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리치 May 07. 2020

잠든 기회를 깨우는 인맥의 힘

<친구의 친구> 데이비드 버커스


수개월 만에 무심코 카톡에 저장되어 있는 친구 목록을 들여다보았다.

명단에 있는 'ㄱ'부터 확인하며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시에 피어오른 난감함에 눈썹이 꿈틀거린다. 이름을 보면서도 도저히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는 사람들의 숫자가 하나 둘 늘어났기 때문이다. 

분명 나와 연락을 주고받고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는 사람일 텐데 기억이 흐릿하고 그에 따른 단서마저 찾을 길이 없다.


시간이 지나며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되고, 편안한 사람만 찾게 되는 습성에 왠지 모를 위기의식을 느낀다.

내가 새로운 사람을 만난 게 언제였더라? 이렇게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고립되어도 괜찮은 걸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의미있는 교류를 나눈 게 언제였더라?


우리는 왜 인맥이 필요한가?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 대부분은 인맥의 중요성에 대해 줄기차게 들어봤을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선생님은 '나이가 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인적 네트워크'라고 답했다. 이 분은 일을 하며 인맥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체감하셨다고 했다. 

나도 예전에는 혼자서 열심히 살기만 하면 다 잘 될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이 굴러가는 이치를 살펴보니 왜 사람이 필요하고 인맥이 중요한 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데이비드 바커스는 책 <친구의 친구>를 통해 인맥이 왜 중요하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심층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우리는 왜 인맥이 필요할까? 인맥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어디에 좋은 걸까?


비유하자면, 내가 가진 인적 네트워크는 혼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인생의 끝내주는 기회들을 쉬이 찾도록 도와주는 황금 같은 보물지도다.


운은 사람을 통해 들어온다는 말이 있다.

내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을 만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 좋은 에너지, 그리고 또 다른 연결은 내가 모르고 지나쳤거나 혼자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책에서 본 다양한 형태의 연결 집단은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발견한 '창의적 공동체'의 모습과도 무척 닮아있다. 나의 부족함을 다른 사람의 능력과 도움으로 채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것이 연결이 가진 본질적인 힘이 아닐까?


사람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독한 착각이며 오만이라고 했다.

어려웠던 난관도 주위의 도움을 받아 스르르 풀리는 놀라운 경험을 해봤다면 인맥이 나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연결은 곧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내가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수록 나에게 찾아오는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사람들을 연결해라 - 브로커에서 슈퍼 커넥터까지


'브로커'란 섬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와 같다. 연결고리가 없는 전혀 다른 집단을 오가며 단절되어 있는 인간관계를 활발히 이어주는 이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나는 대학교 때 브로커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학부 생활을 하다가 전공을 결정하면서 친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학과가 갈렸는데, 친구들의 전공수업을 수시로 청강하며 (함께 놀기 위해) 활발히 오간 덕에 타과 선배들은 나를 직속 후배로 착각하고 챙겨주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학과생활뿐만 아니라 테니스 동아리도 열정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다른 단과대학의 친구들과 두루두루 어울릴 기회가 많았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오가며 다리 역할을 한 덕분에 과 내부에만 고립되어 있던 친구들도 다른 친구들과 연결해 주는 기회도 만들고 (미팅과 소개팅을 종종 주선했다) 국립대 교류전을 통해 타지에 있는 친구들과도 사귀며 즐거운 대학생활을 만끽했다.


지금은 혼자 고립된 섬처럼 일하다 보니 사람들과의 교류가 예전처럼 활발하진 않지만 학원 원장님들 모임, 씽큐베이션, 리드온, 테니스 동호회 등 다양한 클러스터에 연결되어 한층 든든하고 예전에 비해 나의 인적 네트워크가 질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스승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 그만큼 많이 배우고 많이 성장한다.

그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새로운 견해를 보고 배운 덕분에 나는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그의 엄청난 인맥이 놀랍다!

이제 나의 목표는 이제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슈퍼 커넥터'가 되는 것.


유튜버 '신사임당'님 같은 이상적인 슈퍼 커넥터가 되는 것을 그려본다. 다양한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쉽게 가질 수 없는 통찰력을 빌리는 것. 이런 연결을 내가 이뤄낼 수 있다면 나는 지금보다 얼마나 더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짜릿하다.



잠든 인맥을 깨울 때 주의할 점


내 삶이 지금보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금보다 풍요롭고, 흥미진진한 기회들로 반짝이길 바란다면 잠들어 있는 나의 인맥을 깨워야 한다.


다만, 우리에게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친구의 친구>에서는 이를 두고 우리가 호모 필리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말한다.

'호모필리(homophily)'란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고 유대관계를 맺게 되는 동류 현상을 말한다.

내가 현재 만나고 교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나와 비슷한 관심사와 정보나 성향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에게서 새로운 관점이나 기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연결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축복은 넓은 세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그러니 이왕 잠들어 있는 황금 인맥을 깨울 거라면 나와 한동안 교류하지 않았거나 나와 다른 분야에 접점이 있는 사람과 연락해 보는 게 어떨까? 그들이라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인맥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속해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누군가에게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지금, 나의 연락처를 살펴보면서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나의 황금 인맥을 깨워보는 건 어떨까?

기회를 일구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바로 시작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범한 사람이 부를 확장하는 두 가지 핵심기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