴야 해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칭찬하는 그 순간만큼은 기분이 묘하게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저는 매일은 아니지만 생각날 때마다 칭찬할 거리를 찾아 나 자신을 칭찬하려고 해요.
“오늘도 제 시간에 일어났네. 진짜 잘했다.”
“책을 이만큼이나 읽었네. 정말 대단하다.”
"오늘도 글 한 편 썼구나. 난 멋진 사람이야."
이것 하나만 꾸준히 실천해도 웬만큼은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해요. 속는 셈치고 실천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겸손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어요. 이제는 적절한 자뻑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자존감은 회복할 수 있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력이 많이 들 뿐 분명 회복이 가능해요. 내 안에 있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낮은 자존감 탓을 할 수는 없겠지만 자존감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어요. 잊지 마세요. 당신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