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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인 Jun 04. 2023

내 집 마련, 구체적 대화를 두려워 마세요

#내집을찾고있습니다

사진: Unsplash의 Konstantin Evdokimov

이전화 참고→ep.7 '내 집 마련, 요동치는 마음을 붙잡겠습니다'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안다는 건 두려운 일입니다. 모두가 실제보다 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겠죠. 집을 사는 데 있어 내 능력, 내 자금,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정확하게 알아야 이른바 (급) 급매가 찾아온 순간 흔들리지 않고 재빨리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 아내와 '정확하고 구체적인'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툼도 상당했습니다. 우선 2~3달(청약이 아닌 이상 통상 부동산 매매에 있어 자금을 치르는 시간) 안에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따져봤습니다.


갭 매매를 기준으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 뒤 남은 보증금과,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퇴직금 중간정산 등 입주 기준 LTV로 대출을 일으키기 전까지 끌어 쓸 수 있는 돈을 따져봤습니다. 아내의 퇴직금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기로 했고, 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취득세를 치른다는 전제 하에 '0억' 수준의 갭매매가 가능했습니다. 전세보증금 이자로 월세를 치르긴 어려워져(저흰 최근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습니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점까지 고려했고, 감당가능한 매매 범위가 잡혔습니다.


"집을 산다더니, 영끌해 갭 투자를 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는 분도 있겠지만, 부동산 임장을 다니면 통상 급매물은 세를 낀 경우가 많습니다. 집주인이 갭투자를 했다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토해내는 매물입니다. 그 집의 세입자가 나가는 시점과 저희 월세 기간을 맞춰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라 투자라 부르기 민망합니다. 다만 이 계산은 갭 매매의 범위를 따져본 것일 뿐 매매 아파트 총액까지 고려한 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세를 끼지 않은 매물을 매매할 때, 또는 청약을 통해 분양을 받을 경우 자금 계산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나는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또 얼마나 대출을 받는 것이 적정하냐'입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서로의 원천소득영수증을 챙겨 은행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인터넷에 LTV와 DSR계산기가 있지만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이란 나라는 생각보다 월급쟁이에게 많은 대출을 해줍니다. 첫 심사만 통과하면 그 후에 직장을 잃건, 육아휴직을 하건 상관없습니다. 어떻게든 갚기만 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조금 이상하죠?)


따져보니 제 막연한 예상보단 많은 대출이 나왔습니다. 애초 '0억'을 매매 기준으로 잡았는데, 대출 가능범위를 정확히 알게 되자 기존 예산보다 조금 더 무리를 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확함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몇 년간 빌려 (30~50년) 한 달에 얼마나 갚는 것이 적정하냐는 것입니다. 집값 총액 말입니다. 다양한 변수를 따져봐야 했습니다. 제 미래 소득, 아내의 출산 계획과 육아휴직 가능성, 휴직 기간 정부의 지원금, 향후 집값 전망, 청약 기준 분양가의 적정성까지. 이 부분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조금 더 고민 중입니다. 다음화까지 답을 내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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