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어느 시기,
혼자 감내하다가 버티기가 힘들어져 주변사람들에게 말을 꺼냈다. 그들이 건네는 위로에 기대어 하루를 넘기고, 일주일을, 한달을 넘기곤 했다.
나이가 들수록 위로를 받을 일만큼이나 위로를 건네야 할 일도 많아졌다.
위로를 받기도 하고, 하기도 하면서
'적당한 위로'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생각했다
사실 어줍잖은 '위로의 탈'을 쓴 평가질 혹은 잔소리는 언제나 최악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내가 분명히 알게된 하나는.
어떤 사건을 누군가 겪었고, 그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그 안에는 반드시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다는 것.
아무리 상세한 설명을 듣는다 해도 나는 그 사건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
더 말하지 못한 디테일이 있다는 것을, 당사자만이 그 모든 걸 알고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는 올 한해 이것 뿐이었다.
일상을 챙겨주는 일.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자는지,
혹 여유라도 생기면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는지.
이런 일상적인 질문이 당장 삶을 나아지게 하는 건 아닐지라도
'너의 일상이 궁금하고 걱정되는 내가 너의 옆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으면서도 이상하게 삶을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말들.
누군가의 고통 앞에서
'그러게 내가 그럴줄 알았지'
'그렇게 하지 말라니까'
'헤어지라고 했잖아'
같은 말들은 꺼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 사람의 오늘을 묻는다.
너의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지. 일상이 일상이 될 수 있게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지금의 나에게 위로란 일상을 지켜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