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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강 Oct 14. 2018

MBA 30. INSEAD - P4 취업 시작

"P3는 노는 이야기뿐이라 건너뜁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우리는 다시 학교에 모여 P4를 맞이 했다. 필자의 경우 여름 동안 유럽여행 + 인턴십을 적절하게 섞어가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학생들마다 본인이 중요시하는 우선순위를 세운 다음에 여름방학을 보내고 돌아왔다. 해당 친구들을 여러 버켓으로 나누자면:


인턴족: “나는 여름 안으로 Full time을 구할 거야”. 본인들이 원하는 직업을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다. 인턴십에 올인해서 여름방학 내내 혼신을 다해서 일을 하고 full-time offer를 받아서 돌아오는 친구들이다. 주로 Consulting 혹은 Investment banking 출신의 친구들이었는데, 정말 매일 새벽까지 일했다고 한다. 그들이 들고 돌아온 full-time offer는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그리고 이들은 다른 학생들이 취업에 고생할 때 매 주말여행을 다니면서 나름 뒤늦은 방학을 즐겼다.

여행족: “이때까지 죽어라 일했는데 방학 좀 즐겨보자”. 어떻게 보면 YOLO족, 어떻게 보면 돌아갈 곳이 있는 친구들이다. 특히 가족이 있는 경우 여행을 많이 떠났는데, 가족과 함께 일/공부에서 벗어나 2달을 살아보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들이 원하는 회사에서 MBA 인턴십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 차라리 좀 편하게 쉬고 풀타임을 노려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물론 원하는 회사에서 인턴을 지원하지만, 인턴 불합격 한 친구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 중 큰 정신적 상처를 받은 친구의 경우, 태국에 가서 2주짜리 명상 프로그램을 지내다가 왔다고 했다. 인턴이 취업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self-reflection과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반족: “아 난 둘 다 하고 싶은데”. 인턴십의 기간을 잘 조정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방식이다. 스페인 BCG에서 근무한 친구의 경우, 4주의 인턴십을 하고 full-time offer를 받았다 (스페인은 전부 여름에 휴가를 가서 일이 없다고 인턴 기간도 짧았다). 필자의 기억으로 일본 BCG였나... 에서 일했던 친구 역시 굉장히 짧은 (2주...) 인턴 기간을 보내고 오퍼를 받았다. 사실 이럴 경우 업무 능력보다는 Fit만 보고 오퍼를 줬던 케이스였다. 필자의 경우 아마존 인턴십이 떨어지고, 뭘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중 국내 스타트업 행사에 도움을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알던 분을 통해 인턴십을 구하게 되었고, 일정을 조절해서 유럽여행도 했다.


방학을 마치고 인시아드 학생들을 만나면 정신이 없다. 마치 처음 네트워킹 한 것처럼 친구들이 어떠한 여름을 보냈는지 취업 관련 정보를 알아내려고 서로 바쁘다. 필자의 경우 프랑스 퐁텐블로 캠퍼스에서 싱가포르 캠퍼스로 이동했는데, 친한 친구들도 같이 이동을 했었고 또한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프랑스어를 배워본 적이 있었기에 낯설기보다는 굉장히 설레었다. 싱가포르 캠퍼스는 여전히 깨끗했고, 싱가포르는 여전히 더웠다. 처음 2주를 보내고 필자가 끝없이 이야기한 것은 식사 옵션이다. 퐁텐블로 캠퍼스의 경우 식사 시간 빼고 바게트 샌드위치가 전부인데, 싱가포르는 조금만 나가면 한국 식당부터해서 없는 게 없었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백종원 선생님의 본가가 있다). 필자에게 싱가포르의 삶은 마치 천국과 같았고, 덕분에 필자의 몸무게도 동시에 늘어가는 게 느껴졌다.


학교 근처에 호커센터만 3개인데 언제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시아 음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집들이 존재하는 싱가포르
싱가포르 하면 맛좋은 칠리크랩 아닙니까
늦은 시각에 곱창 전골도 먹을 수 있답니다


자 이제 게임을 시작해볼까

P2 때 경험했던 인턴십 취업기간이 준비과정이라면 이제는 진짜다. 이번에 취업을 하지 못하면 졸업까지 고생할 것들이 눈앞에 아른거려 모두들 긴장한 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들 칼을 갈고 돌아온 것들이 느껴졌고, 모든 학생들이 더 적극적이게 되었다. Full-time 취업기간이 시작되면 강의가 많지 않다. 물론 학생들이 결국 결정하는 것들이지만 대부분 P4는 최소한의 강의만 듣는다. 그리고 남은 시간들을 네트워킹, 이력서, Cover letter 쓰기 등에 주력한다. 물론 인턴 준비를 하면서 이미 준비된 문서들이지만, 각자들이 원하는 회사에 맞춰서 다시 한번 업데이트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디서 일하지?

사실 필자의 목표는 아시아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다른 것보다 필자는 유럽에서 살아본 적이 있기 때문에 크게 미련도 없었고, 음식도 아시아 음식을 더 좋아하고,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살고 싶지도 않았고, 겨..ㄹ혼도 해야 하고 (사실 이 선택을 처음 했을 때, 커리어적인 큰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살아보며 네트워킹을 하다가 느낀 건데, 커리어 적으로 싱가포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인터넷 회사 아시아 본사가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어서, 본사와의 업무를 하며 커리어를 쌓기도 좋다. 또한 아시아 시장이 워낙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외에도 홍콩과 한국도 생각을 했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본 것들이 - (1) 어떤 커리어 옵션이 있는지, (2) 연봉 (각 나라의 세금이 얼마 정도 되고, 생활 비용은 얼마 정도가 되어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가 되는지), 그리고 (3) 외국인으로 살아가기에 어떠한 환경인지도 고민을 했다. 특히 이 당시 각국의 친구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인시아드의 장점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관심 있는 나라가 있다면 해당 국적을 가진 친구와 커피 마시면서 물어보면 된다. “너희 나라 밥 맛있어?” “너희 나라 세금은 얼마나 돼?” (필자는 굉장히 단순한 질문들을 많이 했다). 그렇게 나름의 리서치를 마친 후에 결론을 내린 곳은 아래와 같다.


싱가포르의 명물인 마리나 베이 샌즈 
그 주변 역시 너무나도 아름다운 싱가포르
세상 깨끗한 싱가포르


1. 싱가포르 - 평생 한 번도 생각 안 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너무 매력적인 국가!

IT 기업 아시아 본사가 웬만하면 모두 싱가포르에 위치함. 아시아 시장을 배우고 경험하기엔 최적의 장소

치안은 전 세계에서 1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나라 (가족과 살기 굉장히 좋음)

주말에는 10만원 이내로 비행기 타고 갈 수 있는 곳들이 푸껫, 발리,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한국도 6시간 이내로 갈 수 있다는 장점

세금은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 (진짜 낮다)

외국인이 살기에 가장 좋은 나라 탑 3에 꼭 꼽히는 국가. 그리고 한국인들을 정말 좋아하신다

인시아드 출신의 친한 친구들 역시 여기에 너무 많이 남기에 친구들도 많다는 장점


여름마다 즐겨 갔었던 양양
한번 갔다가 완전 마음에 들었던 전주 한옥마을
광양에 있는 계곡에 가서 시켜먹었던 닭백숙
외국 나가면 가장 생각 나는 회
특히 가장 먹고 싶은 참치회


2. 한국 - 아름다운 우리나라!

아무래도 최대 장점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다는 점 

한국은 익숙하고 재밌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연애도 해야지. 외국에 있다가 평생 혼자 미우새 볼까 봐 무섭다

아쉬운 점은 워라벨과 필자가 관심 있는 회사에서의 포지션 (e.g., Product Manger)이 많지 않다는 것?


아름다운 테이트 모던의 카페
테이트에서 걸어가는 아름다운 길
필자네 회사의 오피스에서 보이는 전망
사람 북적 거리는 리버티 앞에서


3. 런던 - 축구보고 맥주 마시고 피시앤칩 먹고!

런던에서 학교를 다녔기에 아직도 친구들이 많다 - 한국인 + 외국인 모두 꽤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세계적인 대도시이다 보니까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 (특히 필자가 관심 있는 인터넷 회사들)

단점은 꽤 있었다: 세금 높고, 집값 비싸고 (돈 모으기 힘든 나라다), 한국이랑 멀리 산다는 것도 좀 걸리는 점


우선은 이렇게만 정했다. 학교에서는 한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곳들을 생각해보라고 했는데, 그냥 필자가 살아보고 싶은 곳에서 사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결정했다. 참고로 현재 필자는 전혀 다른 곳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리스트는 아직도 변하지 않았고 추후 Rotation을 해야 할 때 세 군데를 노려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Rotation 관련해서는 아마존 편을 새로 시작하면서 다뤄보겠다).


어떤 회사에 지원하지?

이 전 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겠지만 필자는 가고자 하는 산업군이 확실했다 (컨설팅에 홀려서 준비하기도 했다). 필자는 인터넷 테크 기업들에서 Product manager 일을 하고 싶었다. 이유는 딱히 없었지만 뉴스를 봐도 그런 업무들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서 일을 하기 전까지는 테크 기업에는 어떠한 포지션들이 있고 그 포지션들이 담당하는 일들을 전혀 알지 못 했던 것 같다. 아마도 테크 기업에서 일을 하지 않는 이상은 정말 확실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부분인데, 이 역시 추후 간단하게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그렇게 필자가 목표로 한 회사들이 아래와 같이 있었다:


1. 테크 기업

Facebook: 그렇다. 필자는 인스타그램 참 좋아한다

Amazon: 그렇다. 이 당시 아마존이 가장 핫했다. 여름방학에 홀푸드 인수에 성장률이 깡패였던 시기

Apple: 그렇다. 에스맨 출신이지만 맥북이랑 아이폰 썼다 (현재는 갤노트로 바꿨다)

Google: 그렇다. 필자는 유튜브 매일 1시간 정도 보는 것 같다

Microsoft: 마소 CEO를 너무 좋아한다. 새로운 비전을 가져와 정착시키는 것을 보면서 크게 감명받았다


2. 컨설팅 기업

MBB: 맥킨지/베인/비시지. 그렇다. 인턴 지원시기에 경험이 인상 깊어 세 군데도 지원해봤다. 특히 베인 싱가포르의 경우 진짜 팬이 됐다. 가족 같은 분위기로 개인의 성격과 핏을 가장 중요시하는 베인은 지인짜 너무 좋았다. 여기서 일하면 힘들어도 할만하겠다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만나본 모든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가장 친한 친구들이 대부분 여기에 입사했는데, 필자의 경우 최종 면접에서 수학을 크게 말아먹어서 당당하게 떨어졌다 (추후 다루겠다.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필자가 목표로 한 회사들은 이게 끝이다.

그렇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필자는 은근히 깡패 스타일이었다. 이전 글들에서 회사들은 많이 지원하는 게 좋다고 해놓고 정작 필자는 원하는 회사만 지원한 것 같다. 게다가 페이스북과 구글의 경우, MBA 지원을 따로 받지 않았기에 정말 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중에서 한 군데가 되었으니까 망정이지 지금 돌이켜보면 끔찍하다. 이런 실수하지 말고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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