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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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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tumn Oct 30. 2020

어떤 하루


아침부터 헝클어진 머리에 눈꼽도 떼지 않고 옹알옹알 잠 기운이 물러갈 때까지 뒹굴대다가 불현듯 옆에 두고  아이패드를 들어 정기 결제한 e북을 읽고, 글도  끄적여보고. 낮에는 도서관에서 길을 잃고     잔뜩 꺼내 앉은자리 옆에 쌓아놓고  단락 읽다가 제쳐두고  단락도  읽어보고 그러다 스르르 잠들어 꾸벅꾸벅 졸다 누군가의 핸드폰 진동소리에 깨어 쌓아 놓은 책중 가장 맘에 드는 한 권을 골라 읽지. 창밖에 어둠이 찬물에  떨어진 짙은 파랑 물감처럼 스물대며 내려오면 도서관 마감 방송이 들려와. 다시 집에 돌아와서 과자를 둥근 볼에 종류별로 털털 쏟아 넣어 침대 맡에 올라가 침대 옆 작은 의자에 켜켜이 쌓아놓았던 책을 눈알 굴려 탐색한  과자를 한입 입에 와그작 물고 집히는  한 권 올려 들어 여운을 즐기고 싶은 단락이 나올 때까지 읽고 하루를 마감하는 일기를 탁탁거리다 잠들지. 나의 어떤 하루가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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