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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Oct 09. 2020

인간관계의 첫걸음은 용기이다.

독서모임을 꾸리세요!!


Book만남 가치가자 12기 두 번째 선정도서입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7205274


제목이 너무 와 닿았다.

책을 펼친 첫 장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내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지켜야 할 관계는 없다.

제목과 책의 첫 장이 너무 강력했던 것일까, 책을 덮으며 약간의 실망감을 감출 수 없지만, 서평을 쓰면서 다시 책을 살펴보고 글을 쓰는 지금의 마음은 작가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은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내라고 이야기하지만,

뒷장으로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그냥 그 관계를 잘 유지하는 법,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상처 받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비폭력 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든지, 기분을 다스리는 50가지 방법이라든지,

감정 노동하는 이들을 위한 심리적 방어막, 행복한 패배자가 되는 법, 자신의 비언어적인 대화에 대해서 살펴보라는 것이나, 자신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라는 이야기는 네가 모르는 너에 대해서 잘 알아보고, 관계를 잘해보아라 같은 느낌의 말로 들렸다.


그래,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과의 관계를 모두 끊어버린다면 어쩌면 정말 아무와도 연결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릴 수 있으니깐? 고립될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나는 둘째를 낳고, 모든 관계를 일시적으로 끊었던 적이 있었다. 체력적으로 너무 약한 내가, 아직 갓난쟁이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친구들을 제대로 만날 수도 없으니 예전에 술을 마시며,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서 만났던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소홀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건은 정말 친하다고 생각했던 고등학교 친구의 스몰 웨딩에 초대받지 못했던 사건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한국에 살고 있지 않고, 외국에 살고 있던 친구였기에 일 년에 한두 번 한국에 들어오면 연중행사처럼 그 친구를 만났었다. 평소에는 연락을 잘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난 친하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그렇게 살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가 SNS를 통해 그 친구가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충격은 무엇이라 말할 수 없었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니 마음 한켠이 아프다. 그 사건을 계기로 난 SNS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나는 초대받지 못했지만 그 결혼식에 초대받았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연락을 잘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핸드폰에서 지웠다.


나를 돌볼 시간도, 내 아이를 제대로 돌볼 시간도 없었으니깐


책 116쪽에 나오는 인간관계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던 시기이다.


나는 그때 나의 가족에게 머물러있었으니 7층에 머물렀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면서 나는 이제는 인간관계를 7층에서 점점 내려오려고 한다.


6층으로 내려오려고 하니, 나에게 절친은 누구일까 생각해 보게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교 시절, 사회 초년생 일 때 만났던 사람들과

직장동료들까지 모두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7층, 6층, 5층...


저자는 매직 넘버 5! 지음(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5명을 만들어 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지음을 얻기까지는 장을 담그고 익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올여름 뒷마당 살구나무에서 살구를 따다 살구청을 담갔다.  두 달쯤 지났을까? 잘 담겨 있나 봤더니

살구청을 담근 통 안에 곰팡이가 보인다. 어쩔 수 없다. 모두 버렸다. 살구를 씻고, 설탕과 버물고,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한참 생각을 했다.


친구를 만드는 일은 많은 정성과 노력, 실천이 필요하다.

어쩌면 나는 육아로 힘드니깐, 친구는 그 자리에서 그냥 가만히 있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친구관계는 방의 관계인 것인데, 잘 보살피고 노력했어야 했는데, 당연히 나의 상황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만 여겼던 것이 문제였을까?


인간관계의 첫걸음은 용기이다.


내가 처음으로 용기 내어, 대구 빡독 사람들에게 온라인 독서모임을 하자고 제안을 한 것, 그리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온라인 모임을 하고 있는 가치가자 멤버들이 참 감사하다.


이제 이 멤버들이 나의 지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인원이 매직넘버 5는 넘는 것 같다 ^^


멤버들에게 내가 미션을 던져주었다. 다음 13기부터는 독서모임의 책을 선정해서 공통으로 읽지 말고, 각자가 독서모임을 꾸려 리더가 되어보라는 미션을 던져주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션을 던진 것이다.

독서모임이 꾸려지지 않아도 괜찮다. 책을 같이 읽어보자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해보는 시도는 남지 않았는가!


이번 12기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삶에서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을 싹둑!! 잘라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그런 책이 아니었다.  나는 정말 강력하게 인간관계에 안에서 반품, 단절, 친구 사이에 시원하게 절교를 외칠 수 있는 그런 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장을 담그듯이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나의 비언어적 태도, 나의 습관적 언어 습관, 나의 얼굴 표정까지 신경 쓰고 변화하도록 노력하라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그런 관계 안에서 나의 멘탈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사회는 홀로 살아갈 수 없기에, 모든 관계를 끊고 나 홀로 살아갈 수 없기에


힘든 사회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연민을 느끼면서, 나의 감정을 잘 표현하면서, 스스로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독서모임!! 내가 용기 내어 만들었기에 만날 수 있었던 가치가자 멤버들, 그대들도 용기를 내어 독서모임을 꾸려보기를, 그런 용기를 내어보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관계도 반품이 됩니다> 이 책은 자신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에, 그 소중한 나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사람이라면 관계를 끊고, 소중한 내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소중한 나를 진정으로 잘 알아가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저자는 독서모임의 중요성도 참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독서모임을 이끌면서 성장해왔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나와 함께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 가치가자 멤버들도 독서모임을 꾸리는 리더의 역할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나의 지음들도 성장하기를 소망하며 글을 마친다. 생각해보니 내가 다시 SNS을 시작한 것도 독서모임을 열심히 하면서부터 였으니,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인간관계로 치유되는 것이 맞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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