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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함에 대하여

왕따임을 기뻐하라

by 박혜민

나는 개인적으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좋아한다. 내가 그를 좋아라 하는 이유는 가장 평범한 사람들을 위하여,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소크라테스나 너무 이상적인 플라톤과는 다르게 행복을 삶의 목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중용의 삶을 이야기하며 습관을 이야기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좋다. 평범한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니깐, 그가 이야기한 것들은 정말 평범한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는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덕(arete)은 탁월함을 말한다. 무엇이 탁월함을 말하는 것일까 바이올린 연주자의 탁월한 연주 실력, 운동선수의 탁월한 운동 능력,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과 같은 그런 것에 탁월함이란 이름을 붙인다.


여유로운 날 집 앞 도서관가 가서 꽂혀있던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탁월해졌을까' 지극히 평범한 내가 탁월해지고 싶었던 무의식 때문이었을까? 책의 첫 장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탁월함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다. _아리스토텔레스


자기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태어나고, 유치원에 가고,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고, 직장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다시 아이를 낳고,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어떤 것이 자기답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자기다운 탁월한 개인은 만들어진 미래를 수용하기보다 스스로 미래를 개척한다. 그래서 자기다움은 창조력이라는 탁월함과 동의어가 된다.


세상의 모든 것과 다른 자기만의 자기다움을 창조해 내는 것이 탁월함인 것 같다. 내가 나 일 수 있는 것, 세상과 다른 나 일 수 있는 것이 탁월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생에서 자신이 추구할 arete(덕), 탁월함으로 창조성을 둔다면 그 인생의 여정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창조는 일종의 습관으로, 창조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세밀한 힌트를 알아차리며, 새로운 것에 귀를 기울여 도전해보고, 기존의 틀을 깨보기도 하는 가끔의 일탈이라고 이야기한다.


글을 읽고 있는 그대는 왕따를 경험해 보았는가? 저자는 왕따를 경험해 보았다면, 괴짜라는 소리를 들었다면 기뻐라 하고 한다. 타인과 다름이 있다는 것이기 감사하라고 실소가 터져 나오며 우리나라처럼 대중에 묻히기를, 평범함에 묻히기를, 평균에 속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다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유아 검진에서도 의미 없는 키, 몸무게 몇 %에 속하는가에 연연하고 우리가 어떻게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무한 경쟁 시대라는 무서운 말을 들으면서 무한 경쟁 밖으로 나가는 해탈의 길을 찾아내는 눈, 그 눈을 갖추면 그는 정말 탁월한 사람이다.

무한 경쟁 시대에서 무한 경쟁 밖으로 나가는 해탈을 길을 찾아내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을 사회는 왕따라고 부르지 않을까? 자신과 다르다고 대중에 속해 있지 않다고 왕따라고 이름표를 붙이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과 다름을 드러낼 수 있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탁월함이라고 마무리하고 싶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의 행복이라는 삶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하여, 습관화를 강조하였듯이,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 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타인과 다른 자신을 알아갈 때 우리는 탁월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했던 '너 자신을 알라'가 아닐까?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다움을 찾을 수 있는 차별화, 그것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지속성, 끈기와 인내, 자신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끌고 나갈 수 있는 무덤함의 결과가 탁월함으로 드러날 것이다. 평범한 우리가 각자의 자기다움으로 탁월하게 꽃 피우는 날을 희망한다. 왕따가 더 이상 왕따라 불리지 않고, 자기다움을 가장 잘 드러낸 사람임을 받아 줄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 모두는 기꺼이 자신만의 색깔을 자신 있게 드러낼 것이라 생각한다. 왕따가 왕따임을 기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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