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한 그릇
7월부터 이상기온이 이어진다.
갱년기 막내딸과 80대 중반의 노부부가 보내는 여름.
며칠째 입맛을 잃으신 걸 보고,
오늘은 콩국수로 저녁 메뉴를 정했다.
콩을 갈며 1950년대 충남 논산의 이야기를 듣는다.
밀가루는 귀했고, 얼음은 더 귀했다던 시절.
큰 솥에 가득 삶아도 금세 바닥나던 국수.
오늘은 그 국수에 시원하게 콩국을 부었다.
식사량이 많이 줄었던 부모님도 한 그릇 가득 드셨다.
어릴 적엔 안 먹던 나도 열무김치, 배추김치 곁들여 곱빼기로 다 비웠다.
수고스럽지만,
이렇게 여름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은 콩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