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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pi Mar 27. 2022

세대전쟁 in 스웨덴

5-3. Northvolt는 어떤 회사인가

↑Northvolt 홈페이지 시작 화면


'Make Oil History.'


화석연료의 상징인 석유를 역사 속으로 보내버리자는 모토를 표방한 Northvolt는 2016.10월 테슬라 부사장 출신 Peter Carlsson이 ‘100% 재생에너지를 통한 생산, 재활용 등 친환경 정책, 비용 절감 및 고품질 생산이 가능한 수식 계열화’ 등을 표방하며 설립한 배터리 생산 기업이다.


2018. 3월 최초의 배터리 셀(cell)을 생산한 이래 2023년부터 휄레프테오의 기가팩토리(배터리 대량 생산 기지)에서 대량 생산 및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100여 개국 출신의 2600여 명의 직원으로 성장했다. 


Northvolt 사업장 현황(출처:  Northvolt 홈페이지)

현재 스웨덴 내 3개 사업장-스톡홀름(본사), 베스테로스(연구소), 휄레프테오(기가팩토리)-이 운영 중이며, 추가로 볼보의 본사가 위치한 예테보리, 폴란드 및 독일까지 그 업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휄레프테오에 위치한 기가팩토리인 Ett는 2018년 6월부터 1단계 50,0000㎡ 규모의 대지에 건설을 시작하였고,  2023년 준공 완료 시 연간 32 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유럽 최대의 배터리 생산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완공 후에는 휄레프테오 지역 전체 노동력의 9%를 차지하는 3천여 명의 직원과 3백대의 로봇이 투입되고, 배터리 조립 외 재료 준비와 재활용 시설에 이르는 공급망의 대부분이 공장 내 위치할 예정이다. 


현재 BMWㆍ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2030년까지 130억 미불(한화 15조 3천억 원) 이상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스웨덴의 Volvo Cars, ABB(충전설비), SCANIA(트럭 및 버스), 독일의 BMW, SIEMENS 등 세계적인 대기업은 물론 스웨덴 VATTENFALL(전력), 에너지청 등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Northvolt의 경영진. 유일한 동양인 Yasuo Anno(맨 하단 세 번째)는 회사의 기술적 측면을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이다(출처 : Northvolt 홈페이지)

경영진은 Peter Carlsson 대표와 기술 총책임자(CDO)인 Yasuo Anno 등 14명이며, 이사회는 폭스바겐그룹과 골드만삭스 소속 각각 1명을 포함 8명이다. 직원들은  다임러, 파나소닉, 구글 등 다국적 기업 출신은 물론 한국 기업 출신들도 활동 중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특히, Northvolt가 대형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활물질’을 아웃 소싱하지 않고 직접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Yasuo Anno가 양극활물질 생산으로 유명한 일본의 토다공업 대표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 분리막, 전해액을 이용해 극판, 조립, 화성의 3개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배터리 셀 생산에 있어 양극활물질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아.. 생각보다 훨씬 만만치 않은 기업인데요.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설계자 Peter Carlsson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요?" 

Peter Carlsson 대표(출처: Northvolt 홈페이지)


"Carlsson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20여 년을 근무했고(1995~2015) 특히 테슬라의 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했는데, 본인은 이때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서 필요한 경험 및 다양한 출신들과 협업하는 사고방식(mindset)을 함양할 수 있었던 것이 현재 Northvolt를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해요.


그가 탁월한 기업가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게, 2015.12월 채택된 파리 기후협약이 5년 후 시행으로 강력한 환경 정책이 추진될 것을 예측하고, 자동차 산업 중심이 전기차로 이동하며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소요가 급증함에도 관련 밸류 체인이 거의 없는 유럽이 상대적으로 틈새시장(niche market)이라는 확신 하에, 테슬라를 관두고 2016.10월 Northvolt를 창업했는데 본인은 이것이 유럽 내 선두 주자로서 상대적으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말합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임원이라는 자리와 여건이 좋은 실리콘벨리를 떠나 배터리의 불모지인 유럽 그것도 역내 배터리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스웨덴에서 시작해 거의 5년 만에 2,600여 명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그의 신화는 감탄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스토리죠."


이 부장의 설명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러한 기업가의 선구안과 과감한 것만으로 오늘날의 저 거대한 기업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Northvolt의 재활용 프로그램 'Revolt'(출처: Northvolt 홈페이지)

"맞아요. 후발 주자인 그들은 기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 기업에 비해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했어요. 초기부터 자신들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배터리 재활용(recycle)이죠.


노스볼트는 초기부터 배터리 재활용을 주요 사업 분야로 보고 2019.12월 ‘Revolt'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했는데, 폐배터리의 95%까지 재활용하는 유럽 최대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휄레프테오의 기가팩토리 내 건설 중이고 2030년까지 모든 생산 배터리의 50%를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재료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배터리 생산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선도국가이지만, 폐배터리 기술 분야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고 지난 해부터서야 비로소 관련 기업에 투자를 시작한 정도예요. 그에 비해 Northvolt는 생산 초기부터 재활용에 염두를 두었고, 특히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각국이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공급망 확보를 염두한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선견지명이라 할 수 있죠."



"아 정말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기차 위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배터리 생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던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대규모 시설 투자와 3~5년의 건설 기간을 요하는 배터리 사업에 뒤늦게 자체 투자하기보다 Northvolt를 투자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이렇게 Northvolt가 2017년부터 정부는 물론 ABB, 지멘스, 스카니아의 투자를 유치하고 유럽투자은행(EIB)의 대출금을 포함해 1억 유로 이상을 투입하여 기술개발과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해온 준비된 투자 대상이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회사가 훌륭한 회사라지만 여전히 배터리 업계의 최상위권 선두주자는 우리 한국 기업들이죠. Northvolt는 한국 기업들을 뒤쫓는 후발주자이구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 국내 언론에서도 지적했듯이 우리 기술이나 관련 인력들의 유출 위험도 있기에 마냥 좋게만은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3/08/2022030801808.html


"맞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Northvolt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기회와 위기의 측면 모두가 있다고 봅니다. 이 회사가 유럽에서 앞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배터리 관련 밸류체인에서 소재나 장비업체에게는 수주의 기회가 될 수 있죠. Northvolt라는 기회를 타야한다는 겁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경쟁업체인 완성 배터리 제조업체가 겪듯이 기술유출 같은 위험 요인에 대한 대처도 필요한 것이죠.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런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향후 전기차 시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Northvolt가 그 계획의 핵심인 기가팩토리를 인구 3만의 소도시에 불과한 휄레프테오에 만들고 있는 거죠? 스톡홀름도 있고 볼보 등 스웨덴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한 대표적인 공업도시 예테보리나 유럽 본토와 연결이 용이한 말뫼 등 훨씬 훌륭한 선택지가 있을 거 같은데요."  


"음... 그건 당신들이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거 하라고 회사에서 보내준 거 아닙니까. 여기 주스웨덴한국대사관에서도 지난해 시청 관계자들하고 만나고 갔던데... 젊은 양반들이..."


이 부장이 핀잔을 주자 TK팀원들은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휄레프테오시청 앞 전경(2021.9월). 아직도 조용한 소도시의 외관이지만 거대한 변화가 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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