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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Nov 25. 2024

빛이 남긴 자리


공허가 스민다
바람 같지만, 무거운
출처를 알 수 없는 속삭임
귓가에 맴돌며 묻는다
“너는 어디로 가니”


떨어진 낙엽 같아
흔적을 감춘 발걸음


밤이 깊어가면
석양의 잔빛은 길 위에 엉기고
가로등은 비틀린 그림자를 남긴다


빛이 희미해질수록
어둠은 나를 덮는다
멈춰선 채, 나는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그러나 어둠 속에도
희미한 빛은 살아 있다
그 빛은 내 안을 비추며
새 길을 열 듯 깜빡인다


찬 공기 속에서도
나는 다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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