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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강 Oct 18. 2018

MBA 32. INSEAD - 아마존 설명회

"14 leadership principles, 14, 14, 14"

*최근 글이 올라가고 3일 만에 1,000분이나 읽어주셨네요. 회사에서 하루 종일 글 쓰다가 퇴근해서 평일엔 글 쓰는 게 조금 버거운데 급 힘이 나서 쓰고 자려고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나는 유노윤호다!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된 아마존 @아마존 스피어


열심히 네트워킹을 하고 나서 얼마나 지나서였을까, 그들이 돌아왔다.

지난 여름 필자에게 탈락의 슬픔을 안겨줬던 회사. MBA 학생들을 사랑하고, 업계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테크 회사. 인턴 설명회 때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 했던 그 회사. 아마존이 돌아왔다.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다시 마주한 아마존은 프랑스 캠퍼스 대비 작은 설명회를 열었다. 아무래도 프로그램 자체가 EU MBA leadership program이다 보니까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캠퍼스 장소가 지원서를 내고 취업 프로세스를 진행하는데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으니 참고 바란다.


우선 인턴 설명회 때 마주했던 아마존에 대한 기억이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아마존의 외부 이미지는 좋지 않다. 아니 굉장히 안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구글 하면 "Don't be evil"이라는 유명한 문장이 떠오를 정도로, 구글은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이건 악마 같은 짓이야!라는 말이 나오면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더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필자가 이 전에 읽었던 구글 서적은 말해줬다 (궁금하다. 조만간 알아보겠다). 반면 아마존의 경우 기존 산업을 무너뜨리는 회사, 일하기 힘든 회사 (유튜브에서 많이 다뤄지는 내용이다), 한국 대기업과 같은 조직문화를 갖고 있고 오래 근무하기 힘든 회사 등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다. 그렇기에 필자도 처음 아마존을 마주했을 때 약간의 편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인턴 설명회를 하러 오신 분이 잘난 척이 조금 있어서, 학생들 사이에서 더 안 좋게 비쳤던 것도 사실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프랑스 국적의 Operation Director가 방문했다. 아마존을 오래 다니신 분은 아니셨고, 기존에 자동차 산업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아마존에서 자동차를 팔기 위해서 오셨나 그랬던 것 같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부분으로는 그는 굉장히 마초적인 느낌을 갖고 있었다. 첫 번째로 진행했던 설명회는 "How to do an Amazon interview". 말 그대로 지원하고 나면 인터뷰를 곧 보게 될 건데, 아마존이 질문할 내용들은 이런 것들이고 우리는 이러한 스타일의 답변을 기대할 거야 라는 식의 세션이었다. 그 중 아쉬운 것은 그곳에 방문했던 학생들이 마치 전부 아마존을 지원할 것처럼 말했던 (조금 기분 나쁠 수 있는 어투로 말했다) 그 분의 모습도 아쉬웠고, 한 명의 학생을 무대로 초대해서 질문을 하고 답변에 듣고 지적하는데 (지적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조금 무례했던 것 같다) 살짝 보기 그랬었다. 이 때 필자와 굉장히 친한 친구가 손을 들고 무대에 나가서 가상 인터뷰를 봤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굉장히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점이 부족하고 저런 점이 부족해. 나라면 이런 방식으로 할 거야 라고 하시면서 예를 드는데 사실 우리가 보기에는 오히려 더 별로 였던 답변들이었다. 그래서 친구들 중에서도 실망감을 가지고 돌아간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필자 포함).


그 다음에 진행된 것은 대형 설명회였는데, 많은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 정도의 규모는 MBB, 구글, 그리고 아마존이 방문했을 때만 나올 정도였는데, 그 설명회는 되려 괜찮았던 것 같다. 이때까지 아마존이 지나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들에 대한 설명, MBA 학생들이 취직이 될 경우 하게 될 일들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특히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14가지 리더십 원칙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다. 이 원칙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회사마다 다양한 원칙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도 아마존도 그들이 믿고 있는 원칙이 있는데, 바로 14 Leadership Principles이다. 아마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들어봤을 수도 있고, 관심이 없지만 추후 지원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인터넷에서 쳐보고 정독하기를 바란다. 아마존은 이 원칙으로 만들어진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 원칙이다. 막상 학생의 입장에서 처음 바라봤을 때 "아 뭐야, 회사마다 저런 거 없는 회사가 어딨어. 막상 말만 저렇지 입사하고 일하기 시작하면 저런 거 쳐다보지도 않아"라고 대부분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현재 아마존이 지금의 아마존이 되기까지 어떻게 보면 이 원칙이 잘 규정되어 있었고, 조직 전체가 열심히 믿고 따라왔기 때문에 지금의 아마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원칙들은 굉장히 다방면으로 사용되는데 몇 가지 예로는:


Recruitment - 인터뷰어들은 2가지의 원칙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원칙과 관련된 질문을 하게 되는데, 지원자가 이 원칙을 얼마나 이해하고 원칙에 맞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Performance review - 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너는 어떤 원칙은 잘 하고 있는데, 이러한 원칙에 대해서는 조금 부족한 거 같아. 이런 식으로 발전을 하면 좋을 거 같아.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한다.

Decision making - 회사에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결론에 도달하기 힘들 때 다시 한번 이 원칙들을 펼쳐본다. 아마존의 경우 Customer obsession을 가장 중요시 하기에 자주 사용되는 원칙인데, 그 것 외에도 모든 결정의 기반에는 이 원칙들이 있다.


필자의 경우 인턴십 지원을 할 때 이 원칙들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게 가장 큰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원칙에 대한 경험들에 대해서 준비를 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몇 가지 원칙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본인 마음대로 해석했던 것도 문제였다.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런던 오피스.  15층에 있는 스카이 라운지에서 근무를 할 수 있다 @아마존 런던오피스
처음 물건을 사고 나올때 혹시라도 내가 도둑질하는게 아닌가 마음이 조마조마 했던 @아마존 고
시애틀의 랜드마크가 된 아마존 스피어 앞에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작은 계단이 마련되어 있다 @아마존 스피어


그렇게 여름이 지났고, 필자는 아마존 인턴십을 하고 돌아온 친구들을 붙자고 다양한 이야기를 물어봤다. 특히 필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그럼 점심은 보통 뭐 먹어?", "퇴근은 몇 시즘에 해?", "부서 사람들은 어때?", "일은 재밌어?" 등등 다양한 질문들을 물어봤었는데, 막상 일을 하고 돌아온 친구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특히 인턴십을 하고 나서 오퍼를 받은 친구는 거의 대부분 오퍼를 accept하고 아마존에 입사 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필자가 갖고 있는 편견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그 덕분에 이번 풀타임을 위해서 조금 더 칼을 갈면서 준비를 했다.


P4 때 다시 만난 아마존은 이 전보다 커져있었다.

주식을 갖고 있던 사람들을 부자가 되어 가고 있었고, 홀푸드 인수를 끝낸 후였고, 2017년 트럼프보다 더 많이 언급되었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회사였다. 싱가포르 캠퍼스에 방문한 분들은 humble 하고 훨씬 gentle한 분들이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아마존 Prime을 준비하는 팀과 AWS 팀이 방문해서 설명회를 열었다. 대부분 아는 내용이라서 딱히 새로운 것들은 없었지만, 최근 아마존의 행보와 여름 인턴을 하고 돌아온 친구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아마존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은 더 많아졌다.


채용 프로세스?

필자가 기억하는 것 중에서 특이한 점으로는 아마존의 채용 프로세스이다. 필자의 학년부터 새로운 simulation 테스트를 도입했는데, 마치 아마존 직원이 된 것처럼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했을 때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지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다. 약 1시간 반 동안 이뤄지는 이 테스트는 무엇을 걸러내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원한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통과했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학생들은 인터뷰를 보게 되는데, 총 4-5명의 인터뷰어와 각각 30-45분 정도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먼저 1차 인터뷰를 2번 back-to-back으로 진행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통과되는 사람들의 경우 2차 인터뷰를 2-3번 back-to-back으로 진행한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다른 테크 기업 혹은 컨설팅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거는 얼마나 빠르게 이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것이다. 아마존의 경우 1차 인터뷰를 30분짜리 2개를 진행하고, 그 날 저녁 연락을 바로 준다.


수고했어. 인터뷰 되게 잘했고, 사람들은 너에게 이러한 피드백을 줬어. 너 이제 2차 인터뷰 봐야 하니까 내일 아침 10시까지 올 수 있어? 응 내일 보자.

응? 갑자기?

이렇게 준비할 새도 없이 바로 최종 인터뷰로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 날 바로 최종 인터뷰들을 진행하고 나면 그 날 저녁 인터뷰어들이 만나서 debrief를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결정이 난다고 하니 정말 2일이면 채용 프로세스가 끝나는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경우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도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2일 만에 끝난다는 게 사실 약간 황당하기도 했다 (물론 2일 만에 오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취업 준비생으로 이만한 게 없었다). 이러한 채용 방식을 보면서 정말 특이한 회사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이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보니까 이해가 갔다. 아마존은 사람들 시간 낭비하는 거 싫어하는 회사다. 아마존 14 리더십 원칙들인 "are right, a lot"이나 "biased for action"에서 볼 수 있듯이 리더들은 옳은 선택을 자주 할 것이라고 믿고 그런 선택을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니 굳이 이 사람을 붙잡아 두고 끝없이 재보는 거 보다는, 본인들이 믿고 있는 기준에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체 없이 오퍼를 주고 채용해간다. 물론 그만큼 막 오퍼를 주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에서 믿고 있는 이 원칙들에 잘 부합한 인재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항상 재직자 능력을 고려했을 때 상위 50%에 들 수 있는지를 비교해서 채용을 한다.

  

프랑스에서 같이 살던 하우스 메이트이자 ex-아마조니안에서 post-MBA 아마조니안이 된 친구 @아마존 스피어


EU MBA Program은 무엇일까?

3년짜리 프로그램으로 1년 반 동안의 근무를 한 다음 다른 포지션으로 로테이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회사에서 관리하는 MBA 학생들을 위한 fast track 코스이다 (하지만 이 역시 본인의 능력에 따라서 fast track이거나 그냥 track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에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 필자의 경우 자연스럽게 유럽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다. 유럽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게 되면 유럽 국가 중 본인이 가고자 하는 국가를 선택해야 하는데, 유럽 본사는 룩셈부르크에 위치해 있고 영어로만 근무할 수 있는 곳은 사실 영국밖에 없다. 그렇기에 필자는 룩셈부르크와 영국만 써서 지원을 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으로는 MBA 학생들을 위한 전용 training 프로그램들도 있고, 주기적인 네트워킹, 그리고 반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로테이션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았다. 실제로 인시아드 출신 선배분들 중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마존에 잘 적응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케이스도 많았기에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입사하기 전에 구글코리아에 계시는 선배 분과 점심을 먹는데 (구글코리아에 멍게비빔밥이 나와서 감동) 그 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MBA 졸업 후에는 MBA Program이 있는 회사에 취직하는 게 최고야. 회사에서도 더 인정해주고 또 관리를 받을 수 있어서 커리어를 쌓는데도 도움이 될 거야.

아직까지는 필자는 이에 대한 큰 동의를 하지 못 하겠다 (술 먹는 이벤트 몇 개 있었던 거랑 런던 트레이닝 하나만 빼고... 아 나쁘지 않네). 하지만 분명히 두 번째 로테이션을 하고, 이 프로그램을 졸업하게 되고 나서 얻게 되는 장점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말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위에서 설명한 채용 프로세스의 경우 MBA 학생들이 MBA 교육 과정 중에 진행하는 프로세스이다. 만약에 졸업 후 지원을 하게 된다면 필기시험이 추가될 수도 있고, MBA가 아닌 Software Development Engineer로 지원하면 functional interview가 추가될 수 있으니 이 점은 참고 바란다.


풀타임 설명회가 끝났다. 지난번 잘못한 점을 다시 한번 곱씹으며 지원서와 인터뷰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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