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단종의 흔적 그리고 고씨동굴까지
강원도 여행을 생각하면 강릉이나 속초를 떠올리거나, 혹은 서울에서 가까운 춘천이나 가평을 떠올리게 된다. 지도상으로만 봐도 강원도가 꽤 큰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에 대해 갖고 있던 내 편견은 그랬던 것이다. 이번에도 강원도로 짧게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강릉, 속초, 양양쪽을 계속 뒤져보다 문득 알쓸신잡2 영월편이 생각났다. 전날 밤 가족들이 묵을만한 숙소도 예약이 가능해서 이렇게 영월을 1박2일로 가게 되었다.
│탄광 문화촌 - 광부들의 생활 엿보기
먼저 도착하게 된 곳은 탄광 문화촌. 네비를 켜서 따라가다보니 이정표가 친절하게 되어 있지 않아 진입하는 곳을 살짝 놓칠뻔 했다. 올라가는 입구에 마차집 간판이 눈에 띄여 가봤다. 옛날 선술집을 그냥 만들어 놓은줄 알았는데 실제 작은 매점과 식사, 주류를 파는 가게로 운영되고 있었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니 바로 탄광촌 생활관 입구가 나왔다. 아직까지 크게 알려진 곳이 아니라서인지 사람들이 붐비진 않았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학생 1,400원 수준이라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안으로 들어가면 한창 탄광에서 일하던 마을과 동네 모습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다른 곳보다 마네킹들의 수준이 무척 실제와 비슷하게 재현되어 인상적이었다.
실내를 빠져나와 조금 더 걸어들어가면 탄광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가는길에 군데군데 석탄을 싫는 수레기차와 각종 대형 설비들이 바깥에 전시되어 있었다. 탄광 안은 헬멧을 쓰고 들어가서 구경하다보니 더 실제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폭파하는 효과나 사운드가 있어서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이곳 또한 마네킹의 퀄리티가 괭장히 높았다.
│영월 서부시장 - 닭강정과 메밀전병의 소박한 행복의 맛
저녁을 먹으러 영월 서부시장으로 향했다. 인스타와 네이버를 통해 맛집을 검색해봤는데 그렇게 눈에 띄는 곳이 보이진 않았다. 제일 많이 보이던 닭강정과 메밀전병을 먹으러 들렀다.
제일 많이 검색되던 일미 닭강정집을 찾았다. 순한맛과 약간 매운맛이 있었고 1만원, 1만 6천원, 3만 2천원짜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중간 사이즈로 순한맛과 약간 매운맛을 섞어 먹었다. 맛은 단짠의 적절한 조합이라고나 할까? 사실 집근처 여러 프랜차이즈나 반찬가게에서 파는것과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 그냥 이동네에서 맛볼수 있는 맛집이라고 하니까 먹는 느낌? 금방한것을 먹을땐 몰랐는데 정말 다음날 식고나서 먹으니 단짠의 풍미는 더 크게 느껴져서 다음날 아침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오히려 입맛에 맞는건 메밀전병과 배추전이었다. 가격도 저렴했고 안에 들어가는게 그리 특별해 보이진 않았는데 메밀전의 고소한 맛과 흡사 산나물의 쌉쌀함을 그대로 집어놓은 듯한 안에 속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그리고 절임배추보다 약간 아삭거리는 맛을 갖고 있는 배추전도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갖고 있었다.
│정선 사북탄광문화 관광촌 - 탄광 체험장은 복원중
정선 사북탄광을 다음날 오전에 들렀다. 알쓸신잡에서 봤던 탄광의 모습이 영월 탄광문화촌과는 다르다며, 실제 탄광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서 탄광만 두번째(?) 가게 되었다. 일요일 오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만큼 휑한 곳이었다. 프로그램에 나왔던 것 처럼, 여기저기 구경할 수는 없었다. 건물이 낡아서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 중이라 아쉽긴 했지만, 탄광 안으로 들어가던 실제 기차는 운행중이기도 했고 앉아 볼 수 도 있게 되어 있다.
│장릉 보리밥집 - 화려하진 않지만 모든 반찬에 젓가락이 가는 음식들
전날부터 제대로된 끼니를 챙기지 못해 점심은 한식집을 찾았다. 마침 단종 역사관이 있는 근처에 장릉 보리밥집이 검색하다 눈에 띄여 이곳으로 향했다. 시골집을 식당으로 쓰고 있는 느낌이라 입구부터 맛집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처마밑에 달린 정감어린 옥수수와 마당에 놓여있던 작은 꽃들, 그리고 아무도 신경안쓰는 무인 판매대(?) 같은 추억의 과자, 그리고 고양이 까지 모든곳이 편안해 보였다.
음식은 보리밥을 시키면 기본적인 반찬이 푸짐하게 나온다. 추가로 도토리묵과 감자메밀부침을 시켜먹었는데 애들이 그닥 손이 가지 않아 어른만 실컷 배불리 먹었다. 애들이 어른 반찬만 있다고 투털대긴 했지만 국이나 반찬이 투박하지만 맛깔 스러워 매우 만족스러운 한끼를 해결했다.
│장릉 - 단종 역사관과 세조 이야기
식사를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단종 역사관을 들렀다. 청령포를 들렀다 가면 좀 더 기분이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두군데를 다 들리기에는 일정이 좀 빠듯해서 속성반 느낌으로 여기만 들렀다. 역사관 안이 그리 크진 않았지만 조선 왕들과 특히 조선 개국 초기 왕권에 대한 이야기와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왕으로서 국가적 업적이 높은 세조(수양대군)는 기억하지 않지만 짧게 왕위에 올랐던 단종은 기억한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육신과 생육신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과연 단종 자신은 그 역사적인 사건속에 본인의 의지가 얼마나 들어간 것일까?가 궁금해졌다. 본인이 왕권을 회복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왕을 모셔야 하는 신하들의 충성심이 만들어 낸 과정이었을지 한 개인으로서의 단종은 어떤 생각과 감정이었을까? 불행한 운명을 겪어야 했던 어린왕의 심정을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고씨동굴 - 자연은 신비한 존재다
집으로 가기전 마지막 코스로 고씨동굴을 택했다. 입구에서 동굴로 가는 다리가 꽤 높다보니 남한강이 넓게 펼쳐져 있다. 매일 눈앞에 있는 것만 쳐다보는 것에 익숙하다가 이렇게 멀리 보이는 경치를 보는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 같다.
고씨동굴은 헬멧을 쓰고 들어가게 되어 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넓은 입구와는 달리 들어가면 좁고 높낮이가 꽤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안에는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서 각종 유석들과 종유석, 종유관들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다리도 있고 넓은 광장도 있어서 임진왜란때 의병활동을 하던 고종원이라는 사람이 일가를 데리고 피난온 곳이라고 한다. 먹을것을 구하기 어렵긴 했을것 같은데 피난처로는 꽤 괜찮은 장소였을 것 같다.
│맺음말 - 다양한 볼거리와 다소 아쉬운 먹거리
1박 2일 동안 돌아 다닐곳을 찾다보니 몇몇 키워드가 검색되었다. "김삿갓, 단종, 청평호, 장릉, 고씨동굴, 라디오스타 박물관, 별마로천문대, 선암마을" 등 영월~정선쪽으로 갈만한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조선시대 이야기를 갖고 있으면서 탄광촌이라고 하는 근현대의 모습을 같이 갖고 있었다. 또한 동강과 고씨동굴처럼 자연을 느낄만한 곳도 여러군데 있었다.
다만 맛집이라고 할만한 대표 먹거리가 보이진 않았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이 닭강정이었는데 대표 음식이라고 보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어른들만 가는 여행에는 먹거리가 그런대로 충분하지 않나 싶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한 먹거리가 많지 않아 보였다. 특히 서부시장을 좀 더 대표적인 먹거리 장소로 개발해보면 좋을 것 같다.
[홍보 Time!] 하고 있는 일 소개
반려 앱 '펫피' 앱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앱다운 후 가입 시 추천인 코드 'PP00063'을 입력하시면 추가 포인트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반려 생활 브랜드 '펫피 베이직' 브랜딩, 마케팅, 이커머스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