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아무 일도 아닌 날, 전성기

다시 삶의 중심 찾기

by 탱구엄마

그렇게 경계 세우기를 연습하던 어느날,

남편도 지칠대로 지쳐 하루 연차를 쓰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금요일 남편과 나는 연차를 쓰고 아이가 좋아하는 아쿠아리움에 놀러갔다.
쇼핑몰에 도착해서 우선 남편과 점심을 먹었다.

파스타를 먹으면서 와인 한잔을 시켰다.
남편과 짠- 하는데, '와-한낮 이 시간에 잠실에서 와인이라니?' 싶어서 감격했다.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나와 한팀인 남편이 행복해하니 나는 더더욱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아이는 아쿠아리움에 가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리저리 보고,
기쁨에 겨운듯 소리도 질러댔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는 손잡고 맘껏 돌아다녀도 보고안그래도 큰 눈이 가오리를 보고는 더 커지기도 했다.

열심히 돌아다닌 후

아이의 낮잠시간이 되어가서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던 길,
아이는 유아차에서 조금 칭얼대다가는 금세 곤히 잠이 들었다.


평화로웠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쇼핑몰 내부에 맛있는 빵집이 보였고,

남편과 나는 허기져서 빵을 사가기로 하곤, 각자 원하는 빵 하나씩 담았다.
그리고 남편이 결제하려고 줄을 서있는 동안,
나는 집가는 길에 마실 커피를 사오겠다며 아기를 태운 유아차를 끌고갔다.

커피를 주문하고 대기하는 동안,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아기를 되돌아보시곤 한마디 하셨다 "아이고 예쁘다"
그 순간 남편이 저 멀리서 결제를 마치고 나에게 걸어오는데 갑자기 깨달았다.

"아, 지금이 인생의 전성기구나."

나는 갑자기 벅차오르는 행복에 눈물이 났다. 남편은 놀라선 막 뛰어왔다.
"왜왜왜 무슨일이야."
그렇게 호들갑 떠는 남편에게 또 고마워서 눈물이 더 났다.
"너무 행복해서.."라고 했더니 남편은 너털웃음을 보였다.

결혼 전, 나는 미혼 시절이 인생의 전성기라고 믿었다.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때.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가 아니었다.

지금, 인생에서 가장 피곤한 시기인 점은 분명하다.

마음도 아팠고, 몸도 아팠던 가장 힘든 시기였음에도,
아이와 함께 웃고, 남편과 눈 맞추며,
빵과 커피에 행복해지는 이 순간이


나는 분명히 안다.

바로 지금이, 내 인생의 전성기라는 것을.




그리고 집에 오는 길

남편과 대화했다.


이 모든 나의 힘듦은 내가 '착한 딸'이 되려고 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나는 '착한 딸'보다 오늘의 행복함을 기억하며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앞으로 내 선택의 중심은 우리 가족이다.

나, 남편 그리고 우리 딸.


나에게 가장 먼저 선할 것.

그리고나서 남편과 아이에게 선할 것.

그 후에 부모님에게 선할 것.



그게 내가 지켜야 할 순서다.

그게 내가 찾은 내 삶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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