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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Jul 14. 2020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

나를 비추는 아이, 그를 통해 나를 보다.


#독서모임 #북만남가치가자 #온라인독서모임


 책 육아, 내가 아이에게 하는 육아법이다. 나는 책 속에 길이 있고, 모든 답은 책 속에 있다는 생각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육아 서적을 열심히 읽었고, 그렇게 읽었던 책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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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푸름이 교육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없다. 그냥 육아 서적을 읽다 보니 도서관에 꽂혀있던 책을 대출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칼 비테 책도 연결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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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아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문제는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였다. 어렸을 때는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면 되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하고, 자기의 의사를 들어내면서 나는 육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도망치는 것처럼 복직을 했다. 어린아이를 시어머님에게 맡기고 나는 돈을 벌러 갔다. 둘째가 태어나고 나는 더 일찍 복직을 했다. 우리 집의 아이들은 유달리 많이 울었다. 나는 아이가 울면 너무 힘들었다. 씻기기도 너무 힘들었고, 나는 일하기도 살림하기도 너무 힘든데, 아이까지 잘 키우려니 너무 힘들었다. 


우연히 김새해 유튜브에 최희수 푸름이 아버님을 처음 보게 되었다. 책으로만 접하던 작가를 그렇게 영상으로 보니 새로웠고, 책 육아를 통해 아이가 성장할 때 엄마 내면의 상처를 건들려서 힘들고, 그 빛을 꺼트리려고 한다는 말을 접하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영상에서 푸름이 아버님이 말씀하신 대로 베란다에 가서 세제 통을 참 많이 때렸다. 그리고 그 영상을 보면서 많이 울기도 했다. 내 내면의 성장을 위해 참 많은 책을 읽었지만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구나 느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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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당장 구매를 하였으나, 좀처럼 책을 펼칠 수가 없었다. 나의 내면 접하고 싶지 않았던 상처를 들추어 내기 싫어서, 아니 냄새나는 쓰레기를 고운 천으로 그냥 덮어두고 냄새가 올라올 때마다 향기를 뿌리고 있는 내가, 그 향수와 쓰레기 냄새가 뒤섞여 냄새가 추악하지만 차마 그 쓰레기를 내다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 쓰레기와 그 위를 덮었던 천이 너무 오래되어서 마치 나인 것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었으니깐



그러다 Book만남 가치가자 새로운 독서모임을 꾸리면서 용기를 내보았다. 혼자라면 아마 이 책은 그냥 나의 책장에 장식처럼 꽂혀있기만 할 것 같았다. 용기 내어 좋은 부모 되기라는 제목을 붙여서, 좋은 관계 맺기라는 주제를 붙여서 함께 읽을 사람을 모집하였다. 정말 감사히도 4분이 모였다. 나를 포함하여 5분, 그래 이제 이 책을 읽을 힘이 생겼구나.


책을 읽는 도중의 나의 무의식이 자꾸 나를 건들려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정말로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완독하지 못했으리라. 


책을 다 읽고 나는 두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 엄마가 사랑인 줄 알고 했던 엄마의 행동들이 사랑이 아니라 너희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다. 



공감받은 아이들은 잘 울지 않는다.
울어도 잠깐 울고,
울고 나면 감정의 찌꺼기가 남지 않기에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해맑게 웃으며 뛰논다.
그런데 
엄마의  내면에 슬픔이 있다면,
아이는 엄마의 슬픔이 다 해결될 때까지 운다.

푸름아빠 거울육아 P 21



나는 아이들이 징징거리면 너무 힘들었다. 징징거리는 아이가 울어버리면 정말 너무 힘들었다. 제3자는 아이가 우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나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특히 첫째가 5살 때 그리고 둘째가 5살 때 지독히도 힘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내가 5살 때 내 남동생이 태어났었다. 우리 친정엄마는 언니와 나 이렇게 연년생으로 낳았다. 내심 내가 아들이기를 바랐단다. 나의 태몽이 호랑이라 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러나 나는 딸이었다. 


나는 굉장히 활동적이다. 어렸을 때는 선머슴 아이처럼 남자아이들과도 잘 놀았고, 대학교에서 과대를 했었다. 앞으로 나서기를 좋아하고, 자기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기도 했다. 너무 강한 성격에 젊은 시절에는 나와 부딪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 속에 상처받는 내면의 아이가 5살에 머물러 있구나. 남자아이를 낳기를 원했는데 딸을 낳았던 엄마, 그 하소연처럼 나에게 직접 말씀하셨던 엄마, 너무 상처가 되어 내 마음속에 상처로 남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살에 아빠와 결혼을 해서 언니와 나를 연속해서 낳은 엄마,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젊었다. 그런 엄마가 나에게 한평생 상처가 되라고 그런 말을 하셨겠느냐, 아무것도 몰라서 그러셨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놓아버림, 수용된 것 같다.




성장이란 관점이 바뀌는 것이다.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이다.



요즘 둘째가 잘 울지 않는다. 엄마 마음속의 슬픔이 모두 다 해결되어서 일까? 엄마가 진정으로 용서를 빌어서 일까? 아직도 나는 밤마다 꿈을 많이 꾼다. 여전히 내 내면에는 많은 문제들이 내재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 같다. 


만약에 그런 일은 없겠지만 내가 아이 한 명만 낳고, 더 낳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나의 내면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다. 유달리 많이 울었던 둘째 덕에, 그 거울 덕의 나의 내면을 비추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안의 슬픔을 모두 받아준 나의 보물들 참 고맙다. 또 실수하고, 또 상처 줘서 두 보물들에게 용서하는 일이 반복되겠지만 책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음에 최희수 아버님께 감사하고, 그리고 함께 이 책을 읽고 있는 북만남가치가자 6기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혼자였으면 읽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였기에 힘들었지만 한 장 한 장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고, 나의 내면에 냄새나는 쓰레기 같았던 감정들,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쓰레기를 잘 비웠으니 그곳을 잘 닦고 다시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Image by Bobby Louvre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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