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를 시작하며, 남편에게
웬만한 인간은 모두가 평범하다고, 나도 평범하고 너도 평범하다고,
내 인생의 목표는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고. 중학생때부터 나는 유난히 평범을 극찬하던 사람이었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결국 우리가 끝내 도달하고 싶은 곳은 모두 비슷한 모양의 행복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늘 말했다. 평범한 삶이야말로 최고의 삶이라고.
그런데 어쩐지 남편과 나 사이의 사랑만큼은 그 평범의 범주 안에 넣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의 삶은 유한해서 언젠가 나도, 남편도 죽겠지만
귀하고 귀한 우리 사랑은 죽어 소멸하지 않고 어딘가에 영원히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의미없는 소원을 한다.
아이를 재우고 금,토 저녁마다 함께 보내는 저녁식사 시간이
대뜸 내민 손을 붙잡고 함께 추는 엉망진창 춤사위가
요이땅! 하고선 함께 정신없이 집안일을 뚝딱 처리하고선 치는 하이파이브가
차에 나란히 앉아 나누는 수다가
침대에 누워 서로 아이같은 장난을 치는 그 순간이
이런 사소한 일상같은 순간들이 나를 살려내고 너를 살려낸다는걸 나는 안다.
지난 1년, 우울이라는 터널 안에 있는 동안
아기라는 빛이 터널을 비추고, 엄마아빠의 사랑이라는 빛이 터널을 비췄지만
나는 그저 빛이 저기 있긴 하구나 하고 말 뿐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사랑은,
터널 아래로 밧줄을 내려서 끊임없이 날 불러냈다.
이 밧줄을 붙잡으라고. 잡기만 하면 내가 끌어올려 주겠다고.
그래서 나는 여전히 평범한 삶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있지만,
우리의 사랑만큼은 평범하다고 부르지 않기로했다.
서로를 살려내는 힘이 있는 우리의 사랑은 고귀한 것이 틀림없다.
모두가 비슷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겠지만서도,
우리의 사랑이 유난히 특별할 이유는 없다는걸 알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의 사랑은 특별하고 고귀하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