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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TK Jul 02. 2017

당일코스로 즐기는 거제 외도

해운대가 지겨워지면 당일로 갈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

 부산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상하게도 부산에서 서쪽 해안인 가는 거제, 통영은 거리가 멀지도 않은데 쉽게 발걸음이 향해지지 않는다. 어릴땐 버스를 타고가면 2~3시간 걸리는 거리였고, 돈을 좀 들여 쾌속정을 타고가기엔 비용이 부담이 되던 곳이었다. 그래서일까? 거제, 통영은 부산에서 가깝다는 느낌은 있으나 머리속에 친숙한 지역이 아닌 것 같다.


 매번 가족들과 부산을 내려갔다가 해운대-송정-광안리만 구경하다가 매번 집에 신세를 지는 것 같아 이번에는 부모님과 함께 거제도를 가기로 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거제도에서 외도를 가는 유람선 출발하는 장소가 여러군데 나와 있었다. 거제도에서 외도를 왕복하는 유람선 종류가 총 7개가 있었다. 잘 찾아보면 부산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탈 수 있는 유람선도 있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타는 곳은 통영하고 가까운 곳도 있었다. 여행 일정에 따라 취사선택을 하면 될 것 같다.

 다대 유람선을 선택했다. 거제도를 들어와서도 상당히 더 들어오는 곳이긴 했지만, 해금강에서 가까운 곳인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대부분 해금강을 끼고 외도를 들리는 코스다) 오는길에 거가대교도 처음 타보게 되었고, 해상으로 연결되는 터널에 수심 몇m라고 표현되는 것도 신기했다. 애들한테 신기하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해저라고 하니 대형 수족관에 투명한 튜브처럼 물밖에 보이는거 아니냐고 물어본다. 사실 표지판이 보이지 않았으면 그냥 터널을 지나치는 것 같긴 하다.


 아침 일찍 부산에서 출발해서 다대항에 일찍 도착했다. 바닷가는 그냥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고 인터넷에 예매한 표를 찾고 외도 입장료를 낸 다음 여유있게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마침 터미널 바로 앞에 아침식사를 해주는 횟집이 있어 들어가게 되었다.

여러가지 메뉴가 있어서 생선구이와 해물된장찌게를 시켰다. 생선구이 종류가 뭔지 몰랐는데 나오고 보니 우럭이었다! 우럭을 구이로 먹는다는 상상을 해본적이 없었다. 살도 많고 뼈를 발라내기가 쉬워서 애들을 포함해서 온가족이 다 만족했다. 오히려 된장찌개를 괜히 시켰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인 아주머니는 생선구이가 메인인데 많은 사람들이 된장찌개를 아침에 찾아서 최근에 포함시킨 메뉴라고 한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꼭 생선구이만 시켜 먹어야 겠다.

위풍당당 우럭구이: 얼마나 큰지 꼬리를 쑤셔넣고 구워낸 듯이 꼬리가 접혀있었다.

외도는 2시간 30분 코스다. 거제에서 외도까지 왕복 1시간과 외도에서 구경하는 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되어있다. 외도를 도착하기 전에 유람선은 해금강을 먼저 지나가게 된다. 두개의 섬이 맞닿은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고 해금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건, 바다의 금강산을 뜻할 만큼 경치가 좋아서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십자동굴, 사자바위 등 유람선이 구석구석 장관을 연출하며 탑승객들의 눈을 호강시켜 준다. 정말 눈앞에 보이는 절경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도에 도착했다. 항구로 돌아오는데 90분 시간을 지켜달라는 선장님의 당부가 있었다. 외도는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길로 나눠서 섬을 한바퀴 도는 코스로 되어 있다. 동백림과 여러가지 아열대림이 조성되어 있고 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섬 내에 취식을 못하게 해서인지 섬도 아주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6월초 연휴긴 하나 월요일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홈페이지를 보니 1천 9백명이 넘게 방문했다고 하니 꾸준히 사랑받는 장소인 것 같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99294&cid=40942&categoryId=31931


외도 입구: 예전 이름은 외도 해상농원이었고 '보타이나'의 뜻은 '보타닉(식물)'과 '유토피아(낙원)'의 합성어라고 한다.

 섬 전체가 마치 영화 촬영장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찍은 반듯한 조경과 시설물도 좋았지만, 올라가는 길 사이사이에 보였던 열대림은 더 좋았다. 1969년 부터 정성스럽게 기른 희귀 식물과 1000여종이 넘는 식물들의 이름을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여기저기에서 느낄 수 있었다.

 90분동안 섬을 한바퀴 돌듯이 구경했다. 좀 더 여유있게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았을 만큼 섬 곳곳은 구경꺼리가 많았다. 도착하기전에 까페도 있었는데 거기 앉아 차 한잔 마시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구경객에 허락되지 않은 사치인 것 같았다. 대부분의 음료는 보틀에 담겨져 있었고 주문하자마자 바로 받아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두대밖에 정박할 수 없는 작은 항구임에도 선박이 오고 가는 것은 정확히 시간을 지켰다. 내가 타는 유람선도 단 1분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출발을 하였다.

이렇게 2시간 30분의 외도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장승포 근처에서 식사를 했다. '아수라'라고 하는 고기부추말이가 유명한 집으로 갔다. 그날그날 부추를 말아서 준비한다고 사장님께서 알려 주셨다. 보통 고기말이를 먹고 거기에 바로 된장찌게를 끓여주는게 백미라고 했다. 하지만 애들이 고기말이를 먹지 않는바람에 불고기를 추가해서 먹어보진 못했다. 음식과 찬은 아주 정갈했고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면서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사장님 덕분에 즐겁게 식사를 했다.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970488142




 거제도까지 왕복 5시간이 걸린 거리였지만, 오랜만에 가본 거제도는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통영까지 들렀다오고 싶었으나 그건 다음 여행지로 남겨두기로 한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으나 몇가지 추가했으면 하는 점은 세가지 정도이다.


 *트러블 1: 출발하는 선착장이 7군데이다보니 뭐가 차이인지 알기 어려웠다.
 *트러블 2: 섬 전체를 돌아보는데 1시간 30분만 구경해야 한다는게 아쉬웠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가기엔 시간이 짧았다.(2시간 30분 옵션 추가?)

 *트러블 3: 취식이 금지되어 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먹을것을 갖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로를 위한 에티켓이 필요하다.


 사전지식없이 무작정 가도 괜찮은 곳이지만, 사전 정보를 알고 싶다면 외도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ttp://www.oedobotan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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