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무기력한 사람들을 보고 '게으르다' 고 비난한다. 에너지가 없다. 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담장면에서 오랜 임상을 겪어오신 교수님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무기력하다는 것은 굉장히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왜냐하면,
무기력은 무언가에 대항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통제하려는 그 무언가에 대항하여, 그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 그것이 '무기력' 이다. 그 누군가가 어떤 이를 '자신 뜻대로 움직이려' 할 때 , 그 반작용으로 생겨나는 힘이 '무기력' 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힘이 없는, 에너지가 딸린 상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무엇인가에 반항하는 상태가 '무기력' 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큰 에너지가
무기력이라는 형태로 나타날까?
공격의 형태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공격하는 이가 명확한 명분을 띄고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는 선의를 품고, 속으로는 통제의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다. 그런 경우에 그런 공격을 당하는 이는 공격의 형태가 불분명하므로 방어도 불분명한 형태를 띌 수 밖에 없다. 그게 바로 '무기력' 이다.
불분명한 형태의 공격에 맞서는 것이
'무기력' 이다.
그래서 '무기력하다' 라는 것을 에너지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 무기력한 사람은 무엇에 대항하여 싸우는 중인 것이다. 다만, 그를 공격해오는 무언가가 형태가 불분명할 수 있다. '선의를 가장한 통제 '일 가능성이 높다. '너를 위해서' 라는 선의를 가장한 것에는 직접적으로 대항하기 힘들다 . 그래서 방어하는 쪽에서도 '무기력' 이라는 불분명한 형태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