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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TK Jan 10. 2021

어쩌다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했다

대타는 안타라도 쳐야 한다

1.

몇 년간 대부분 마케터들의 사업계획에 'DATA'와 '콘텐츠' 두 가지를 사업계획에 쓰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엔 DATA 이야기 좀 더 대세이긴 한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DATA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 마케팅을 하기엔 아름다운 시도와는 다르게 대가가 무척 크다.

콘텐츠에 비용과 시간이라는 많은 리소스를 투여하고 다른 마케팅 방법들과 효율을 평가한다면 접근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요즘 먹히는 용어인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 해킹' 접근으로는 하지 말아야 하는 방법에 가깝고, 만약 한다면 측정 방법이나 활용도도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CPC, ROAS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

Input 대비 Output이 확실한 방법들이 있는데 왜 이걸 해야 하나?

※정리가 잘 돼있어 가끔씩 열어보는 내용

https://bit.ly/2LcSOSI


2.

우선 '라이브 커머스' 보다는 '미디어 커머스' 이야길 먼저 하겠다.


쉽게 대답이 나오는 것이 브랜딩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미디어커머스'에는 '커머스'라는 말이 붙는다.

즉, 마케팅 행위를 통해 판매라는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커머스의 속성이 고스란히 들어가야 하는데, 커머스를 성공하기 위한 요소는 단순하다.


 1) 이런 상품이 있다(상품 소개 & 인지도)

 2) 상품을 둘러본다(구매 고려)

 3) 사고 싶다(결재)

구매 Funnel을 위에 언급한 방법으로 구성을 한다고 가정하면, 1),2) 번은 미디어 커머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반응 좋은 콘텐츠를 만든 다음, 콘텐츠에 반응을 보였거나 유사 고객을 타게팅해서 다이내믹하게 광고를 노출한다. 광고에 반응을 보인 고객은 제품 링크를 타고 들어와 구매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커머스가 백발백중 통하지 않는 이유는 3) 번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콘텐츠에 큰 공을 들이고 다시 전환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비용이나 노력을 쓰기 어렵다.
콘텐츠를 잘 만들면 잘 팔리는 거 아니야? 이런 말을 쉽게 듣게 된다.


모 대표님께서 콘텐츠에 대해 언급하신 이야기가 아직까지 머리에 남아있다.


"콘텐츠는 잘된 한 가지가 필요합니다. 매번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객 반응을 예상할 수도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아는 건, 여러 번 시도하다가 소위 말하는 '터졌다'라는 한 가지가 그때까지 '안 터진'걸 상쇄하는데, 그 폭은 효율 중심으로 보던 효과보다 훨씬 큽니다"


어려운 이유와 안 되는 이유를 찾으면 끝도 없겠지만 마음 한편에 기대하는 건 저런 게 아닐까?

특히 점점 복잡해지는 모바일 환경과 스마트 해지는 고객들께 콘텐츠 하나 잘 만들었다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스마트한 현업 마케터들 중에 부정적인 언급도 상당하다.

미디어 커머스로 꽤 잘하는 플레이어들이 있다.
SNS 중심으로 성공한 회사와,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상품기획을 해서 성공사례를 만든 경우도 회자된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을 잘 아는 사람들이 커머스를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 커뮤니티에는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점점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한다는 고백도 보인다. 콘텐츠 마케팅으로만은 계속 성장하기 어렵기에 마케팅에서 업무영역을 확대하라고. DATA관련 업무를 계속해서 스터디하고 실무를 꼭 해보라는 조언이 심심찮게 나온다. 콘텐츠가 중심이고 제작 중심의 회사 말고는 이 영역에 대한 기피??


3.

요즘 라이브 커머스가 핫하다.

시장 규모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20년에 3조 시장, 23년에 8조 시장이라고도 한다.
몇몇 라이브 커머스 관련 동영상과 기사를 리서치해보니, 홈쇼핑 매출을 23년 되면 따라잡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마 취급액과 매출액, 방송과 모바일 매출 등 기준이 달라서 정확한 비교는 아닌 걸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가파르다.

우선 진영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메이저 플랫폼 계열 - 네이버, 카카오
②라이브 커머스 전용 플랫폼 - 그립, 소스 라이브, VOGO 등
③자체 플랫폼 - 티몬 '티몬 라이브', CJmall '쇼크 라이브', CJ 올리브영 '올라이브'

④SNS 플랫폼 활용 - 유튜브, 인스타 활용


벌써부터 선택지가 4가지로 형성되어 있다.

많은 분석 자료, 기사에서 국내 라이브 커머스 대세는 '네이버'와 '카카오'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재밌는 건, 이커머스나 홈쇼핑 회사보다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력이 더 있다고 보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두 플랫폼 기본 사용자가 나머지보다는 압도적일 수밖에 없고, 여기에 진행하는 브랜드들이 할인, 혜택, 셀럽들까지 가세하면 효과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플랫폼을 구성하는 곳도 점점 늘어간다.

먼저, '브라이트코브'나 '샌드 버드' 같은 기존 플레이어들도 잘하고 있고, 라방이 글로벌하게 핫해지다 보니 'belive' 같은 곳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구축할 방법도 보인다.

https://be.live/


자체 라방 플랫폼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이젠 구축보다 트래픽이다.

'시청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기획해도 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 프로그램은 망한 거다.

자체 플랫폼들이 트래픽을 어떻게 해결할지 흥미롭다.

기존 사용자들이 어느 정도 탄탄하게 구성된 곳에서는 그 작업이 좀 더 수월할 것이다.
자체 상품의 경쟁력, 할인 + 프로그램의 기획/운영만 잘하면 될 거라 거대 플랫폼만큼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의 성과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트래픽이 부족한 곳에서는 어떻게 트래픽을 만들어 낼 것인가? 가 심각히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결국 트래픽을 다른 데서 사 오는 방법(네이버, 카카오, 인스타, 구글 등)을 써야 할 텐데, 요즘 온라인 광고비는 점점 더 올라간다고 봐야 하기에 셈법이 복잡해진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수수료를 주고 다른 라방 플랫폼으로 들어간다?


무겁다.

고민을 해도 트래픽이 늘어나지 않는다.


4.

고민은 나눠야 하는 법!

현직 마케터들과 '라이브 커머스' 이야길 나눠보고 정리한 내용이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보면,
첫 번째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좋다는 말을 들었다.
회사 내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으로 물건 판다고 하면, 해당 프로모션에 제품 제안이 꽤 많이 들어온고 한다. 특히 1시간만 할인해서 라이브로 판매하니 할인율도 꽤 세게 간다고 했다.
외부 커뮤니케이션도 트래픽을 몰기 좋다고 한다. 광고나 Push 소재로 활용해도 다른 소재에 비해 반응률이 좋은 편이라 클릭도 잘 나온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용이하다는 점.

기존에도 인플루언서와의 프로젝트가 없던 건 아닌데, 실제 매출로 연계하기가 어려웠다. 라이브 커머스는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비용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할 수 있는 채널들이 다양해지고 있고, 자체 구현에도 설루션이 있어서 비용이 많이 떨어진다고 했다.

 

부정적인 의견으로는 성과가 낮다는 점과 오퍼레이션 공수가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브랜드/상품의 인지도, 할인율, 셀럽 여부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길 들었다.
저 제품에 저 정도 할인율이면 왜 라이브 커머스를 해서 판매하는지, 기존 온라인 광고로도 충분히 목표 매출을 뽑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반품 때문에 고생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일주일간 반품된 수량과 해당 업무 처리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끝나고도 일이 끝난 게 아닌 경우가 있다고.


5.

이쯤 되니 '라이브 커머스를 지금 해야 하나요?'의 질문이 '지금 주식을 사야 하나요?' 급으로 더 복잡해졌다.


고민을 하던 중에 때마침 '소스 라이브'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게 되었다.

'펫피 베이식' 주력제품 3종을 준비했고, 마침 일산 케이펫 페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온라인 펫 박람회 콘셉트로 진행했다. 콘텐츠 기획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3가지 제품을 준비해서 진행하다 보니 제품마다 시간 안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생방송하는 동안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와 내용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였다.


①시간 안배: 매출 70% 차지하는 한 가지 제품 30분, 나머지 두 제품 소개를 20분, 마무리 10분으로 배정

②키워드: 상품평에서 좋았던 내용과 전시회 동안 고객님들이 주신 내용 정리


라이브 한 시간 전에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했다.
전시회 때 들었던 생생했던 고객 반응을 이야기해드렸고, 호스트님께서 무척 좋아하셨다.

혼자 대본을 보시고 정리를 하시더니 본방 15분을 남기고 갑작스럽게 말씀하셨다.


"저랑 같이 출연하셔야겠는데요?"


원래 이렇게 현장에서 계획되지 않게 종종 공동 진행을 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문가(?)로 갑작스럽게 투입되었다.


https://mall.saucelive.net/broadcast/15896

전문가는 키가 크데요...ㅎㅎ


6.

그래서 결과는?

트래픽이 높지도 않았고, 매출도 저조했다.
내부 직원들의 열렬한 격려(?)를 받았다.


끝나고 나서 느낀 점은,

①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 플랫폼, 호스트, PD, MD 등 인력들이 프로페셔널!!
②고객 수용성이 높아졌다 - 처음 보는 브랜드, 제품이지만 라이브를 보는 사람도 즐겁게 보고 구매까지 이어진다!

진행했던 라이브 영상을 몇 번 돌려 보았다.

아쉬움 속에 다음에 해야 할 액션들을 정리했다.

특히 예상치 않은 출연이었지만, 안타라도 치고 나온 건가?


해피앤딩으로 끝나진 않았지만 새드 앤딩도 아니었다.
앤딩이라는 느낌보단 스타트라인에 다시 서 있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Fin.


[홍보Time!] 하고 있는 일 소개

반려 앱 '펫피' 앱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앱다운 후 가입 시 추천인 코드 'PP00063'을 입력하시면 추가 포인트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www.petp.kr/

반려 생활 브랜드 '펫피 베이직' 브랜딩, 마케팅, 이커머스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petp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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