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중반의 아빠는 요즘 매일 노인정에 가신다.
처음엔 "나는 안 간다"며 손사래를 치시더니,
이젠 친구들과 화투도 치고 이야기도 나누며
그 시간을 은근히 기다리시는 눈치다.
점심을 드시고 나가셔서 대개 오후 4~5시에 돌아오신다.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
그런데 귀가하신 손엔 검은 봉지가 들려 있었다.
“약국 앞 자판에 과일 아저씨 왔더라.”
그 말과 함께 꺼내 보이신 건
윤기 흐르는 빨간 자두 한 바구니.
“너도 먹어라.”
짧은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뭉클했다.
그 말속엔 뿌듯함도, 정성도, 나를 향한 애정도 다 담겨 있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아빠가 좋아하시는 짜장면으로 배달 메뉴를 정했다.
따뜻한 마음에 어울리는, 짜장 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