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롥호롞 Mar 06. 2020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유와 동일한 이유로 사랑받게 된다

내가 나에게 사랑받는 것과 맘에 드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과 맘에 드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가령 내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스타일을 가꾼다면 맘에 드는 이성을 꼬시기 위해서 스타일을 바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매력이 어필이 되는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또한 내가 나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취미를 갖는다거나 운동을 하거나 지식을 채워 나간다면 맘에 드는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 특별한 준비 없이도 충분히 매력이 어필되는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자존감이 낮은 사람보다 좀 더 사랑받기 쉬운 이유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 앞에서만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항상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중용에 따르면 군자 곧 괜찮은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만 괜찮아 보이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홀로 있을 때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홀로 있을 때의 자신이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서 홀로 있을 때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를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처럼 보이려고 해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여겨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홀로 있을 때의 내가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말이다. 


사람들 앞에서 괜찮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을 별로라고 여기고 있으면서도, 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홀로 있을 때의 나는 아무리 감춰도 티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자신을 매력적이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이 사람이 나와 더 가까워져서 내가 별로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쩌지?’, ‘혹시 내가 별로인 것이 드러나서 나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라며 불안해하기 쉬운 것이다. 


홀로 있을 때의 내가 아무리 감춰도 티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를 본다. 그렇기에 동일한 사물, 동일한 사람을 보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인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나이는 어떻고, 직업은 어떻고, 살아온 환경은 어떤지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것이 제각각 다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말하자면 내가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서 나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또 그런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외부로 드러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나쁜 남자 혹은 나쁜 여자에게서 매력을 느낀다면 나는 쿨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여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나쁜 남자’ 혹은 남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나쁜 여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살펴보면 ‘나쁜 남자’, ‘나쁜 여자’가 실은 그저 쿨한 남자, 쿨한 여자임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남녀관계에서 뭔가 예의는 있지만 질척대지 않고 딱딱 끊어줄 수 있는 쿨함을 갖고 있는 사람을 표현할 때 적당한 말로 ‘나쁘다’라고 표현한다. 


만약 우리가 나쁜 남자 혹은 나쁜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을 살펴보면 그들이 그리 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쁜 남자, 나쁜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막상 나쁜 남자나 나쁜 여자를 만나게 되면 끌려가기 쉬운 것이다. 나는 쿨하지 않은데 상대방은 쿨하니 말이다. 


만약 내가 쿨하다면 나는 그렇게까지 나쁜 남자나 나쁜 여자를 특별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쿨한 사람에게 쿨한 남자나 여자는 그냥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이 나기 쉬우니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쿨한 사람이 되면 나쁜 남자나 나쁜 여자를 그렇게까지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보다 쉽게 그런 유형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쿨한 것을 좋아하는 내가 자신에게서 쿨함을 발견하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면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쿨한 사람 혹은 쿨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훨씬 쉬워지게 된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내가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가 내게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나와 닮은 이성에게도 동일하게 매력적으로 여겨질 테니 말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어떠한 부분에 매력을 느끼고 어떤 유형의 이성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를 살피고 그와 동일한 것을 자신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면 나는 나를 사랑하게 될 수 있을 것이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유와 동일한 이유로 내가 맘에 들어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참조 

<대학, 중용 – 북경대 교수 황종원 옮김, 서책, p55~56>


매거진의 이전글 집 안과 밖에서의 차이가 작으면 자존감을 높이기 쉽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