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배운 것 - 입사의 기술 (6)

생각보다 내 이력서를 보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by 안방

시리즈의 처음은 아래의 링크로.




Fact. 시간이 없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나를 잘 드러낼까. 를 고민하지만

담당 면접관(Hiring manager)은 어떻게 하면 적은 시간 동안 좋은 지원자를 골라낼지 고민한다.


필자가 누군가의 인터뷰를 보는 면접관이 되었을 때 접했던 첫 번째 어려움은

지원자들이 작성해 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검토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회의하고, 쌓여있는 할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저녁 늦게나 혹은 주말에나 조금씩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었다.


(내가 그러했듯)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들어간 정성을 알기에

최대한 꼼꼼히 보려고 하지만

수백 장을 보려고 하다 보면, 자연히 빠른 방법을 찾게 된다.


그리고 싫어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이 유형화된다.

(철저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오늘은 면접관의 입장에서 지원자들을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들을

이력서, 포트폴리오의 Not to do 위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Not to do - (1) 노션 링크를 쓰지 않는다.


노션은 좋은 도구이다.

문서의 위계를 데이터베이스 혹은 tree 형으로 잡아나가기 좋은 생산성 툴이다.

다른 툴들과의 호환성 또한 무척이나 좋다.


그런데, 나의 이력을 한눈에 정리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프로젝트를 해왔는지를

"링크 혹은 토글"을 클릭해서 보게 만든다.


다시 말해서, 나의 매력은 클릭해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


'그거 뭐 한번 클릭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싶을 수도 있는데

앱 서비스를 하다 보면 클릭의 전환율을 1% 높이려고 A/B test 한다.

클릭 하나로 인해서 bounce 될 확률(이탈될 확률)이 생길 거면 없애는 게 낫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pdf로 줘야 하고,

거기에 표현되지 않는 정보는 중요하지 않은 정보라고 간주된다.




Not to do - (2) 첫 페이지에 관련 없는 정보를 넣지 않는다.


첫 페이지의 역할은

시선을 사로잡고, 뒤의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다.


근데 정말 많이 봤다. 미모지 (memoji)와 AR 이모지.

거의 체감 상 받아본 인턴 포트폴리오의 1/3 정도는 표지에 이런 이모지가 들어있었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OOO 지원자입니다. 문장 한 줄 + 미모지 엄청 크게.

로 첫 페이지를 이미 써버린 포트폴리오.


PS18060501131.jpg 3d 이모지로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넣는 분들이 많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이모지 무척이나 크게 들어있으면 뽑고 싶은 느낌이 전혀 안 든다.


이는 나의 "업무적 매력"을 후순위로 미루는 행위이다.

위에서 노션이 링크를 클릭해야만 나의 매력을 볼 수 있다면,

이런 불필요한 정보는 나의 매력을 스크롤을 왕창 내려야 볼 수 있게 만든다.


앞에서 이 분과 함께 하고 싶다. 는 느낌을 주지 못하면 뒤로 가지도 않는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섬세하게 다듬으려고 했던 뒤쪽은 눈길 한번 받지 못할 수 있다.




Not to do - (3) 주절주절 다 넣지 않는다.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고,

나 이거 한 것 되게 많은데 안 넣자니 아깝고

혹시 도움이 되진 않을까? 싶은 이력이 있다면 과감하게 빼시라.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다.


핵심이 아닌 내용을 많이 넣을수록 나의 매력도 반감된다.

앞선 시리즈에서 내가 왜 필요한지 job description에 답변이 되는 정보를 넣어야 한다고 했는데


간혹 이런 정보들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옆 팀에서 지원자를 구하고 있었는데, 지원자의 경력이 도움이 되는 상황 같은.


근데 이런 건 내가 원래 지원하려고 했던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만들어지는 기회이다.

합격이 목적이라면, 굳이 넣을 이유가 없다.




나를 업무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일에 집중하자.

그 외에는 별로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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