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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story Oct 31. 2017

재미있는 논문 이야기 (11)

선행연구 검토

Episode 7 (선행연구 검토)


선배하고 논의하기


아무래도 남의 논문을 요약하는 것이 선행연구 검토는 아닌 것 같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진우형한테 가서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진우형... 나 이번에 듣는 과목에서 조별 과제가 점수가 잘 안 나오는데, 다음 주 숙제로 내야 하는 선행연구 검토 부분도 전혀 감이 안 와서 좀 가르쳐주세요.”


진우형 입장에서는 학부 내내 술 마시고 당구치고 여자 만나러 다니던 후배가 못 마땅했겠지만, 대학원 들어와서 열심히 무언가 하겠다고 자존심 팽개치고 다가가니... 그냥 내치지는 않는다.



“너 영어는 되냐?” 대학원 들어오면서 영어시험 패스해야 하고, 시간마다 교수님들이 원서로 된 책들을 번역해오라고 하시니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읽고 사전 찾아서 번역하는 것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어떤 수업에서는 영어시간인지 전공 시간인지 헷갈릴 정도로 전공에 대해서 뭔가를 배우기보다는 영어 해석하기에 급급해 내용은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쫌 해요...” 자신은 없지만 기죽기는 싫어서 ‘그 정도쯤이야..’라는 투로 대답을 한다. 

“그럼 일단 네가 생각하는 주제와 관련된 영어 논문을 찾아봐” “SCI나 SSCI 논문들이면 더 좋고”. 

S.. CI??? SSCI가 뭐지? 가끔 신문에서 듣기는 했지만 정확히 뭘 SCI, SSCI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진우형은, “SCI 등에 속하는 논문들과 국내 논문들을 비교해서 차이점을 아는 게 중요해.” “우리나라 논문들도 잘 쓴 선행연구들이 없지는 않지만, 일단 내용의 충실성, 토론 및 논리에 대한 근거 제시 등의 세부적인 내용에서 SCI, SSCI 논문들이 훨씬 디테일해” “일단 여러 개 찾아서 국내 논문들의 선행연구와 비교를 해봐 뭐가 다른지” “그러고 나서 얘기해보자”


“우 씨.. 쉽게 하는 법좀 알려달라는 거지... 공부하면 된다고 얘기하는 건 누가 못해.” 투덜거리면서도 시키는 대로 영문저널 검색을 시작한다...


그런데...... 여전히 모르겠다. 그냥 쓰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Tip 10. 선행연구 검토의 순서 : 주제를 다룬 논문들의 소개 및 구분 - 내 주장의 논리적 근거 강화 - 반박논리의 소개를 통한 토론 - 반박에 대한 재반박 또는 합의 도출


우선, 외국논문(SCI, SSCI)을 포함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논문들에 있어 선행연구 검토의 과정을 설명해보기로 하겠다.

※ SCI(Science Citation Index), SSCI(Social Science Citation Index) 등에 관한 사항은 추후에 설명하기로 한다.
①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를 연구한 논문들의 소개 및 구분 → 주제와 관련된 논문들을 총망라해서 소개를 하되, 특징에 따라 구분 짓는다. 이때는 각 논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한 group의 논문은 이런 것을 연구했고, 다른 group은 이런 것을, 또 다른 group은 이러이러한 것을 연구했다”라고 나열을 하되, 특성을 구분 지어보자.

예를 들어, 사람들의 삶의 질(Quaility of Life)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도시나 거주 공간의 물리적인 측면을 강조한 group이 있고, 커뮤니티에서의 사람들과의 관계, 공동체 의식 등이 중요하다는 group, 개인의 소득이나 학력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group 등으로 구분해보자. 
② 내 주장의 논리적 근거를 강화 → 내가 왜 이러한 주장을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내 주장을 옹호하는 논문들을 앞에 보다 자세하게 소개한다. 

예를 들어, OOO의 연구에서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미국의 New York 시를 대상으로 주민설문을 통해 분석했는데, 도시나 공간의 물리적인 측면보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삶의 질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장했다. 또한 OOO, OOO 등이 유사하게 주민과의 친화도, 관계 등이 물리적 측면에 비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③ 반박논리의 소개를 통한 토론 → 내 주장에 반하는 주장들을 소개하면서 논문의 객관성을 담보하도록 한다.

OOO은 도시나 단지의 물리적 환경개선이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주민친화, 교류 등이 삶에 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OOO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소득과 이를 뒷받침하는 학력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④ 반박에 대한 재반박 또는 합의 도출 → 반박논리에 대한 재반박 논리를 마련하거나 최소한 합의를 도출하도록 한다. 

OOO이 얘기한 바와 같이, 도시나 단지의 물리적 환경개선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물리적 환경의 개선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면, 왜 그러한 정책을 실행하겠는가? 그렇지만, 물리적 환경의 개선은 생활에 있어 편의성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이 큰 반면, 프라이빗한 공간이 초래하는 사람들 간의 접촉의 제한,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타성 등이 커지게 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OOO이 논의한 바 있다. 

OOO의 주장에서는 근본적으로 삶의 질이 재산의 크기나 학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의 질이나 행복 등이 ‘가진 것’에 의해 좌우된다면,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네팔의 주민들이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실제로, OOO은 재산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진 자’들은 오히려 스스로 생각하는 삶의 질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OOO은 사람들과의 교류공간의 확대,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이 삶의 질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인 것을 밝혀내었다.

물리적 환경의 개선이나 사람들의 기본적이 재력이나 학력 등이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최근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교류하고 나누며, 트렌드 리더들이 가는 장소가 핫플레이스로서 인기를 끄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혼자라는 소외감을 떨쳐내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경우, 삶의 질은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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