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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TK Jul 29. 2017

알쓸신잡 소개대로 춘천 돌아보기 #1

애니메이션 박물관, 토이로봇 박물관 그리고 닭갈비

 2~3년전 부터 금요일 밤에 TVN 예능을 보는게 일상이 되었다. 삼시세끼, 꽃할배, 윤식당까지 온 가족이 과자를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PD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다. 그런데 알쓸신잡은 이런 가족 이벤트로는 적합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우선 애들이 이 프로그램을 왜 보는지 모르겠다며 불평이다.(심지어 어서 끝나고 삼시세끼를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들의 수다를 금요일밤에 즐겁게 보기엔 몰려오는 피로를 이기지 못한다.

  두가지 연유로 저녁 본방을 포기하고 토요일 재방을 보기 시작했다. 보통 헬스장 러닝머신에서 걸으면서 맑은 정신으로 보는게 훨씬 재밌었다. 잡학박사들의 해박한 지식도 공감을 일으켰지만 돌아다닌 곳으로 여행을 가보고 싶었다. 지난주는 춘천 이야기가 나왔고 아침 재방송을 다 보고나자마자 "우리 오늘 춘천갈래?"라고 말을 꺼낸 와이프에 제안에 1초도 안걸리고 "그래 가자!" 라고 대답했다. 준비도 가볍게 하기로 했고 숙소도 정해놓지 않았지만 그렇게 가족 벙개같은 주말 춘천여행은 시작되었다.


│숙소 & 여행 코스 잡기

 12시경에 집을 나섰다. 집이 서울에서 서쪽인지라 강원도 방향으로 가게 되면 올림픽대로를 지나가는 시간이 큰 변수중에 하나다. 어정쩡한 시간에 나오긴 했지만 두시간 반이면 춘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숙박인데, 설마 방 한칸 없으랴는 생각에 몇개 숙박앱을 검색했더니 생각했던 가격대의 방은 가족용 방이 아닌데가 많았다. 이럴때 쓰는 방법!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숙박앱에 나오지 않는 숙소도 알아볼 수 있다. 적당한 가격대의 호텔 몇군데 전화를 해서 도청 뒤에 있는 세종호텔을 저렴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었다.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w_stay/w_stay_list.jsp


 여행 코스를 정했다. 첫날은 애니메이션/토이로봇 박물관 → 닭갈비 먹기, 둘째날은 막국수 박물관 → 책과인쇄 박물관의 일정으로 잡았다. 가족 여행상 애들이 편해야 모든게 편한지라, 첫날에 이 분들의 만족감을 주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였고, 닭갈비를 저녁에 먹기로 해 막국수 박물관은 다음날 가기로 했고 특히 간단히 아침을 먹고 이른 점심때 가면 사람들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대부분의 코스가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은지라 시간은 3시간 이상 머물 생각으로 빡빡하게 잡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박물관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애니메이션 박물관까지 들어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다. 네비가 인도해준 대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주차장도 넓은 편이었고 내려서 박물관까지 가는 길도 넓고 쾌적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입장료는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토이로봇관을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코스가 어른 9,600원, 청소년 어린이 8,000원이었다. 3D 입체영화도 볼 수 있었는데 별도 비용을 내야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 안은 그렇게 크지 않아 어린이들이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 구름빵을 비롯해 많은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어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요즘 사진찍자고 하면 슬슬 거부하기 시작하는 애들도 좋아하는 캐릭터라 사진을 찍을때 자연스럽게 사랑스런 포즈를 취했다.

 피들리 팜팜 캐릭터관도 있었다. 4~5년전에 EBS에서 꽤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난다.

 추억의 만화를 전시해놓고 실제 만화를 볼 수 있는 만화방도 있었다. 사실 이정도로 오래된 세대는 아니라 어떤 만화인지 알 수는 없었다. 이상무 화백의 독고탁이 있어서 예전에 야구만화를 한참 좋아했던 기억이 피어났다.

 오히려 일본 애니메이션관 부터 익숙한 캐릭터를 볼 수 있었다. 아톰, 은하철도999 등 추억의 캐릭터에 잠시 옛기억을 더듬어 본다. 처음에 아톰 캐릭터에는 날아가는 장화가 없었는데, 빨간 장화를 장착하면서 하늘을 나는 지금의 캐릭터가 되었던 에피소드도 생각났다. 그리고 은하철도999의 섬찟한 결말을 유튜브에 올려놔서 한참 후덜덜하며 보기도 했었다.(매우 심오한 만화였다)

 

*은하철도999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
https://www.youtube.com/watch?v=rWgmy3Bz6So

 유럽관에는 스머프와 무민이 전시되어 있었다. 스머프와 무민 모두 미국에서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스머프는 벨기에, 무민은 핀란드 캐릭터였다. 스머프라는 이름이 미국식 이름이 아닌걸 이제서야 새삼 깨달았다.그리고 무민 캐릭터가 69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요즘봐도 촌스럽지 않을 정도니 참 잘만든 캐릭터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8A%A4%EB%A8%B8%ED%94%84


 중국관에도 여러 캐릭터가 있었지만 아는 캐릭터는 없었다. 그냥 구색갖추기를 한 것일까?  미국관은 투니버스, 스머프 등의 캐릭터가 전시되어 있었다. 상업적인 큰 성공을 거뒀던 캐릭터라 그런지 그리 큰 흥미가 생기진 않았다.


 가장 반가웠던 캐릭터는 둘리! 보물섬에 연재되었던 원본도 전시되어 있었고 KBS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던 히스토리와 실제 방송에 에피소드를 비디오로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둘리 캐릭터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서, 애들이 좋아하는 장소였다. 몇개 그림을 더 그리는 바람에 꽤 긴 시간을 머무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둘리에 관한 히스토리와 캐릭터 변천사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구경을 하고 까페에 잠시 들러 쉬는 시간을 가졌다. 바깥에 빛도 잘 들어오고 소양호도 바로 보이는 멋진 View를 갖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스크림도 맛있었다!


 │토이로봇 박물관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를 지나면 뒤편에 토이로봇 박물관을 가는 길이 바로 나온다. 가는길도 잔디가 멋지게 깔려있는 길이라 박물관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줬다. 전시시설 뒤에 조경이나 경치를 이렇게 잘꾸며 놓은데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입구에는 VR 체험존이 있었다. 김포 현대 아울렛에 있는 VR기기와 똑같이 생기긴 했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체험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곳곳에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았다. 로봇 축구를 해볼수도 있고 로봇에게(?) 대포를 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한번씩 돌아가면서 할 수 있어서 원하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장이었다.

 중간에 로봇 댄싱 공연도 있었다. 칼군무를 열심히 추긴 했고 익숙한 싸이 노래를 틀어주긴 했지만 유치원 초등학생들과 10분이상 보기는 어려운 공연인데 시간이 다소 긴게 아쉬웠다.

 2층은 다양한 장난감으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쇠구슬을 올려서 밖으로 떨어지지 않게 블록을 구성하는 장난감은 단순하지만 재미있었다. 애들과 사뭇 진지하게 어떻게 구성을 해야 쇠구슬이 이탈하지 않고 바닥까지 옮겨갈 수 있을지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

 로봇 박물관 답게, 아톰, 마징가, 건담 그리고 로보트 태권V까지 잘 전시되어 있었다. 프라모델을 만들때는 다른 캐릭터보다 건담을 많이 만들었던걸로 기억한다. 나머지 캐릭터는 그냥 완제품이 있었거나 만화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건담도 시리즈가 참 많았는데 실제 만화로 본적은 거의 없는것 같다. 신기하군.

 

 │통나무집 닭갈비

  이렇게 구경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러 닭갈비 집으로 향했다. 알쓸신잡에 나온 집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유명했고 와이프가 대학교때 와봤다고 하는 '통나무집 닭갈비'를 갔다. 찾아가는 길에 2호점이 있을만큼 성업중인 식당인 것 같았다. 넓은 주차장이 꽉 차있었고, 들어가자마자 번호표를 뽑아주긴 했지만 생각보다 회전율이 빨라 많은 시간을 기다리진 않았다. 저녁식사시간대인 6시 30분에 도착했는데 10~15분 정도 기다렸더니 자리가 났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보니 2~3시가 가장 Peak 시간이고, 6~7시가 두번째 Peak 시간이라고 하니 나머지 시간에는 대기가 그렇게 많아보이진 않았다.


https://goo.gl/maps/ze9u7w3k69v

 닭갈비를 주문했다. 우선 비쥬얼은 평범했다. 고구마를 좀 더 추가하려 했는데 전분이 많이 나온다며 일하시는 분이 고구마를 너무 좋아서 주문하는거 아니면 추가 주문을 추천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기본에 들어가 있는 고구마만 먹기로 했다.

 밑반찬은 아주 심플했다. 상추, 마늘 조금과 배추김치와 물김치가 전부였다. 배고프다는 애들의 원성에 감자전을 시켰다. 겉은 바싹하고 속은 아주 부드러워서 닭갈비가 익는 시간동안 천천히 입가심으로 먹기에 충분했다. 메뉴가 많지 않고 닭갈비를 조리하는 시간을 고려해보면 다른 간단한 메뉴가 더 있으면 어떨까 싶었다.

 닭갈비가 완성되었다! 매운걸 못먹는 애들이라 씻어 줘야 하나 싶었지만 달짝지근한 맛이 섞여있어인지 그냥도 잘 먹었다. 손을 입에 대가며 맵다고는 하는데 밥이랑 같이 잘 먹었다. 수북해 보이던 양배추는 쪼그라드니 양이 얼마되지 않았다. 맛있어서인지 닭갈비보다 양배추 양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밥을 볶을까 우동을 볶을까 하다가 옆테이블에서 먹고있는데 맛있어 보였던 우동을 택했는데, 생각보다 실망스런 맛이었다. 닭갈비의 양념과 우동의 양념은 달랐고 입안에서 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숙소 - 세종호텔

  식사를 끝내고 세종호텔로 향했다. 위치는 시내에 있어서 들어가는길에 소양호를 비롯한 춘천 도심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도청 근처에 자리잡아서인지 평창 올림픽에 대한 문구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호텔은 시내 근처이긴 하지만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어서 경치가 좋았다. 3층에 넓게 숙소가 늘어져있는 건물이었다. 호텔 앞마당 조경도 깔끔하게 되어 있었고 내부시설이 썩 훌륭하진 않았지만, 이정도 가격에 하루 묵는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앤틱(?) 스타일의 가구와 라디오!

│1일차 총정리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토이로봇 박물관, 그리고 저녁식사 후 서울로 이동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코스였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있는 가족들은 체험을 많이 할 수 있는 박물관이라 시간가는 줄 모르게 놀 수 있는 시설이 많아서 좋았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는 훌륭한 시설이었다.


 막국수 박물관과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책과 인쇄의 박물관은 2편에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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