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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 May 23. 2020

Track3

나는 이소라 씨의 음악 중 'Track3'을 좋아한다.

특히 도입 부분 가사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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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그대 마음에 차지 않을 땐 속상해하지 말아요. ] 

[ 미움이 그댈 화나게 해도 짜증 내지 마세요. ]


음악을 들을 때마다 '사랑이 - 속상해하지 말아요. 미움이 - 짜증 내지 마세요.'라는 말이 너무나도 현실적인 말이라 웃음이 난다. 나는 언제쯤이면 사사로운 감정에 속상해하지 않고, 짜증 내지 않을 수 있을까. 


'일희일비' 

20대에는 내 감정에 자주 휘둘렸다. 지금도 별 다를 게 없는 것 같지만, 그때는 스스로 어떤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았었다. 내 말만 맞는 말, 상처는 나만,  힘든 일은 나에게만,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가는 최고 멋장이는 바로 나 - 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바보 같은 생각들이 꽤 오랜 시간 나를 힘들게 했다. 다행이 그 생각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아 지금은 정상적인 사고로 산다.


30대에 접어들고선 흔히 말하는 것처럼, 내가 더 이상 언제나 상처 받는 사람이 아니라, 때때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나도 오랜 시장 부정했던 '약은 어른'이 된 것이다.

'아. 내가 증오했던 눈치(만) 빠른 사람이 되어가다니.. 아니 이미 그렇게 됐다니!' 한동안 스스로 최악이라 생각하며 자책했다. 최근들어 더욱 심각한 상황은 피하고 싶어 나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들인 시간에 비해 멋은 없지만, '눈치는 빨라도 폭격기처럼 상처만 주는 사람은 되지 말자.' 라는 결론에 다달았다.


가끔 잊고 사는 말이지만, 늘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하는 말이 있다.

열 다섯 즈음 학교 수업 중 반 친구들끼리 서로 장점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한 친구가 '보미는 다른 사람의 진부함을 활력으로 바꾸는 사람'이라 했다. 나는 사실 그 순간 엄청난 감동을 받았었다. 


' 진부함을 활력으로 바꾸는 사람이라니! ' 아주 엄청난 표현이잖아? 


그 말을 다시 떠올리며 서른이 된 지금은 진부함을 활력으로 바꾸는 것보다, 활력을 진부함으로 바꾸지 않는 편한 사람이 되자 마음 먹었다.

(상처 주지 않는 사람 / 그리고 활력을 진부함으로 바꾸지 않는 사람) 두 가지 모두 말처럼 쉽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앞으로 많은 날들을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보내게 되겠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싶다. 나라는 사람이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하고 나를 모함한 모두에게 편안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사실 나는 'Track 3' 에서 이 가사를 가장 좋아한다.

[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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