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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강 Aug 19. 2018

MBA 18. INSEAD - Study group

"4달 간 붙어살게 되는 우리 조"

학교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스터디 그룹을 배정받게 된다. 한번 그룹이 되면 끝까지 같이 가게 되는데, 이는 정말 로또 같은 것 같다. 특히 P1, P2에는 대부분의 과제들이 조별 과제이기 때문에, 팀원이 누구냐에 따라서 성적이 오르락내리락할 수도 있다. 필자의 팀 같은 경우 서로 잘 클릭해서 큰 다툼 없이 (작은 건 있었다) 생활을 했었다. 매일같이 만나서 점심을 먹고 서로 집에 초대해서 저녁도 먹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었는데, 다른 팀들과 비교해보면 필자는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다른 팀들 중 크게 싸운 후 메일 상으로만 프로젝트를 진행한 그룹도 있었다. 이 모든 건 학교의 큰 그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추후 사회에서 본인들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게 아니므로 가장 diverse 한 배경의 사람들을 모아서 한 팀을 만들어 놓는다. 국적, 학부 전공과목, 성별, 이전 직장 등 많은 고민 후 팀을 배정하는데, 결국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학교의 입장이다. 그 결과 필자의 경우 정말 많은 점들을 이 친구들을 통해서 배운 것 같고, 또한 필자가 모르는 필자의 모습에 대한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다. 


첫 만남 - 부주방장들이 무슨 문제 해결을 하는 프로젝트였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첫 만남은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가져와서 공유하는 자리였다. 본인을 표현하는 10가지 사진을 PPT로 만들어 발표를 하는 것이었는데, 그 짧은 30분 내에 서로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지나왔던 삶, 학교에 온 이유, 졸업 후에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 달랐다. 


우선 팀원에 대한 소개를 하면 - (왼쪽부터)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 MBA에 진학한 캐나다 국적의 애론, 스타트 업에 가고 싶어 하는 영국/미국 혼혈 크리스 (근데 결국 BCG), Power and politics에 대해서 배우고 싶다고 하던 인도 아이 말리니, 유네스코에 가고 싶다던 중국 친구 쓰쓰,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던 스페인 친구 호헼 (얘도 BCG). 


모두 둥글둥글한 성격의 친구들이어서 같이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학교에서 시도해보라는 다양한 워크숍이나 팁들을 잘 따랐는데, 생각 이상으로 여기서 배운 것들 덕분에 큰 문제없이 지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는 초반에 스터디 그룹의 룰을 정하라고 했다. 워낙 쉽게 부딪히는 경우들이 많아서 어떤 식으로 화해를 할 건지, 토론 중 어떤 방식으로 결론에 도달할 건지 등 발생할 수 있는 conflict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건지 글로 적은 다음 팀원끼리 공유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콧방귀를 뀌고 넘어가려고 했다가, 애론이 우리 팀은 꼭 해야 한다고 해서 1시간 동안 앉아 토론 후 많은 룰들을 적었다. 특히 그 중 다툼이 있을 경우 2명의 중재 인원이 서로의 의견을 들어주고 오해를 풀어주자는 방안이 있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2주 후 팀원 간의 다툼이 있었다. 집에 가던 중 크리스에게 연락이 왔다. 두 명의 팀원이 잔뜩 열이 받았다고 했고, 드디어 룰을 사용할 때가 왔다며 필자와 크리스는 굉장히 신나 했다. 룰로 정해놓은 것과 같이 두 팀원을 불러 이야기를 들은 후 화해를 시켜봤다.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었고, 양쪽의 이야기를 들으니 분위기가 많이 무마되는 것 같았다. 그런 다음, 그 둘은 다시 만나 두 번의 화해를 했고 졸업까지 어떠한 트러블 없이 좋은 친구 사이로 머물렀다. 


초기에 빨리 친해져야 한다며 끝나고 같이 프랑스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특히 필자가 스터디 그룹을 통해서 배운 게 있다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적극적인 의견 피력: 다른 친구들 대비 필자는 본인만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에 있어서 덜 적극적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특히 전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우리'로 생각하는 부분이 외국애들이 볼 때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던 것 같다. 그 결과 조금 더 본인의 생각 - '내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게 되었다. 특히 팀원들 모두 정말 말/의견이 많은데, 이와 같이 적극적인 아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의견을 조율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2. Constructive feedback: 누구든 본인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본인의 치부가 드러날 경우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필자의 경우 스터디 그룹을 통해서 constructive feedback의 중요성을 배운 것 같다. 팀원들이 옳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개발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스스럼없이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덕분에 칭찬보다 개선할 점들을 듣는 것들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3. Teamwork: 필자의 팀이 다른 팀들과 달랐던 점은 조별 과제를 할 때 많이 드러났다. 모두들 팀워크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서, 프로젝트 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한 프로젝트에서는 개개인의 강점이 있는 분야를 맡는 방식으로,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본인들이 못 하는 분야를 맡아보는 방식으로 과제를 진행했다. 또한 매번 만나서 다 같이 토론을 할 것인지, remote 한 방식으로 소통을 할 건지, 얼마나 자주 만날 것인지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최고의 팀워크를 이끄는 방식은 없었지만 어떤 그룹 세팅에서 본인들의 장점을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


스페인 출신 호헼과 친구들의 스페인 파티 - 필자 손에 맥주다. 콜라 아니다
P1 마지막 날 조직 행동 교수님과 함께 - 기부 행사에서 우리 섹션이 교수님을 사서 이 드레스를 입혔다
아마도 조직행동 그룹 디스커션 세션이 끝나고 사진을 제출해야해서 찍은 것 같다
애론과 쓰쓰는 우리들을 초대해 훠궈 등 다양한 중국음식을 만들어줬다
P2가 끝나고 - 이 후로 같은 과제를 하는 일이 점차 적어지기에 많이 아쉬운 날이었다


P3부터는 선택과목을 고르게 되는데, 그때부터 스터디 그룹들은 떨어지게 된다. 특히 몇 명의 친구들은 싱가포르로 옮기게 되면서 졸업할 때까지 보기가 어려워졌다. P2 마지막 날 같이 식사를 하며 굉장히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매일같이 점심을 먹고, 강의가 끝나면 맥주 한 잔을 하면서 학교 생활에 즐거움을 가져다준 친구들이다. 다시 생각해도 필자의 경우 사람 운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밑으로는 다른 학기 중 조별과제를 했던 팀원들. 단발성 프로젝트라서 기존의 스터디 그룹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지만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친구들이 많아서 즐겁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Sports analytics 팀원 - 필자 왼쪽은 아시아 최대 Sport media company 'One championship' - CEO 차트리 
Brand management - 켈로그와 함께 했던 브랜드 프로젝트
Managing decision making - 실제 내용은 Self-reflection 에 가까웠던 철학적인 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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