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서부터 다시 차근차근"
* 지인들 결혼식이 4개가 2주 동안 있어서 한국을 다녀오느라 오랜만에 업데이트합니다. 8개월 만에 귀국한 건데 역시 한국이 좋네요. 미세먼지가 많이 심해졌던데 모두들 마스크 끼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최근 들어 레쥬메를 볼 일이 많았다.
전 직장 상사 분의 이력서부터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분의 이력서를 읽으면서 필자가 자주 했던 피드백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MBA 지원, 취업 지원용으로 사용되는 이력서는 당신의 얼굴이다. MBA admin이나 company HR team 모두 가장 먼저 집어 드는 것은 학점/GMAT이 아닌 레쥬메이다. 이 전에도 언급한 것과 같이 1분 정도의 시간을 소요해서 빠르게 스캔하고 이 사람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혹은 뽑고자 하는 인재풀에 얼마나 가까운지 첫인상을 얻게 되는 매개체이다. 그러므로 다른 시험 점수나 에세이도 중요하지만 레쥬메만큼은 perfection에 가깝게 가져가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1. 쉽게 쓰자
당신의 레쥬메를 집어 든 사람이 누구든지 레쥬메를 읽는데 막힘이 있으면 안 된다. 문장은 짧아야 하고 단어는 단순해야 한다. 아마존에서 다양한 글을 쓰면서 느끼는 건데, 쉬운 글로 본인이 했던 일을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렵고도 좋은 글이다. 특히 다양한 산업군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레쥬메를 보면서 느꼈는데, 비전문 분야의 단어들을 읽다 보면 레쥬메에 관심이 뚝 떨어진다. 어려운 단어 혹은 그 산업군 전문 단어를 썼을 때, 독자가 고심하면서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독자가 누가 되었든 간에 스킵하고 다음 bullet point들로 넘어간다. 가장 자주 보였던 흔한 실수로는 acronym 남용이었다. 지나가는 분을 붙잡고 물어봤을 때 알아들을 정도의 acronym이 아니라면 쓰지 말아라 (치맥 급은 되어야지). 생각보다 당신의 레쥬메를 읽을 사람들은 해당 산업군에 대한 전문성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나쁜 예로 필자가 LED 연구 개발을 하면서 빛 투과율을 개선했다고 치자. 그럴 경우 굳이 필자가 어떤 LED type으로 변경을 했는데 (비전문인의 경우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도 못 하고 관심도 없다), 이게 구조상 어떠한 이유로 상승되었다에 집중하기보다는 간단하게 A, B, C와 같은 연구를 진행해서 그 결과 제품 performance가 ABC% 상승했다 라는 식으로 글을 적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2. 나나나
내 이력서다. 내가 한 것을 적는 것이다. 내가 뭘 했는지 고민하자. 은근히 많은 분들이 팀 프로젝트를 적으면서 팀이 달성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팀원 단위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게 이상한 것들은 아니지만 그 중 본인이 한 일에 대해서 자세히 적자. 포맷은 항상 STAR (Situation, Task, Action, Result)의 형식을 가져가되, Action과 Result에 대부분을 할애하자. 예를 들어보면 여름에 필자의 제품을 이태리와 스페인 론칭을 한 적이 있다. 이 부분을 레쥬메에 적어야 한다고 고민해봤을 때 이런 식으로 적지 않을까 싶다 (수치, 내용 전부 대충 지어낸 것들이다).
Launched the automatic invoicing service in Italy and Spain by coordinating A, B, and C to enhance the logic to comply with the tax regulations; re-designed the registration process by iterating ideas with the UX designers and made decisions based on the Seller behavior studies; the launch resulted in 123K invoices to be generated from 123K Sellers, which increased the B2B market share up to XX% OR the fee revenue by 123%
잘 적은 글은 아니지만 적어도 독자가 읽고 얘가 이 론칭을 위해서 이런 업무들을 했구나, 누구랑 일했구나, 어떤 부분에서 ownership을 가지고 갔구나 라는 설명은 필요하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다른 합격자들의 레쥬메를 봐도 jaw dropping 할만한 성과가 있는 친구들은 많지 않다. 다만 본인이 했던 일이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적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포맷의 중요성
많은 분들이 상당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은근히 많은 개선이 필요한 레쥬메들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워드로 작성할 때에는 테이블을 만들어서 (최종적으로 무색으로 변경하고) 학교 이름은 bold로 할 것인지, 년도는 오른쪽 끝 정렬로 할 것인지 결정하자. 어떻게 보면 이러한 통일성이 부족한 레쥬메를 보면 프로페셔널 함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조금 예민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수많은 레쥬메를 읽어보다가 포맷이 잘 갖춰지지 않을 경우 무의식적으로 마이너스 점수가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필자와 주변 사람들은 그렇다). 각 분야에서 잘하시는 분들이 지원을 하는 과정인 만큼 기본은 완벽하게 하자.
4. 풀타임 vs. 인턴십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게 적었던 것 같은데 풀타임 경험은 WORK EXPERIENCE에, 인턴십 경험은 OTHER EXPERIENCE로 따로 가져갔으면 한다. 물론 인턴십 기회가 가볍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MBA를 지원할 경우 다년간의 업무 경력이 있을 텐데, 몇 달의 인턴십과 동일하게 분량을 할당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 것 같다. 최대한 인턴십은 간단하게 1줄로만 정리하고, 풀타임에서 했던 업무나 성과에 대해서 자세히 적어주자. 벌써부터 본인의 이력을 적기에 1장은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더욱 그럴 것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리고 그럴 경우 항상 풀타임 경력은 살리되 인턴십 경험들은 삭제되어 나갈 것이다.
5. What should I put on the bullet points?
과거 경력을 적을 때는 전략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테크 회사 마케팅 포지션에 지원하는 것이라면 job posting에 적힌 requirement나 position information에 나온 부분에 맞춰 이 전에 내가 했던 경력이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롤에 어떠한 도움을 줄 건지 직/간접적으로 흘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MBA를 지원할 경우, 너무 업무에 대해서만 적지 말고 조금 더 큰 그림을 보자. MBA에서는 지원자들을 평가할 때 중요시하는 게 학교마다 다르다 (학교 사이트 가면 인재상 같은 내용이 많이 언급되니 확인하기 바란다). 그런 다음에 학교에서 중요시하는 부분들을 하나씩 적어주는 게 좋다. 예를 들어서 프로젝트 A에서 내가 보여준 것이 Project management 스킬이라면 다음 프로젝트 B에서는 problem solving, 그리고 프로젝트 C에서는 leadership을 보여주는 글을 적어주는 것이다. 굳이 이렇게 까지 고민을 해야 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는 추후 당신의 인터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 결국 인터뷰에서 물어보는 내용들이 "너 전 직장에서 리더십 사례를 보여준 것에 대해서 설명해줘", "너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적이 있다면 그 이야기 좀 해줄래?"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brainstorming을 해서 전략적인 이력서를 가지고 있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 MBA 레쥬메 이후로 가장 많이 변경된 점으로는 (i) Product management 쪽으로 지원을 하게 되면서 연구개발 시기 이 부분을 많이 부각했고, (ii) MBA 인턴십을 추가하고 대학생 인턴십을 제외했고, (iii) 전체적으로 Result부분을 더 자세히 적었다 (최대한 수치를 자세하게 적었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로 적으면 안된다!) 필자가 한 일들이 회사에 이러한 임팩트를 줬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 이력서는 본인의 얼굴이기 때문에 필자의 생각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그에 확신이 있다면 밀고 가기 바란다. 필자가 적은 내용들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지만 이는 확률적인 팁이지 절대적인 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