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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권작가 Jan 27. 2020

서른 셋 초보작가의 돈 되는 글쓰기

글을 쓰면 밥이 나오고 떡도 나옵니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로 알려진 C.S. 루이스가 한 말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문장일 것이다.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브런치에 접속할 때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문장이다. 글을 씀으로써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이 말이 요즘따라 유독 내 머리와 가슴을 울린다. 최근 들어 글쓰기로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글을 쓰면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독서가 실생활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듯 글쓰기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먹고살기가 바쁘다 보니 재물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하더라도 돈이 되는지부터 먼저 따진다. 


글쓰기에 관심이 없거나 또는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을 써봤자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때문에 글쓰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네. 글을 쓰면 밥도 나오고 떡도 나옵니다."


몇몇의 인기작가를 제외하고는 글을 써서 밥벌이를 한다는 건 어렵지만 글쓰기로 밥이나 떡 정도는 얻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수성찬은 아니더라도 입안을 개운하게 해줄 상큼한 디저트 정도는 맛볼 수 있다.


오해는 마시라. 필자는 돈이나 재물 따위를 얻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뭐만 하면 돈!돈! 하는 걸 보면서 사람들에게 좀 더 와 닿을 수 있는 돈 되는 글쓰기, 현실적인 글쓰기에 대해 얘기해보려 하는 것뿐이다.


부산 독후감 공모전(원북원, 범시민)
라디오 사연 기고
대한상공회의소 자격증 활용 공모전
방송통신대 독서분투기 대모집
방송통신대 내 인생을 바꾼 에세이 공모전
건강식품 댓글(사연) 이벤트
월간지 <좋은 생각> 응모



최근에 내가 글을 써서 응모했던 것들이다. 물론 내가 쓴 글이 당첨되기란 쉽지 않았다. 미채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욕심을 내려놓고 꾸준히 쓰다보니 선물을 받는 일도 더러 있었다. 그중 두 가지 에피소드를 얘기해보려 한다. 



10분 투자해서 5만 원 상당의 건강즙을?


몇 달 전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한 회사에서 '네이버쇼핑 12관왕 기념 이벤트'가 있었다. 축하메시지 또는 건강즙에 얽힌 사연 등을 써서 댓글을 달면 12명을 선정해 건강식품을 무료로 준다는 내용의 이벤트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사연을 써보기로 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한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건강즙을 먹고 느꼈던 나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썼다.

얼마 뒤 이벤트 발표일이 되었다. 휴대폰으로 문자 하나가 왔다. 내가 쓴 사연이 당첨됐다는 문자였다. 재미로 썼을 뿐인데 정말로 당첨이 될 줄 몰랐다.

며칠 뒤 집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5만 원 상당의 건강즙이 들어있었다. 10분 정도 투자해서 글을 썼을 뿐인데 이렇게 몸에 좋은 건강즙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월간지 <좋은 생각>에 글이 채택되어
선물로 책과 원고료를 받다


최근에는 월간지 <좋은 생각>에 글을 응모했다가 채택이 된 적도 있었다. 평소 <좋은 생각>을 종종 구매해 읽기만 하다가 한 번은 나의 이야기를 써서 응모해보기로 했다. 주제는 '친구'였다. 20대 시절 친구와 겪었던 갈등에 대해 솔직하게 썼다. 

언제나 그랬듯 큰 기대는 안 했다.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사연이 얼마나 많은데 설마 내 글이 선정될까 싶었다.

그날도 별 생각 없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뭔가 싶어서 봤더니 전화였다. '좋은 생각 사람들'이라는 발신자가 떠있었다. 그 순간 직감했다.

'내가 쓴 글이 채택됐구나!'


그리하여 내가 쓴 이야기가 이번 2020년 2월호 <좋은 생각>에 '유일한 친구'라는 제목으로 실리게 되었다. 글 채택 선물로 책과 소정의 원고료 준다고 했다. 얼마 뒤 책 2월호가 <좋은 생각>집으로 배달되었고 통장으로 원고료 10만 원도 들어왔다. 직장에서 일해서 받는 10만 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치가 큰 돈이었다. 기분이 묘했다. 글 한 편 써서 돈도 받고 책도 받고, 1석 2조였다. 글을 써서 돈을 벌었던 첫 경험이었다.

글을 쓰면 돈이 나오냐고? 그렇다. 글쓰기로 먹는 것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돈이 나올 수도 있다.





글쓰기로 할 수 있는 것들

시간투자 대비 효과를 생각했을 때 글쓰기만큼 효율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적게는 몇 분에서 많게는 한두 시간만 투자하면 밥이 생기고 떡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써서 운 좋게 선물을 받기도 했지만 그것은 글을 쓰면서 따라오는 작은 것중 하나일 뿐이었다. 여러 응모전에 글을 기고하면서 느낀 것은 바로 글쓰기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미 포화상태인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글쓰기는 가능하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내가 쓴 글이 채택되어 실리면 또 하나 해냈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쁨이 충만해진다. 채택되지 않더라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쓸 때마다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어떤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될지 내일이 설레기도 한다.  


하나의 글을 응모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소소한 도전이다. 작은 도전이지만 그러한 시도를 통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은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긍정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나는 글쓰기를 통해 배우고 깨친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쓴다. 피곤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위해 열심히 노트북을 켜고 자판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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