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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TK Sep 22. 2021

모르는 것을 아는 힘

'싱크 어게인' 리뷰

애덤 그랜트가 신간 '싱크 어게인'을 발간했다. 작가의 전작인 '기브 앤 테이크', '오리지널스'를 재미나게 읽었다. 항상 쉽게 설명한 이론과 생동감 넘치는 사례로 책을 구성하다 보니 두꺼운 책 두께에 비해서는 읽히는 속도도 빠르다. 이번 신간에서도 그런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1.

제목에서 암시하듯 책 내용 전반에 걸쳐 '다시 생각하기'를 해야 할 시기라고 안내한다. 이 책에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1장에 나온다. 20년 전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이 발견한 사실인데,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할 때 흔히 전혀 다른 직업인 세 사람의 사고방식 속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 세 사람은 전도사, 검사, 정치인이다.


 첫째, 우리는 자신이 성스럽게 여기는 믿음이 위험해질 때 자기의 이상을 보호하고 드높이기 위해 전도사가 되어 설교한다.


둘째, 그러다가 다른 사람의 논리에서 오류를 발견하면 검사가 되어 상대방이 틀렸고 자기가 옳음을 입증하는 논거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셋째, 그러다가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어야 할 때는 재빠르게 정치인으로 변신해서 지역구민의 지지를 받으려고 대국민 연설이나 언론플레이, 혹은 로비를 하는 등의 정치 공작을 한다.


2.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과학자이다.

직업이 과학 자은 사람에게 다시 생각하기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자기가 이해하는 범위의 한계를 끊임없이 인식해야 하는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다. 자기가 아는 것을 당연히 의심해야 하고, 알지 못하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며,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때마다 그것을 근거로 자기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견해를 계속 수정 & 보완해야 한다.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직업 차원의 일이 아니라 마음가짐의 틀이 중요하다. 즉 설교하고 범죄 사실을 따지고 정치 공작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의 문제이다. 과학적 사고를 가르치는 것이 기업 경영 실적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실험 결과가 증명되었다.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배운 기업가들은 기존의 결정을 바꾸었으며, 가설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할 때는 그 순간이 기존 사업 모델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임을 알고 있었다.


3.

이 책에서 강조하는 '다시 생각하기'는 유연한 사고와 겸손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동양 사상에서나 나올 것 같은 단어들이 서양의 베스트셀러 작가 책에서 나와 의외였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사실보다는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전도사, 검사, 정치인의 사고방식에 빠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셀프 체크만 해보는 것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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