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지에서 멈춰버린 어깨
툭.
늘어진 내 어깨가 보였다.
찢어질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때는 알았을까.
이 순간이 이후 수많은 부상의 시작이 될 거라는 것을.
수영복 위에 급히 롱패딩을 걸친 채 병원으로 향했다.
오른손으로 축 늘어진 왼팔을 붙잡고, 의사를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은 빠진 어깨를 잡아 끼우려 했지만,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결국 세 번째 병원을 옮긴 끝에야 팔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정신을 차려보니, 여덟 시간을 병원에서 떠돌고 있었다.
그날 나는 멍하니 누워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팔을 고정한 채 학교에 갔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내 팔부터 물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또 무용담처럼 꺼냈다.
운동은 쉬었다.
나가도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었다.
나는 여전히 놀기만 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 소년체전 금메달 기록 덕분에 운동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했다.
선배들이 있었고, 새로운 친구들도 만났다.
운동부 생활은 처음이었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운동부에 대한 대우가 좋았기 때문이다.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담임 선생님은 크게 뭐라 하지 않았다.
나는 거의 PC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공부와 운동, 둘 다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중학교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밤이면 여전히 거리를 배회했고, 운동을 나가도 팔은 회복되지 않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길에서 다이빙 선배들을 우연히 마주쳤다.
방황하기 전, 늘 붙어 다니던 선배들.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함께 있던, 친구 같던 사람들이었다.
서로 라이벌이자 동료였고, 팀과 코치는 달랐지만 늘 가까웠다.
반가워 인사를 하려다, 나는 멈췄다.
공기가 달랐다.
짧게 줄여 입은 교복 바지,
재킷,
양아치 같은 가방.
그날의 나는 너무 초라했다.
너무 창피해서, 나는 숨을 수밖에 없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나온 듯한 선배들의 모습.
저게 내 모습이었는데.
아니, 내가 있어야 할 자리였는데.
나는 그 자리에 한동안 서 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지금까지 나는 뭘 하고 살았을까.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걸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교복과 가방을 집어던졌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감정이 태풍처럼 몰아쳐, 한참을 울었다.
마치 기억을 잃었다가 다시 찾은 기분이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올라가지 않는 팔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
가만히 있으면 나을 거라 생각했지만, 어깨는 여전히 정상적이지 않았다.
할 수 있을까.
아니, 할 수 있어야 했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다시 다이빙 선수로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