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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강 Sep 14. 2018

MBA 26. INSEAD - P2 방학

"스위스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여행. 먼저 스위스부터"

혼란의 P2가 끝나자 평온함의 끝으로 왔다 @루체른


시험 준비와 인턴 인터뷰 준비를 하다가 보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P2도 막을 내렸다. P1과 마찬가지로 시험을 봐야 하는데, 한번 보았다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실제로 시험은 더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P2 역시 상당 수의 과목을 듣게 되는데 가장 어려웠고 그나마 덕분에 영화 Big short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Corporate Financial policy, 마케팅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Managing Customer Value, 제조업 및 기업 운영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Process and Operations Management 등을 배웠다. 점점 조별 과제 역시 노하우가 쌓였고 친해진 그룹들도 생기게 되었다.


이번 방학은 어디 가지?

시험 기간 중에는 특히 이런 거에 신경을 잘 못 쓰는 스타일이어서 별 생각을 안 하다가 보니까 시험이 끝났다. 어디 가지 하고 비행기 편을 알아보니 스위스 취리히행 비행기가 있었다. 마침 싱가포르 캠퍼스의 친구가 이번에 교환학생을 오게 되고 조금 일찍 와서 부다페스트를 온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필자는 먼저 혼자 스위스 여행을 하고, 이번에 새로 오는 싱가포르 캠퍼스 친구들을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비가 와서 우중충 했고 마침 무슨 날이어서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뭔가 독일식 학센 같은 음식이었다 맥주 한잔과 잘 어울렸던 음식


유럽에 살면서 한 번도 스위스를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대학 시절 밀라노에 갔을 때 근처 스위스 국경에 있는 폭스타운 아웃렛이 워낙 유명하다고 해서 다녀와본 적은 있었지만, 딱히 큰 감흥이 있지는 않았다. 하 지 만. 이번에 여행을 하고 와서 스위스에 대한 인식이 정말 바뀐 것 같았다. 음식과 비싼 물가를 제외한다면 유럽의 탑 3안에 드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유럽스럽고 또한 가장 자연 친환경적인 곳을 가고 싶다면 스위스를 꼭 가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당시 4월이었는데, 여름 방학 중 동생이 유럽에 왔을 때 로드트립을 하면서 스위스를 재방문했다. 동생 역시 너무나 만족했던 스위스!


문은 닫았지만 내가 스위스 여행을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뒷골목


사실 취리히는 잠시 들리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다음 행선지는 루체른이었다. 뭐가 유명한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무작정 방문한 루체른부터 날씨가 좋아졌고 그래서인지 여행이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 같다. 


기리산을 향해서 가는 방향
평화로운 스위스의 깔끔하고 자연친환경적인 동네


루체른 시내를 구경하는데 갑자기 비가 왔다. 비를 피하기 위해서 천막 밑에서 기다리던 중에 저녁 시간이기도 하여서, 옆 식당에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 보니 혼자 먹기보단 데이트 식당의 느낌이어서... 다시 나갈까도 고민했지만 밖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아서 메뉴판을 보는데 파스타 전문점이었다. 봉골레를 먹으려다가 기왕 오게 된 거 추천을 받고자 웨이터를 불렀다. 여기서 뭐가 가장 맛있냐고 물어봤고, 그는 바질 페스토로 만드는 파스타는 정말 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추가로 파스타와 잘 어울리는 와인까지 부탁했고 추천 메뉴는 정말 대박이었다. 나름 한국에서, 유럽에서 유명한 파스타를 접해봤지만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이다 정도까지는 느끼지 못했는데, 루체른 시내에 위치한 파스타 집에서 먹어본 파스타는 진심 인생 파스타였다 (알고 보니 미슐랭 가이드 선정된 집이었다고 한다). 어차피 물가 비싼 거 이렇게 먹나 저렇게 먹나 크게 차이가 없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그렇게 와인까지 완벽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는 그쳤고 루체른이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깔끔한 느낌의 이탈리안 식당이었다 @루체른
내 인생 파스타 - tagliolini al basilico
와인까지 정말 완벽한 조합이었다


이 날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었는데 한국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고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큰 방에 필자와 다른 독일인 한 명이 같이 지내게 되었는데, 굉장히 친절하고 수다스러운 친구였다. 원래 독일에서 정비공으로 일을 하다가 외국에 있던 여자 친구가 독일에 취직을 해서 귀국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기존에 일하던 회사를 그만둔 후 그 퇴직금으로 현재 여행을 하고 있고, 여행이 끝나면 여자 친구가 이사 온 도시로 이사 가서 같이 살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이 독일 사랑꾼이 은근히 부러워지기도 했다.


독일 사랑꾼과 @루체른


루체른에서 또 다른 날, 만났던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니 기리 산을 꼭 가봐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배를 타고 들어간다는 것도 신기했고,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산 위는 눈에 덮혀져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날씨도 좋았고, 아침에 일어나 카메라를 챙겨서 어서 항구로 나갔다. 


아름다운 루체른의 아침
한 정거장에 들려 더 많은 관광객을 태우고 다시 출발
배를 타고 가는데에 충분히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아마도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스위스의 자연에 잔뜩 취했던 게. 하늘은 파랬고 공기는 맑았으며 필자 눈 앞에 보이는 자연이 자연인지 달력인지 구분을 하지 못 했다. 그렇게 달려서 우리는 기리 산에 도착했고, 그곳은 또 다른 대자연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잠시 사진 한번 보고 가보자.


1748미터의 기리산
이 기차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하나도 힘들지 않다
어린 아이들이 만들고 간 눈사람들
뭐 이거 정말 달력에서 봤던 것 같은데...
한폭의 그림 같았던 기리산의 풍경들


기리 산에 올라가 자연도 보고 잠시 점심이나 커피도 한잔 마시면 세상 근심 걱정 하나 없이 평온한 상태가 된다. 아름다운 이 풍경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간절하고 (그때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꼭 스위스는 와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열심히 구경을 하고 내려와서 필자는 스위스 패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떠났다. 필자는 스위스 여행을 차를 가지고도 다녀봤고, 스위스 패스를 끊어서 기차를 타고도 다녀봤다. 스위스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고 스위스 패스를 통해서 상당히 많은 미술관 박물관 들을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스위스 패스 강력 추천한다.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던 루체른을 뒤로하고 필자가 방문한 곳은 인스타그램의 최종 보스 "그린데발트". 인터넷에서 너무 많이 올라와서 도대체 실제로 보게 되면 어떨까? 라는 마음으로 출발한 곳이다. 많은 아시아 사람들이 방문하는 현 스위스 최고 인기 장소로 여기서 융프라우를 쉽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성수기라서 조용했던 작은 마을 그린데발트
한 폭의 그림같던 산 속에 위치하고 있는 많은 집들
다음 날 아침 조식을 먹고 커피 한잔 들고 테라스로 나오면 보이는 뷰
첫 날 이후로는 매일 같이 날씨가 좋았던 그린데발트
다음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저런 펜션을 구해서 지내야겠다


필자가 여행했던 4월은 비수기여서 많은 가게들이 열지 않았다 (여기도 한철 장사인가). 그래도 덕분에 그린데발트를 제대로 느낄 수 오고 있지 않았나 싶다. 사람 하나 없는 동네를 조용히 걸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기도 좋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P2의 스트레스를 다 날렸던 것 같다. 아무래도 이게 INSEAD 학생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후반부에는 아시아 국가들을 다니며 여행을 하겠지만 유럽 국가의 다양성들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번 편에서 스위스를 끝내려고 했는데, 지난 사진들을 보니 다녀온 곳이 너무 많다. 이번 방학 편은 조금 길어지지 않을까 싶다.


To be continued... 융프라우 정상에서 맛 볼 수 있다는 신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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