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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인 Dec 10. 2023

아이가 생긴 뒤 느낀 '학군'의 위력(feat.전현무)

#내집을찾고있습니다 #ep12

지난 8일 방송된 나혼자산다 '전현무'편 캡처 영상. 전현무씨와 전씨의 명덕외고 동기들이 함께하는 모습. MBC 나혼자산다 캡처

이전화 참고→ep.11 '아내의 출산, 부모님 근처로 가야 할까'


부동산 앱 '리치고'엔 흥미로운 기능이 있습니다. 아파트 주변 학군의 등급을 퍼센티지(%)로 알려줍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소속 학생들의 특목, 자사고 진학률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는 듯 합니다. 분당구 정자동의 한 아파트를 클릭하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실제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아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모두 'S그룹'에 속한다고 나오네요. 분당 임장을 갈 때마다 중개업소 사장님들은 학군을 분당의 가장 큰 장점이라 강조합니다. 그래서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으니 집값을 받쳐준다고도 말씀하시죠.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으니 유독 학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엔 관심도 없었습니다. 주변 취재원과 대화를 나눌 때도 아이의 교육의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전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학원을 찾아다니고 결제도 직접 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도 알아서 들었습니다. 강남 8학군을 나왔는데(뺑뺑이였습니다) 친구들 부모님 중에 열성인 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모님은 그런 '부모 모임'이 있는 것조차 모르셨죠. 개인적으로 방황도 했지만, 지금 잘 살고 있으니 공부는 알아서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말하더군요. "강남 8 학군을 나와서, 기본은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이죠. 실제 방황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고, 대부분 알아서 공부를 잘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부분 취업은 해서 먹고는 살고 있습니다.


취재원들은 요즘 '아이 교육'이 제가 어릴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영어 유치원은 기본이고, 사립 초등학교는 필수며(그게 아니면 학군이 좋은 공립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야 하며), 분야별로 꼭 다녀야 하는 학원의 이름도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수학은 황소수학(?) 이런 식입니다. 그러면서 잔뜩 겁도 줍니다. "우리 때처럼 뒤늦게 골방에 처박혀 수능 공부 바싹하면 역전할 수 있어던 때랑은 다르다"고요.


이런 말을 듣고 다시 부동산 시장을 펼쳐보면 가격의 차이가, 결국 학군의 차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 내 같은 평수 대비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 단지를 가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는 중학교 때 다들 이사를 가요, 그거는 생각하셔야 해요." 저는 스스로 알아서 잘 큰 것 같은데, 정말 이제는 많이 달라진 것일까요?


지난 8일 MBC 나혼자산다 전현무씨 편을 보며 놀랐던 장면이 있습니다. 전현무씨의 고등학교 동창들이 등장했는데 모두 대학교수셨습니다. 다른 동기들 이야기도 불쑥불쑥 나오는데 서울대 교수가 또 나오더군요. 전씨와 친구들이 찾아간 고등학교 은사 선생님의 역사에 대한 열정도 부러웠습니다. 그런 선생님 밑에선 훌륭한 학생들이 나올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현무씨는 명덕외고를 졸업했습니다. 좋은 고등학교, 학군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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