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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맨날 외모만 보니?

소개팅에서 외모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by 해태쀼

한창 소개팅 많이 하던 시기, 소개팅을 하고 나면 부모님은 항상 물어보셨다.


어땠어?


궁금하시겠지. 얼마나 궁금하시겠는가? 30여 년 간 모태솔로로 살다가 이제야 짝 만나보겠다고 이리저리 소개팅하고 다니는 아들이 어떤 사람과 소개팅을 했는지.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보고해드리고 나면 두 번째로 말씀하신다.


사진 좀 보자


그리고는 연달아 물으신다.


그래서, 다음에 또 언제 만나기로 했어?


경험상 이 질문에 "언제 언제 만나기로 했어요 / 다음 약속 잡아야 해요." 하면 부모님은 무난하게 넘어가신다. 그런데 만약 "잘 모르겠어요 / 아니요. 다른 사람 알아보려고요."와 같이 애매하거나 부정적인 대답을 하면 왜 그러냐고 물으신다. 상대방의 성격적인 부분이나 대화에 있어서 안 맞았다고 하면 부모님은 그냥 넘어가신다. 그런데 만약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라고 외모적인 부분으로 말씀드리면 한 소리 듣고 만다.


넌 맨날 외모만 보니?



전 맨날 외모도 봅니다


주야장천 소개팅만 하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아들에 대해 부모님은 속상하다. 그리고 한두 번이라도 더 만나보지 않고, 한 번 만나고 안 만나겠다니. 그것도 외모 때문에 그렇다고 하니 저 말씀을 하실 수밖에.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전 맨날 외모도 봅니다


부모님의 잔소리 속에 있는 뜻은, 아마도 소개팅을 하면서 더 만날지 말지를 외모로 결정하지 말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한 번 한 번 만나는 소개팅은 짝이 될 수도 있는 만남일 텐데, 너무 경솔하게 만남의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반면, 나는 저 말을 통해서 내가 외모만 보는 게 아님을 어필했다. 즉, 처음 만난 후에 다음에 또 만날 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었다. 부모님 기대에 비해 내가 왜 이렇게 짝을 찾는 게 더딘가에 대한 답이다.



내면을 더 중요하게 본다면

외모는 더 우선적으로 본다


사람은 내면이 중요하다


살아오면서 이 말은 참 많이 들었다. 맞는 말이다. 이 말의 진실성은 소개팅 전후로 다르게 느껴졌다. 70명가량의 소개팅 상대 중 누구에게나 인기 있을 만한 외모를 가진 이성도 더러 있었으나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생각이 들지 않았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외적으로 매력적인 이성이었으나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거나, 성격, 말투, 가치관 등이 나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방 쪽에서도 연락이 오지는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나 먼저 그들에게 더 연락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말은 몸소 겪어야 하는가 보다. 소개팅 전에는 저 말이 나와는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진지하게 내 짝을 찾는 과정 속에서 여러 이성을 만나보니 위 말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내면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외모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외적으로 끌림이나 호감이 없다면 애초에 소개팅 시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짝을 찾겠다는 사람이 외모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동물들도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구애를 한다.


짝을 찾는 과정이 취업하는 과정에 비유되기도 한다. 상대의 진심을 알아보는 것을 최종 면접이라고 한다면, 외모를 보는 것은 서류심사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외모에서 상대방에게 합격을 해야 그 사람의 내면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삼십대면 자기 외모에 책임을 지라



외모. 외적인 모습. 얼굴, 키, 인상, 피부, 체형, 체격, 자세, 청결상태, 헤어스타일, 패션스타일 등이 해당한다. 첫인상은 외모를 통해 3초 만에 결정된다지만, 외모로 단순히 외적인 호감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삶의 태도가 얼굴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여기서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결과적으로 어떻게든 드러나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첫 연애를 준비하며 마흔을 향해 달려가는 30대 모태솔로는 외모적인 부분에서 어떤 것 준비해야 할까? 여기서 외모는 예쁘고 잘생긴 얼굴 생김새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소개팅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면으로 외모를 가꿀 필요가 있다. 키나 얼굴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충분한 노력과 의지로 준비할 수 있다. 우리는 아래의 외모들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략적으로 유추하거나 스스로를 어필할 수 있다.


1) 인상

밝고 웃상인 인상은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밝고 긍정적인지 드러낸다. 밝은 인상은 인간대 인간으로 언제나 호감을 준다. 좋은 인상은 내적으로도 건강할 것 같은 에너지를 준다. "마흔 살이면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말은 마흔 살을 기준으로 삼았으니, 좋은 인상은 30대부터 준비해야 한다.


2) 청결 상태

청결 상태는 소개팅에 있어서 가장 기본으로 점검되어야 할 부분이다. 깔끔한 청결상태로 상대에게 칭찬을 듣기는 쉽지 않으나, 반대로 불결한 상태로 상대에게 비호감을 주기는 쉽다. 우리는 상대방의 불결한 외모를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나 생활 속 센스 측면에서 부정적인 상상을 하게 된다.


3) 체형, 체격 및 자세

체형, 체격 및 자세는 신체의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부가적으로 그 사람의 정신적인 면모도 일면 반영한다. "건강한 생각은 건강한 신체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신체적 건강이 정신적 건강의 밑거름이 된다. 반대로 정신적 건강함은 역시 건강한 신체를 위한 자기 계발 및 자기 관리로 이어진다. 체형 및 체격을 통해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지, 어떤 라이프스타일로 사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일상 속 자세 또한 그 사람이 평소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사는지 가늠하게 한다.


4) 헤어스타일, 패션스타일

헤어스타일과 패션스타일은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나 전문성, 사회성 등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람과 상황에 맞는 단정하고 말끔한 모습은 소개 첫 만남시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한 의상이나 아이템들은 소비습관 및 경제관념에 있어서 부정적으로 어필될 수 있다.


위의 것들은 어느 하나라도 관리에 소홀히 할 수 없다. 라이프스타일은 외모에 일부 반영된다. 외모를 보면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외모가 내면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외모를 통해 첫인상과 함께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를 추측하고 상상한다. 그 추측과 상상이 맞는지 틀린 지는 더 깊은 대화를 통해 알아가야 하겠지만, 마음을 열고 더 깊은 대화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외모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멋 부리는 수준의 외모관리를 넘어서야 한다. 외모를 구성하는 하나하나가 상대방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그 특성을 이해하고 외모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30대로서 자기 외모를 책임지라는 말은, 곧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평소 습관, 자기 계발, 시간관리, 태도, 가치관 등을 잘 관리하라는 의미다. 소개팅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외모를 통해 상대방이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상상하게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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