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만난 스페셜티 커피 -1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스

by autumn


wp_9368055571512017596283.jpg?type=w966 뉴욕의 스텀프타운 커피


미 서부 시애틀에서 스타벅스 1호점 방문이 커피투어의 목적이었다면 동부 뉴욕에서는 스텀프타운 커피와 블루바틀을 방문하는것이 목적이었다. 사실 여행 경로가 이러게 짜여진것 자체도 스텀프타운과 블루바틀, 인텔리젠시아, 카운터컬쳐 등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을 최대한 한 도시 안에서 방문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그나마 뉴욕에 블루바틀과 스텀프타운이 함께 있어서 고심을 한 끝에 뉴욕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여행중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캐나다 토론토였는데 ( 추억을 곱씹기위해, 그리고 홈스테이 아주머니 가족과 두달여간 자취를 했었던 레슬리 아주머니의 집을 다시 찾기 위해서도.) 토론토와 뉴욕의 거리가 가깝기도했고 말이다.

영국의 몬머스에서 이미 원두 표면에 기름이 좔좔 흐를정도로 강배전 된 커피가 아닌 원두 본연의 향을 최대한 살린 중배전의 최상급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소를 경험 한 뒤라서 스텀프타운과 블루바틀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로 상승되어있었다. 이곳, 스페셜티 커피(스페셜티 커피라는 단어 자체를 인텔리젠시아, 스텀프타운, 카운터 컬쳐 등의 창업주들이 모여 재정의했다는.. - '신의커피/마이클와이즈먼'참조)라 칭하는 원두를 판매하는 스텀프 타운과 블루바틀의 커피는 어떻게 다를지, 어떤 감동을 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에서 두블럭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에이스 호텔 1층의 스텀프타운 커피를 먼저 찾았다. 스텀프타운도 역시 유명세 답게 아침 일찍 이었는데도 줄이 길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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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 했던 날에는 에스프레소 샷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보다는 비교적 원두를 굵게 갈아 드립으로 내린 'coffee'로 표시되어있는 메뉴를 주문해 보았다. 드립과 에스프레소의 차이를 맛보기 위해서.

역시나 원두에 신경을 쓰는 로스터리답게 아메리카노도 드립커피도 향과 맛이 강렬했다. 여담이지만 유럽에서는 '아메리카노'라고 칭하는 커피를 팔지 않는 곳이 많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부드럽게 마시기 위해 미국 사람들이 에스프레소 샷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면서부터 생긴 명칭이라 이름 그대로 미국사람들의 커피인 '아메리카노'가 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유럽사람들은 아메리카노라는 음료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하는지도, 그리고 판매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와 비슷하게 캐나다에 가면 캐나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스타일의 커피(아메리카노에 약간의 우유와 꿀을 섞어서 만든)를 '캐내디아노'라고 칭해서 판매하는 커피숍도 더러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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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방문에는 좀 더 특별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카페모카를 주문했는데, 흔히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한다고 말하는 로스터리 카페를 가면 바닐라 라떼라던지, 자바프라프치노라던지 하는, 시럽이나 파우더 등의 원두맛을 가릴 수 있는 향신료가 들어간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카페모카'메뉴는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 샵들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프렌차이즈들이 판매하는 것 처럼 파우더나 시럽은 사용하지 않는다.

제대로된 다크초콜릿 커버춰만을 사용하여 카페모카를 만드는데 그렇기때문에 시럽이나 파우더를 사용해서 만든 야매 카페모카같이 달거나 가벼운 맛이 나지 않는다. (나도 이태원에서 커피숍을 운영할때에 다크초콜렛 커버춰를 사용해서 카페모카를 만들었기때문에 커피가 달지 않았는데, 손님들도 오히려 그런 카페모카의 깊은맛을 더 즐기는 듯했다.) 다크초콜릿의 쌉쌀함과 에스프레소의 고소함, 향긋함, 우유의 부드러움이 합쳐져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하모니를 만들어낸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초콜릿과 커피를 모두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음료를 찾을 수 없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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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를 주문하고 서서 바(Bar)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곳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들에는 스타벅스나 에스프레소 음료 프랜차이즈들과는 또다른 볼거리가 있다. 바로 라떼 아트를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의 최상급 품질을 자신들이 피력하는 만큼 바리스타들의 기술에서도 그 차별성을 두기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는데 그곳에서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들은 모두 커피에 대한 지식이 어느정도 갖춰져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긴 시간 교육을 통해서 자격을 갖춘 뒤에 음료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 할 수 있게 되는 듯했다. 그래서 그렇게 손님이 많고 주문이 밀려있는데도, 손님들이 주문한 라떼류나 카푸치노들은 모두 라떼 아트를 만들어서 제공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단연코 어려운 제품이 바로 카페모카가 아닌가 한다.

주문이 밀려있어서 금방 금방 음료를 만들어 나가야 했는데 시럽이나 파우더를 사용한 카페모카가 아니었기에 덩어리 고체 초콜릿(뉴욕의 스텀프 타운에서는 뉴욕의 또하나의 명소 MASTBROTHERS의 초콜릿을 사용했다.)을 녹여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까지 따라온데다가 라떼 아트후에는 생크림까지 음료가 넘치지않게, 아트로 만든 로제타가 망가지지 않게 얹어야 했기에 바리스타에게는 모카라는 메뉴는 궁극의 까다로운 메뉴가 아닐 수 없었다. 어찌나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야 했던지, 내 음료를 만들어주던 여자 바리스타분의 덜덜 떨리는 그 손길과 미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모카를 주문한 내 자신이 너무도 미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스텀프타운의 모든 스탭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도 친절했고, 바쁜 와중에 손이 많이가는 음료를 주문한 나를 향해 그 어떤 비난의 눈길도 보내지 않았다.


카페모카의 맛 또한 깊고 부드러워서 그 탁월함에 숨이 멎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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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텀프타운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후에 방문한 블루바틀에 비해서 직원들이 아주 친절 했다는 점인데 커피에 대한,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무례함을 구분할 줄 모르는 사람들과 달리 스텀프타운의 스탭들은 그런 부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물론 블루바틀이라는 기업 전체를 한 지점을 보고서만 판단하면 안되는 것이겠지만.

기대감만큼이나, 아니 기대했던 것 보다 가격적인면, 직원들의 태도, 원두의 맛, 바리스타의 쇼맨쉽 등에서 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던 스텀프타운으로의 방문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할수 있겠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압구정동에 에피데믹 팬케익이라는 곳에서 스텀프타운의 원두를 맛 볼 수 있게되었는데 그래도 원두 자체보다는 스텀프타운의 그 현장감과 문화, 분위기를 느끼고 싶음에 다시 한번 비행기를 타고 본점이 있는 포틀랜드나 뉴욕으로 꼭 다시 날아가리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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