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태인 Jun 24. 2023

내집 마련, 알고리즘을 넘어서기로 결심

#내집을찾고있습니다

Unsplash의Luke Stackpoole

이전화 참고→ep.8 '내 집 마련, 구체적 대화를 두려워 마세요."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제 게으름 탓도 있지만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이 답답해하고 싶은 말이 많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뉴스나 책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임장도 몇 주 소홀하였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아파트 가격이 제 생각만큼 떨어지질 않고 있습니다.  


전세를 살고 있는 저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①월세 전환→②종자금 마련→③갭 혹은 영끌을 통한 급매 매입. 우선 1번과 2번은 진행을 했는데(곧 이사), 3번 중 '급매' 찾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가 은행을 압박하며 금리를 잡아주니 대출금리는 3~4%대를 유지하고, 경기 침체 우려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역전세난에 전세대출을 풀어준다고 하니 급매를 토해내는 집주인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기간 폭등트라우마를 겪은 무주택자의 조급함과 두려움까지 겹치니 지금 집값이 유지되는 듯합니다. 종종 조언을 주시는 동네 중개업소 사장님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샅바싸움을 하며 서로 버티고 있다"라고 하시더군요. 11억 정도 했으면 하는 집이 13억에 팔리고, 13억 정도 했으면 하는 집이 14억 5000에 팔리니 "또 기회를 놓쳤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개를 돌리게 되는 반등 주장 전문가의 유튜브. 캡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며 아내와 약속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급매가 와서 살만한 가격의 집을 발견하면 영끌을 해서라도 산다. 하지만 우리가 세운 기준만큼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월세로 2년 정도 버티다 다시 전세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을 때 2년간 손해 보는 금액은 약 2000만 원 정도 됩니다. (물론 제 전셋집이 워낙 낡았던 터라, 조금 더 깨끗하고 넓은 집에 사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학습비용으로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우리의 수준을 넘어서는 영끌은 하지 말자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부동산 시장이 다시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니 "지금이라도 무리해 잡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럴 때 마음을 안정시키는 특효약이 있습니다. 과거엔 그걸로 버티기도 했습니다. 바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예측하는 전문가의 유튜브와 책을 읽는 것입니다. "반등한다"라는 말을 하는 전문가에겐 고개를 돌리며 말이죠. 임장을 다닐 때 만나는 중개업소 사장님의 통계를 내보면 10명 중 7명은 "바닥은 찍은 것 같다"라고 했고 3명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 소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알고리즘엔 "집값 떨어진다"는 전문가 이야기만 수두룩합니다. 


반가운 하락 주장 전문가의 유튜브. 캡처


이번엔 그러지 않으려 합니다.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의 판단을 해보려 합니다. 올라간다는 전문가와 내려간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다시 현장을 찾아 분위기를 느껴보려고 합니다. 알고리즘을 넘어 유튜브에 '부동산 반등'을 검색하겠습니다. 다만 주제넘은 영끌은 설령 후회할지라도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월세 전환을 계획하고 최근 돈이 드는 여러 일과 마주하며 아내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영끌 후 팍팍해진 삶을 담담히 이겨내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예측 가능하더군요. 뭐 둘이 대기업 다니고 열심히 버는데 저희 가족 살 곳 하나 없겠습니까. 있는 그대로 현실과 마주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집 마련, 구체적 대화를 두려워 마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