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자두와 짜장면

by Taei

80대 중반의 아빠는 요즘 매일 노인정에 가신다.

처음엔 "나는 안 간다"며 손사래를 치시더니,

이젠 친구들과 화투도 치고 이야기도 나누며

그 시간을 은근히 기다리시는 눈치다.


점심을 드시고 나가셔서 대개 오후 4~5시에 돌아오신다.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

그런데 귀가하신 손엔 검은 봉지가 들려 있었다.


“약국 앞 자판에 과일 아저씨 왔더라.”

그 말과 함께 꺼내 보이신 건

윤기 흐르는 빨간 자두 한 바구니.


“너도 먹어라.”

짧은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뭉클했다.

말속엔 뿌듯함도, 정성도, 나를 향한 애정도 다 담겨 있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아빠가 좋아하시는 짜장면으로 배달 메뉴를 정했다.

따뜻한 마음에 어울리는, 짜장 한 그릇.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