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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을 동시에 해보자

30대 모태솔로에게는 필수 권장

by 해태쀼

10대나 20대 때부터 연애를 해왔으면 몰라도, 30대가 돼서야 연애를 시작하려다 보면 주변에서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모습에 점점 조급하게 된다. 거기다 주변으로부터 들어오는 소개도 뜸해지다 보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내키지 않더라도 소개팅 어플이나 결혼 정보 회사에 프로필을 등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로 소개를 받다 보면 종종 소개팅이나 애프터 등의 만남을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동시 만남이란, 누군가와의 연애를 시작하기 이전에 여러 사람을 짧은 텀을 두고 비슷한 시기에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전에 한창 소개팅을 열심히 하던 시기에는 한 주에 각각 다른 세명을 만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동시에 소개팅을 하면 무엇이 안 좋을까



누군가는 이런 식의 소개팅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연애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소개팅 자체도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동시에 진행한다니. 모태솔로에게는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꼴이다. 소개팅 자체의 어려움을 떠나서, 동시 만남이 꺼려지는 이유가 어떠한 것이 있을까?


첫째. 마치 바람을 피우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연달아 소개팅을 할 때, 앞서 소개팅했던 사람에게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어설프게라도 바람을 피우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 자신이 누군가를 동시에 만나는 것을 소개팅하는 다른 상대가 알게 된다면 그가 실망하거나 마음이 상할 수도 있다. 아직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 할지라도, 진지하게 만나기 이전에 다른 사람을 또 알아보는 행위는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이 들게 하고 좋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둘째. 한 사람을 진지하게 알아보는데 방해가 된다. 여러 명과 동시에 만나는 만큼, 각자 만나는 사람에게 나의 관심을 들여야 한다.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나다 보면 헷갈리게 된다. 동시에 처음 만나는 경우면 몰라도, 동시 만남에 애프터가 포함돼 있으면 그때부터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온전히 눈앞의 상대에 대한 정보와 기억만 존재해야 한다. 만약 다른 사람의 정보나 기억으로 대화하다가 실수를 하게 되면 상대에게 실례를 범하게 되며, 그와 더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어려워지게 된다. 또한, 애프터 만남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누군가를 새로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새로운 만남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이 쏠리게 된다. 즉, 만남에 있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연속적인 가벼운 만남으로 인해 관계가 진전되는데 더디게 된다. 자칫 짝을 만나기 위한 대의를 상실하고 '더 나은 사람'만 찾게 된다.


셋째. 한꺼번에 여러 명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피곤하다. 여러 명과 동시에 만나는 만큼, 나의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가 한꺼번에 들어가야 한다. 30대 직장인의 경우라면 보통은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쉰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소개팅은 주말에 하는 경우가 많게 되는데, 그러면 주말에 잘 쉬지 못하게 된다. 육체적인 피곤함은 체력 고갈로 이어지고, 이는 특히 소개팅을 많이 해야 하는 30대 모태솔로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육체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또한 많은 에너지 소모가 일어난다. 누군가와 다음 만남까지 적당한 설렘을 유지하며 지루하지 않게, 그러나 과하지 않게 연락을 주고받는 일은 매우 어렵다. 나의 작은 표현 하나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러면 나는 이후 어떻게 또 대화를 이어나갈지 등, 알파고처럼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몇 수 앞을 내다봐야 하므로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하다.



동시에 소개팅을 하면 무엇이 좋을까



반대로 동시에 소개팅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첫째. 동시에 소개팅을 진행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소개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지 동시에 연애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진지하게 연애를 하는 사이도 아니므로 바람이라고 할 수도 없다. 바람피우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느낌일 뿐이지 실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동시에 소개팅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다시 말해, 나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동시에 소개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대방은 이미 그런 식으로 짝을 찾고 있을 수 있으며 나는 상대방의 동시 소개팅 상대 중 일부일 수 있다. 사람마다 생각과 가치관과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동시 소개팅에 대한 생각도 개방적인 사람이 있고 보수적인 사람이 있다. 또한 동시 소개팅이 필요한 사람(특히 30대 모태솔로)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동시에 소개팅을 한다고 그저 가볍다고만은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전략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진지한 마음으로 만남에 임하는가이다. 내가 진심으로 상대를 알아보고자 한다면 상대도 그 마음을 눈치챈다.


둘째. 지속적으로 동시에 하는 소개팅은 매우 감사한 상황이다. 만남의 기회를 만들고 싶어도 상황상 소개받을 곳이 없는 경우도 많다. 지인 소개가 아닌 어플이나 결정사의 소개라 할지라도, 소개가 끊임없이 들어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것이다. 지속적인 소개는 지속해서 짝을 만나기 위한 동기부여를 준다. 지속적인 소개가 있으면 적당한 긴장감과 불편한 마음이 나로 하여금 자기 계발을 하게 한다. 하나의 소개팅만 있어도 마음가짐과 행동이 달라지는, 동시에 하는 소개팅 오죽하랴.


셋째. 동시의 소개팅은 짝 찾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30대가 돼서도 연애경험이 없어서 그제야 짝을 찾으려고 한다면, 남들과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 남들은 자연스럽게 만날 때, 30대 모태솔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성하여 만남을 시도해야 한다. 동시의 소개팅은 지금껏 짝을 찾는데 시간투자를 덜한 사람들에게는 이제서라도 그 시간을 만회하는 기회가 된다. 동시에 세 명을 만나면 한 명 한 명을 순차적으로 만나는 것보다 시간 소요가 단순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대로 일반적인 소개팅보다 세 배는 빨리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시간과 기회는 또 다른 소개팅을 준비하는 기반이 된다. 또한 한 명씩 순차적으로 만날 때는 상대와 연애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 또 다른 사람을 새로 알아봐야 하지만 동시의 소개팅은 어찌 됐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사람이 더 있다.


넷째. 동시의 소개팅은 자신 및 타인을 보는 힘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단기간에 여러 사람을 만나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비교가 된다. 상대방의 외모, 성격, 가치관, 직업, 재산, 지역 등 한눈에 비교 가능하다. 비교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선택의 폭의 넓어진다는 뜻이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나에게 좀 더 잘 맞는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걸 비교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보는 눈도 생기고 무엇보다 자신을 알게 된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비슷한 물건을 양손에 올려보고 저울질하며 크기, 가격, 디자인, 메이커, 제조국, 재질, 성분, 성능 등을 꼼꼼히 비교한다. 심지어 같은 상품이라도 흠집이나 먼지가 덜 쌓인 것을 고르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물건도 이렇게 비교해 가며 꼼꼼히 고르는데 하물며 평생의 짝 찾는 일은 어떠하겠는가? 우리는 만날 사람을 물건 고르듯 고르지는 않지만 여러 측면에서 따져보는 부분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다. 우리는 동시의 소개팅을 통해 상대가 자신과 맞는지, 상대와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지 등을 판단한다. 그 과정에서 나를 알게 되고 상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동시에 일어날 때 '학습효과'가 크다.



소개팅을 동시에 진행할 때 유의해야 할 점



동시에 진행하는 소개팅에 대해 개인마다 의견차가 있고 선호도가 있겠지만, 전체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실보다 득이 크다. 단, '실'을 최소화하려면 몇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자신이 동시에 소개팅 중이라는 사실이 은연중에라도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하자. 만남의 상대가 동시의 소개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면 모르겠으나(그렇다 할지라도 굳이 동시 소개팅 중인 사실을 말할 필요가 없으며 이를 들었을 때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상대가 동시의 소개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 앞에서는 더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동시의 소개팅에 대해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초반부터 알 수는 없으니, 그냥 이 부분은 무조건 조심하는 편이 좋다. 이는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괜한 쓸데없는 얘기로 상대를 불쾌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둘째. 동시에 만나면서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여력이 되면 기록하자.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헷갈리기 마련이다. 이 사람과 했던 얘기를 저 사람한테 하고, 저 사람의 정보를 이 사람의 정보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상대에게 실례를 범하는 것이다. 이를 만회하고 관계를 발전하려면 더 큰 노력이 요구된다. 잘 헷갈리는 사람이라면 소개팅 후, 애프터, 삼프터 후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애의 시작은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에서부터다. 상대방의 관심사, 상대방의 생활 전반에 대한 기억 모두가 관심의 시작이고 배려의 시작이다. 이러한 기본기가 진정 내 짝을 만났을 때 빛을 발할 수 있다.


셋째. 동시에 소개팅을 하는 이유와 그 목적, 그 끝을 잊지 말자. 개인적으로 동시 소개팅의 궁극의 목적은 인생의 짝을 "빨리" 만나기 위함이었다. 자칫 큰 목적을 상실하고 소개팅 자체가 최종 목표가 되지 않도록 하자. 그 목적을 이루었으면 그 이후부터는 동시에 다른 누구를 만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동시의 소개팅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30대 모태솔로라면 동시에 하는 소개팅은 꼭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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