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롥호롞 Feb 14. 2020

이상형을 내게서 발견할 때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드러운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예술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예술에 관심이 있고 또 하고 싶기 때문이다. 강한 사람이 이상형인 사람은 내가 강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며, 섬세한 사람이 이상형인 사람은 내가 섬세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탈무드에는 ‘매력적인 남자에게서는 여성스러움이 있고 매력적인 여자에게서는 남성스러움이 있다. 태초의 인간 안에는 남성스러움과 여성스러움이 모두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즉 우리가 성별이 다르기 때문에 느끼는 매력조차도 우리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이성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게 있으나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남성스러움이나 여성스러움에 이끌려 남자나 여자에게 이끌린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즉 내가 여자라면 내 안에 있는 남성스러움과 동일한 특징을 가진 남성에게 이끌리고, 내가 남자라면 내 안에 있는 여성스러움과 동일한 특징을 가진 여성에게 이끌린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본질적으로 자신에게 이끌리며 이성에게서 나를 발견하기 때문에 나다움을 가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 사람에게서 나를 발견하기 때문임을 아는 사람은 내가 이성에게서 매력을 느끼는 특징들을 자신에게서도 발견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지만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를 오롯이 상대방에게서만 발견하는 이들은 ‘내게는 그런 게 없어’, ‘난 그런 건 못해’라고 여긴 채 그런 특징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서 내 필요를 채우고자 한다. 일종의 대리 만족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끌리는 특징들을 자신에게서도 발견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과 내가 끌리는 특징들을 갖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타인을 통해서만 필요를 채우고자 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전자는 상대적으로 덜 의존적이고, 평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후자는 상대방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며, 끌려 다니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특징들을 상대방에게서만 아니라 자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지만 내가 매력을 느끼는 특징들을 내게서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오직 상대방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없으면 아쉬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라는 것은 자신을 특별하고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아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내가 이성을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자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런 특징을 갖고 있는 상대방만이 아니라, 그런 조건을 갖고 있는 나 또한 중요하게 여길 것이고 또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마냥 끌려 다니지 않고 좀 더 평등하게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내가 매력을 느끼는 특징들을 다른 누군가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사람보다, 자신에게서도 내가 매력을 느끼는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만나고 싶어 하는 유형의 사람을 좀 더 쉽게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있어서 이해와 공감을 기대하면서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들을 자신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이상형에게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고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져서 좀 더 호감을 얻기에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되어가는 것은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일종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이다. 


우리는 맘에 드는 이성과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 ‘난 너를 이해할 생각이 전혀 없고, 너에게 전혀 공감할 수도 없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는 너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고, 너에게 충분히 공감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심사, 좋아하는 취미, 좋아하는 가수나 좋아하는 음식 등에서 나와 네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어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대상과 사랑하는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맘에 드는 이성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공통점을 1도 찾을 수가 없고, 서로 맞춰가려는 노력이나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면 ‘이 사람과 만나도 사랑받을 수는 없겠구나’라고 느끼게 되어 사랑하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내가 이성에게서 매력을 느끼는 조건들이 내게서도 나타나게 된다는 것은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나는 너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우리가 직업, 환경, 가치관이나 성격 등 어느 정도 비슷한 사람끼리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너무 다르다면 사랑하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모습을 내게서 발견하고 그런 사람이 되어간다면 내가 원하는 특징을 오직 상대방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이상형을 만날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의 특징들이 내게서도 보인다면 수십 번의 소개팅을 통하지 않아도, 훨씬 쉽게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과 만날 가능성을 올려주게 될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나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령 외적으로만 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고, 내가 좋아하는 신발을 신었으며, 내가 좋아하는 머리 스타일을 하고, 내가 선호하는 브랜드의 향수를 뿌린 사람을 만난다면 이름도 나이도 모르고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아 이 사람은 나랑 좀 통하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의 특징들이 내게서 나타나게 된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를 볼 때 ‘얘는 나랑 뭔가 좀 통할 것 같아’라고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이상형의 모습들을 내게서 발견하고 그런 사람이 되어간다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의 눈에 띄게 될 가능성이 올라가게 되고 호감을 살 가능성이 높아지며 결과적으로 만나게 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상형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또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이상형을 만날 가능성 또한 올려준다면 나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이상형이란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