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 비빔밥
시장에 가보니 야들야들한 열무가 싸다.
열무김치만 있으면 비빔밥도, 냉면도, 삶은 감자 먹을 때 곁들이는 국물도 해결된다.
국물 한 방울까지도 알뜰하게 먹는다.
열무와 부추를 사서 80대 중반의 엄마에게 토스한다.
엄마는 힘든 것도 잊은 듯 김치거리를 다듬고
갖은양념을 준비하며 부지런히 손을 놀리신다.
열무가 좋다며 언니들 생각에 더 사 오라는 엄마 말씀에
나는 투덜거리며 장바구니를 챙겨 신발을 신는다.
하지만 열무비빔밥을 해 먹을 생각에
발걸음은 어느새 신이 났다.
부추와 가지나물을 곁들여
빨갛게 비비고 들기름으로 코팅한 열무비빔밥.
아삭아삭 열무 씹는 소리에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