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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태쁘 Dec 01. 2024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feat. 버지니아사티어)

우리는 종종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아이가 자란다”는 말을 듣는다. 마치 저녁 햇살이 나뭇잎 뒤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듯, 부모의 행동과 태도는 아이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이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인간 성장의 가장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다. 책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에서 버지니아 사티어는 가정이야말로 인간 성장의 토양임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과연 아이들은 부모의 어떤 모습을 보고 배우며 자라날까?


부모의 일상적인 행동은 아이들에게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교과서와 같다. 매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비비며 묵묵히 출근 준비를 하는 부모의 모습은 책임감을, 피곤한 몸으로도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손길은 사랑을 가르친다. 삶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면서도 그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자세는 아이에게 가장 생생한 교훈이 된다.


말보다는 대화의 태도가 남는다

사티어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아이의 자아존중감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하는 말보다, 부모가 서로에게 건네는 대화를 더 깊이 느낀다.


“오늘도 수고했어.” “당신이 있어서 참 든든해.” 이 몇 마디 말이 가정의 공기를 바꾸고,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든다. 반대로, 무시와 비난의 말투는 아이의 마음에 거친 바람을 불어넣는다. 갈등은 가정에서도 피할 수 없지만, 부모가 서로를 존중하고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믿음을 배운다.


부모가 서로에게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은 아이에게 사랑의 언어를 가르치고 그 언어는 나중에 아이가 세상과 관계를 맺을 때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가정의 분위기는 아이의 삶의 온도다

가정은 마치 아이가 자라는 온실과 같다. 그 안의 온도가 따뜻하면 아이는 자신을 펼치고 세상을 신뢰한다. 부모가 서로를 인정하고 지지하며 웃음을 나누는 가정은 아이에게 “세상은 안전하고 따뜻한 곳”이라는 믿음을 준다.


반면, 갈등과 차가운 말들이 오가는 가정은 아이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 부모가 정직, 배려, 성실함과 같은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 그 가치는 자연스럽게 아이의 삶의 지침이 된다.


특히 부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우리가 함께라면 괜찮아”,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법을 가르친다. 가정의 분위기는 아이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온도를 결정짓는다.


부모의 자기 돌봄은 아이의 자기 관리 모델이 된다

부모가 자신을 돌보는 방식은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건강한 취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건설적으로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배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오늘은 많이 힘들었으니 조금 쉬어야겠다”라고 말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재충전할 줄 아는 법을 배운다. 이는 단순히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적 건강을 관리하는 데도 중요한 모델이 된다.


부모의 자기 돌봄은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가장 강력한 가르침이다.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회복탄력성을 가르친다

부모가 실수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아이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 도전정신과 회복탄력성을 심어준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내가 더 나아질 기회야.” 부모가 이런 태도로 실패를 마주할 때, 아이는 실수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반대로, 부모가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비난만 한다면, 아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조차 꺼리게 될 수 있다.


실패 앞에서도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는 부모의 태도는 아이의 마음에 끝없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준다.


부모의 뒷모습이 남기는 유산

아이는 부모의 얼굴이 아니라 뒷모습을 보며 성장한다. 부모가 일상 속에서 보여주는 책임감, 서로를 향한 존중과 사랑, 실패를 대하는 자세는 아이에게 살아있는 교과서가 된다. 가정은 단순히 생활공간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첫 번째 학교다.


부모의 말은 아이의 귀에 머물지만, 부모의 뒷모습은 아이의 마음속에 평생 남는다. 그러니 오늘 배우자에게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을 건네보자. 그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정의 분위기를 바꾸고 아이의 마음에 존중과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는다. 그 씨앗은 앞으로의 삶 속에서 가장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으로 자란다. 그리고 그 뒷모습이야말로 아이에게 남길 가장 값진 유산이다.


“좋은 가르침은 강요로 이루어지지 않고, 스스로 본받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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