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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새의숲 Dec 05. 2023

초라함

 -컬러와 무채색 

나는 굳이 말하자면 무채색이었으나, 항상 컬러풀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들 앞에서는 일종의 '초라함' 같은 것을 느껴왔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느낀 것이.. 그것은 외모로 인한 초라함이 아니었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색채감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이 아니었다. 


내면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한 부러움, 나의 단조로운 내면에 대한 초라함.. 이었다. 



내가 화려한 이들을 꿈꾸고 동경하면서도 미워하고 질투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 내 단조로운 내면에 비해 훨씬 풍요롭고 다양한 감정들로 가득한 이들을 동경했다. 감정들이 풍부하고 표현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들이 뭔가 '화려하다' 라고 생각하고 부러워했다. 


결국, 부러운 것은 그들의 , 다른 이들의 외모 따위가 아니었다. 

그들 내면에 가득찬 색채감각과 풍부한 감정들, 경험들, 그리고 롤러코스터 같더라도 풍부한 관계들. 


난 그런 것들이 참 부러웠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두려워서 못해왔던 나는, 참 초라해 보였다. 


진정한 초라함과 빈약함이란, 결국 외모가 아닌 내면의 문제인 것이다. 


내 삶이 겹겹이 의미있도록 화려하도록 항상 꿈꾸지만, 

이토록 얇고 부피감 없음에 항상 실망하는 것이 현실이다. 


화려함과 초라함. 

내 마음에 진한 레드 립스틱을 칠해야 하는 때인가보다. 

그러면 존재감이 드러날까? 

내 입술보다는, 내 마음에 짙은 립스틱을. 


#화려함

#초라함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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