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당일로 즐길수 있는 근교 여행 Part 2.
파리 일정 중에서 두군데만 근교 일정으로 잡았다. 아무래도 한정된 시간안에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싶다보니 이동거리를 최소화 하는게 일정의 핵심이었다. 한시간 이상 소요되는 곳은 두군데만 근교 일정으로 잡았다. 그 중에 지베르니를 하나로 넣었던 이유는 7년전 겨울에 우연히 들렀다가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었던 기억 때문이다. 당시 한창 추운 겨울 출장이었는데 우연히 오랑주리 미술관을 갔다가 모네의 수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지베르니를 가게 되었는데 한참 겨울 비수기 시즌이라 역에서 모네 정원까지 셔틀버스도 다니지 않았다. 당시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손을 녹여가며 식당도 문을 열지 않아 하루종일 굷으면서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것들을 다 보상하고도 남을 겨울햇살, 정원 그리고 마을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이번에도 일정에 넣게 되었다.
│지베르니: 가기전에 해야 할 것
a.가기전에 오랑주리 미술관 부터 구경하자!
지베르니는 무엇보다 '모네'의 마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랑주리 미술관을 꼭 먼저 들러야 한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접근성이 좋다. 루브르나 콩코드 광장, 샹젤리제 거리 같은 곳에 연결되어 있어서 살짝 들르다시피 갈 수 있는 곳이다. 원래 이름처럼 오렌지를 키우기 위한 튈르리 궁전의 온실이었다고 하는데, 모네의 수련을 전시하기 위해 개조했다고 한다. 미술관의 규모에 비해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은 만만치 않다. 모네의 수련도 있고 다른 유명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을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https://www.musee-orangerie.fr/
https://brunch.co.kr/@artinsight/343
b.시내에서 쉽게 접근? Saint Lazare Train Station!!
지베르니를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은 Saint Lazare Train Station에서 Gare de Vernon-Giverny역을 찾아가는 것이다. Lazare 역까지는 나비고를 이용해서 갈 수 있지만 Vernon-Giverny까지 가려면 표를 다시 끊어야 한다. Lazare 역은 생각보다 무척 크다. 파리의 서쪽을 커버하는 역 답게 27개 플렛폼이 있다. 그러다보니 표 사는 곳도 오른쪽으로 거의 끝까지 가야 볼 수 있고 안내도 불충분해서 처음 방문했을 땐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도 그 기억이 나 자동판매기 같은 곳을 기웃거리지 않고 바로 티켓 판매소를 찾아갔다. 역시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철도 파업때문에 구글에서 검색했던 시간과 실제 열차 운행 시간이 달라 역 안에 있던 직원에게 몇번을 물어보고 시간/열차를 확인했다.
https://en.wikipedia.org/wiki/Gare_Saint-Lazare
화장실은 유료다. 여기저기 유료 화장실이다보니 0.8유로인게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문제는 큰 아이가 화장실에 소지품을 두고 온것 같다고 해서 가방을 다 뒤져도 없어서 다시 확인하러 들어가야 했다. 사정을 이야기 하고 잠깐만 들어갔다 오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돈을 내라고 한다. 그럼 1명분만 내고 잠깐만 보고 오겠다고 이야길 했더니 그것도 안된다고 한다. 결국 아이가 들어가서 못찾아서 엄마가 또 들어가서 1.6유로를 추가로 더 내게 되었다. 소지품도 못찾고 나와 포기해보렸는데 물건도 안찾아주고 융통성없이 돈만 받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진 않았다.
화장실에서 뭔가를 뜯긴 기분이라 울적한 마음을 PAUL에서 채웠다. 시내에 있던 가게들과 비교해보면 크기는 작긴 했지만 친절한 가게 분들 덕분에 추천받은 달달한 빵을 샀다. 그리고 신기해보이는 자판기에서 간식거리도 조금 더 준비해서 기차에 탑승했다.
│지베르니: 셔틀버스, 마을, 생가, 그리고 점심식사까지
a.셔틀버스: 붐비진 않지만 시간을 맞춰야 한다
Vernon-Giverny역에서 모네의 정원까지 꼬마 기차를 타고 갔다. 물론 자전거도 여전히 있었지만 이용하는 고객은 거의 없어 보였다. 여기도 관광지로 꽤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단체 관광버스가 몇대 들어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두시간에 한번 출발하는 셔틀이 만석은 아니었고, 어렵지 않게 좋은 좌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게다가 돌아오는 시간도 정확히 표기되어 있어서 관람하는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시간표 사진 찰칵!)
b.마을 입구: 천천히 산책하듯이 둘러보기
마을 입구는 무척 소박했다. 프랑스식의 단층 집들이 소박하게 옹기종기 붙어있었다. 자연스럽게 자란 넝쿨들과 프랑스 가정식 정원들을 볼 수 있었다. 거기서 찍어온 사진들을 다시 핸드폰으로 감상해봐도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c.물의 정원: 그림속에 정경이 펼쳐진다
그렇게 마을을 따라오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림에서 본듯한 정경들이 펼쳐진다. 물의 정원이라는 이름답게 아기자기한 물길을 따라 정원이 꾸며져 있다. 모네가 직접 정원을 꾸미다가 그림이 알려지면서 점점 정원을 키워 나간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 시대가 일본문화가 무척 새로운 경향이었는지, 일본풍의 다리도 자리잡고 있다. 갔을때도 일본 문화 관련 전시회를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방문했던날 비가 약하게 내리거나 하루종일 흐리다보니 빛을 깊이 머금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d.모네 생가: 다양한 작품 구경하기
정원 뿐만 아니라 이번엔 모네의 생가도 들어가볼 수 있었다. 2층으로 된 멋진 집이었는데, 내부도 다양한 작품과 그 시대에 썼을듯한 집기류들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었다. 규모를 보니 말년은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지 않았던 것 같다.
e.식사: 소박한 프랑스음식으로 한끼 채우기
두시간 정도 구경하다보니 까페테리아를 볼 수 있었다. 마을안에 다른 식당도 있었지만 가볍게 한끼 먹을 겸해서 여러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와인에 절인 소고기&으깬 감자, 계란 오믈렛 그리고 호박죽을 함께 먹었다. 플라스틱 스푼과 포크, 종이로 된 트레이긴 했지만 맛있고 건강한 한끼로 충분했다. 특히 마치 파이 같았던 계란 오믈렛이 맛있었다.
f.마을산책: 프랑스 시골을 느껴보다
식사 후 마을을 천천히 산책하듯이 돌아다녔다. 급할것 없는 일정이라 걷다가 인상적인 곳이 나오면 좀 더 머물러 있고 들를만한 가게가 나오면 들러보기를 반복했다. 정원이 아닌 것 같은 풀밭에서 아이들과 뛰어 놀기도 했다. Wild Flower라는 이름이 물씬 풍기는 꽃을 한참 구경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시간을 보내다보니 모네만 쫒아 오는 곳이 아닌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냥 평온한 시골 마을에 반나절 산책하는 기분을 물씬 느끼게 되었다.
│Vernon Giverny Station: 다시 파리 시내로 돌아오기
식사시간까지 포함 네시간을 머물렀다. 다시 돌아오는 열차를 타고 역까지 돌아왔다. 열차 시간을 돌아오는 것 까지 맞춰서 일정을 여유있게 잡았다. 출발할 때 보지 못했던 역 주변부를 둘러봤다. 낮은 건물이긴 하지만 건물 모양도 지붕형태로 되어 있고 실내에도 천정 유리가 있어 전체적으로 밝았다. 그리고 곳곳에 모네를 연상할만한 조형물들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마무리: 우리 몇년뒤에 또 만나자
아침부터 시작된 지베르니 일정을 마쳤다. 오후부터 더워지기 시작했던 날씨 탓인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정말 마시고 싶었다! 다행히 생 라자르 역에 스타벅스를 찾을 수 있었고 마치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기쁜 마음으로 커피를 주문해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 그리고 잠시 역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다음 일정으로 넘어갔다.
지베르니에 대해 마무리를 하면,
①모네를 좋아하는 사람은 꼭 들어봐야 하는 곳이다. 이번에도 오랑주리 미술관을 들렀다가 지베르니를 갔는데 다음에는 반대로 해볼까 싶다.
②아침 8시~9시 기차를 이용하면 구경하고 오후 3~4시경에 다시 시내로 돌아올 수 있다. 오후 일정을 다른곳에서 소화 하려면 이방법이 좋아 보이고, 다음 일정으로 파리 시내 야경을 볼 계획이면 아침을 여유있게 시작했다가 밤에 돌아오는 것도 괜찮다
③많이 걷다보니 소박한 식사에 충분치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게트나 약간의 간식을 가져가는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